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시열

次疇孫開字韻[차주손개자운]

돌지둥[宋錫周] 2024. 3. 12. 12:36

次疇孫開字韻[차주손개자운]   宋時烈[송시열]

손자 주석의 '개'자 운을 차하다. 

 

世道今如許[세도금여허] : 세상 도리가 지금 이와 같은지라
金緘不欲開[금함불욕개] : 쇠로 봉한 입을 열지 않으려 하네.
墻茨言辱也[장자언욕야] : 담장의 가시나무 말하기 더러우니
社訟聽忍哉[사송청인재] : 사직의 송사를 참고서 들어야하나.  
却喜塵寰隔[각희진환격] : 도리어 티끌 세상 가리어 기쁘고  
都無惡口來[도무악구래] : 나라에 험악한 말 부르지 않는구나.
忘機海上鳥[망기해상조] : 기심을 잊은 바다 위의 물새만이
時逐暮潮廻[시축모조회] : 때로 저물녘 조수 따라 돌아오네.

周禮[주례]凡男女之陰訟[범남녀지음송]

聽于勝國之社[청우승국지사]

주례에 무릇 남녀 간의 음탕한 일로 인해 일어난 송사는

勝國[승국]의 社稷[사직]에서 다스린다." 하였다.

 

世道[세도] : 세상을 올바르게 다스리는 도리.

金緘[금함] : 金緘口[금함구], 금인의 봉해진 입, 말을 하지 아니함.

   孔子家語[공자가어] 觀周[관주]에 "공자가 일찍이 주나라에 관광을 갔다가

   태조 후직의 사당에 들어가서 묘당의 오른쪽 뜰 앞에 서 있는 금인을 보았는데,

   그 입이 세 겹으로 봉해져 있었고, 그의 등에는

   ‘옛날에 말을 삼가던 사람이다.’라고 새겨져 있었다."라고 한 데서 온 말.

墻茨[장자] : 詩經[시경] 鄘風[용풍]의 장자,

   "담장에 가시나무는 쓸어 낼 수가 없구나.

   閨中[규중]의 추한 말들은 입에 올릴 수도 없구나."라고 한 데서 온 말.

   이 시는 衛[위]나라 宣公[선공]이 죽자 庶兄[서형]인 公子[공자] 頑[완]이

   선공의 부인이자 弟嫂[제수]인 宣姜[선강]과 간통한 일을 풍자한 시이다.

   《송자대전수차》 권1에서는 尹鑴[윤휴]의 일을 비유한 말로 추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당시 저 윤휴의 무리가 몰래 논의할 때면

   밤에 반드시 吳挺昌[오정창] 첩의 집에 모일 것을 약속하였다.

   그곳은 福昌君[복창군] 李楨[이정]과 福善君[복선군] 李枏[이남]의 집에서 가까워

   모이면 반드시 성대하게 차린 음식을 보내왔고,

   여러 오씨들은 일체의 사람들을 물리치고 오정창의 첩 혼자만 술시중을 들게 하였다.

   밤마다 늘 이러하다가 윤휴가 몰래 그녀와 간통하게 되었는데,

   오정창의 妾子[첩자]가 許積[허적]에게 이 일을 泣訴[읍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마도 그 일을 가리킨 듯하다."

社訟[사송] : 사직의 송사, 남녀의 음탕한 일로 인해 일어난 송사.

   周禮[주례] 地官[지관] 媒氏[매씨]에

   "무릇 남녀 간의 음탕한 일로 인해 일어난 송사는

   勝國[승국]의 사직에서 다스린다."라고 한 데서 온 말.

   승국은 전대의 왕조를 가리키는데, 전대 왕조의 사직은

   지붕과 아래를 막아 통하지 않게 하였는데,

   막힌 곳에서 남녀의 음탕한 송사를 다스리게 되면

   더러운 일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되므로 거기서 다스렸다고 한다.

惡口[악구] : 남의 흠을 들추어 헐뜯거나 험상궂은 욕을 함.

 

宋子大全卷二[송자대전2권] 詩[시]五言律[오언률] (1607-1689)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