이 황

秋日。南樓晩霽[추일 남루만재]

돌지둥[宋錫周] 2015. 10. 26. 15:47

 

   秋日 南樓晩霽[추일 남루만제] 李滉[이황]

   가을 날 남쪽 누각에 늦게야 비가 개이다.

 

蕭蕭晩雨霽[소소만우제] : 쓸쓸히 떨어지다 해질녁 비가 그치니

決決小溪響[결혈소계향] : 빠르게 흐르며 작은 산골짜기 울리네.

湖雲薄未歸[호운박미귀] : 호수의 구름 야박하게 돌아가지 않아도

天日淡猶朗[천일담유랑] : 하늘의 해는 오히려 담백하게 환하구나.

 

小樓地勢高[소루지세고] : 작은 다락의 땅의 형세는 높아서

孤座几席爽[고좌궤석상] : 떨어진 자리의 안석과 돗자리 상쾌하네.

騷情喜曠蕩[소정희광탕] : 시부의 멋을 즐기며 헛되이 방종하고

病眼怯莽蒼[병안겁망창] : 병든 눈은 푸른 시골의 경치가 두렵구나. 

 

落葉滿林蹊[낙엽만림혜] : 떨어진 잎이 숲의 좁은길에 가득하고

涼風撼書幌[량풍감서황] : 서늘한 바람에 휘장의 글씨가 흔들리네.

萬物各歸根[만물각귀근] : 세상 모든것 각각 근본으로 돌아가니

龍蛇思蟄養[용사사칩양] : 용과 뱀도 겨울잠을 즐기려 생각하네.

 

邃古民大朴[수고민대박] : 아득한 옛날의 나는 지나치게 소박했는데

末路世密網[말로세밀망] : 막바지 한평생은 그물처럼 빽빽하구나.

幽鳥亦何意[유조역하의] : 먼 곳의 새들은 모두 무슨 뜻으로

啄還飛上[하탁환비상] : 아래를 두드리고 또 다시 위로 오르는가 ?

 

 

退溪先生文集卷之一[퇴계선생문집 1권] 詩[시] 1843년 간행본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