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황

晩步[만보]

돌지둥[宋錫周] 2015. 3. 20. 11:49

 

         晩步[만보]       李滉[이황] 해질녘에 걸어보다. 

  明陽正賢孫嘗有此詩。偶讀而愛之。用其韻[명양정현손상유차시 / 우독이애지 / 용기운]

명양정 현손이 이전에 이시를 가지고 있었는데 우연히 읽다가 사랑하게되어 그 운을 차용하다.

 

苦忘亂抽書[고망난추서] : 건망증이 심하여 책들을 함부로 빼놓고

散漫還復整[산만환복정] : 어수선하고 어지러워 다시 되돌려 정리하네.

曜靈忽西頹[요령홀서퇴] : 하늘의 햇살은 문득 서쪽으로 기울고

江光搖林影[강광요림영] : 숲의 그림자는 강물 빛에 흔들리네.

 

扶筇下中庭[부공하중정] : 지팡이 붙들고 뜰 가운데로 내려서

矯首望雲嶺[교수망운령] : 머리 들어 산봉우리 구름을 바라보네.

漠漠炊烟生[막막취연생] : 고요하고 쓸쓸히 밥짓는 연기 오르니

蕭蕭原野冷[소소원야랭] : 소소한 바람불어 들판 언덕은 쌀쌀해지네.

 

田家近秋穫[전가근추확] : 농부의 집에는 가을 걷이가 가까워지니

喜色動臼井[희색동구정] : 마을의 절구가 요동치며 낮빛이 즐겁구나.

鴉還天機熟[아환천기숙] : 천체의 시기에 익숙하여 갈가마귀 돌아오고

鷺立風標迥[로립풍표형] : 해오라기는 바람부는 높은 나무에 홀로 서있네.

 

我生獨何爲[아생독하위] : 나는 생에 다만 무엇을 하려하는지

宿願久相梗[숙원구상경] : 오랜 소원은 변하지 않고 생각하여 근심하네.

無人語此懷[무인어차회] : 이런 생각을 의논할 사람도 없으니

瑤琴彈夜靜[요금탄야정] : 고요한 밤에 아름다운 거문고를 타네.

 

退溪集[퇴계집]  退溪先生文集卷之一   詩   1843년 간행본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