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煩簡俱迂[번간구우]

돌지둥[宋錫周] 2025. 1. 23. 12:22

煩簡俱迂[번간구우]

번거로움과 간략함이 모두 멀었다.

㵢溪­°兪好仁[뇌계 유호인]

天性淳謹[천성순근]

能文章故[능문장고]

成廟最愛之[성묘최애지]

兪以校理[유이교리]

乞郡出宰山陰縣[걸군출재산음현]

疎於吏治[어소이치]

尋常文簿[심상문부]

不能裁斷[불능재단].

 

뇌계 유호인은

천성이 순박하고 조심스러우며

문장에 능한 까닭으로

성종이 그를 가장 사랑하였는데

유가 교리로 있었으나

걸군하여 산음현을

다스리려 나갔는데

관리로서의 행정에 어두워서

항상 문서만 찾으면서

결재를 하지 못하였다.

 

㵢溪[뇌계] : 兪好仁[유호인,

 1445-1494]의 호,

 金宗直[김종직]의 문인으로

 성종 5년 급제 공조판서를 거쳐

 합천 군수로 나갔다가 병사했다.

乞郡[걸군] : 문과 급제자로서

 어버이는 늙고

 집안이 가난한 신하가

 수령 자리를 주청하던 것.

 

 

有一氓失鼎故[유일맹실정고]

願得立旨[원득입지]

兪終日不題[유종일부제]

氓久待乃訴曰[맹구대내소왈];

"題給非敢望[제급비감망]

惟願還推本狀[유원환추본장]." 

兪乃苦思良久[유내고사양구]

 

어떤 백성이 솥을 잃은 까닭에

입지를 얻기를 원했으나

유가 온 종일 제사를 쓰지 못하니

백성이 오랫동안 기다리다가

이에 하소연하여 말하기를

제사를 내려주는 것은

감히 바랄 수 없고

다만 본장이라도

돌려주기 바랍니다."하니, 

유가 괴로운 생각 끝에 좀 있다가

 

立旨[입지] : 청원서 끝에

 부기하는 관부의 증명.

題[] : 題辭[제사], 원서에 쓰는

 관청의 판결이나 지령.

本狀[본장] : 원서 그 자체.

 

 

題曰[제왈]: "夫鼎也者[부정야자]

不可一日無者也[불가일일무자야].

於饘於粥[어전어죽]

賴而爲生[뢰이위생]

盜哉盜哉[도재도재]

盍還其主[합환기주]."

或謂兪曰[혹위유왈]:

"凡諸吏文[범제리문]

不須[불수]煩支[번지]

當要簡略[당요간략]."

 

제사에 말하기를

"무릇 솥이라는 것은

하루라도 없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범벅밥이나 죽이

모두 솥에 힘입어 생겨나니

도둑이여 도둑이여

어찌 그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느냐."한즉

어떤 사람이 유에게 말하기를

"무릇 모든 공문은

모름지기 번거롭고

복잡해서는 아니 되며

마땅히 간략함이 요구됩니다."

하니,

 

 

兪曰[유왈]: "諾[낙]." 

其後[기후]

又一氓有呈狀相訴者

[우일맹유정상산소자]

兪欲其止之而[유욕기지지이]

題給一毋字[제급일무자]

吏捉其人之母[이착기인지모]

以告[이고]兪曰[유왈]:

"毋卽禁止之辭也[무즉금지지사].

爾何不識字義[이가불식자의]

捉其母來耶[착기모래야]?"

 

유가 말하기를

"그렇게 하겠다."하더니

그 후에

또 한 백성이 소장을 바쳐

서로 송사하는 자가 있으니

유가 그것을 중지시키고자

제사에 毋[말 무] 한 글자를

써서 주었더니

아전이 그 사람의

어머니를 잡아다 놓고

유에게 고하니

유가 아전에게 말하기를

"毋[무]는 금지하라는 말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

글자의 뜻을 알지 못하고

그 어머니를 잡아 왔느냐?"하더라.

 

題[]; 題辭[제사], 원서에 쓰는

 관청의 판결이나 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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