卽事[즉사]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즉흥적으로 읊다.
放逐寄山磵[방축기산간] : 쫓아 내버려 산 골짜기에 의지하니
偶與夙心諧[우여숙심해] : 우연히 평소의 마음과 맞게되었네.
氷輕泉響淸[빙경천향청] : 가벼운 얼음에 샘 소리는 한가하고
谷邃禽聲哀[곡수금성애] : 깊은 골짜기의 새 소리는 슬프구나.
以玆悅心性[이자열심성] : 이로써 마음과 성품은 기쁘기에
遂乃居山扃[수내거산경] : 마침내 이 산에 틀어박혀 산다네.
鳥獸非所羣[조수비소군] : 새와 짐승과 무리지을 바 아니지만
但欲長辭榮[단욕장사영] : 다만 항상 영화를 사양하려 함이라.
所愧非幽貞[소괴비유정] : 부끄러운 것은 그윽하고 곧지 않기에
迹與遯荒倂[적여둔황병] : 명성과 더불어 허황됨 물리치려 피하네.
身將雲共浮[신장운공부] : 몸은 장차 구름과 함께 뜨고자하나
志與時相背[지여시상배] : 본심과 더불어 때마다 서로 등지네.
至人貴無跡[지인귀무적] : 사람 이르러도 명성이 없기를 바라니
何用捐余珮[하용연여패] : 어찌 다스려 나의 패옥을 내놓을까.
已上癸丑年[이상계축년] : 이상은 계축(1613)년이다.
卽事[즉사] : 바로 당장에 보거나 듣거나 한 일.
放逐[방축] : 자리에서 쫓아 냄, 放逐鄕里[방축향리],
벼슬을 떼고 그의 시골로 내 쫓는 귀양보다 한 등급 낮은 형벌.
幽貞[유정] : 그윽하고 바르다는 뜻으로 周易[주역]의 ‘履道坦坦[이도탄탄] 幽人貞吉[유인정길]’이란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가는 길이 넓고 평탄하니 그윽한 사람이야말로 바르고 길할 것이다’
라는 의미를 가진다.
余珮[여패] : 余佩[여패], 屈原[굴원]의 楚辭[초사] 九歌[구가]에 “遺余佩兮灃浦[유여패혜풍포] :
나의 패옥을 풍포에 풀어 놓으리.” 를 인용, 굴원이 이미 放逐[방축]된 뒤에도
항상 임금을 생각하여, 혹시라도 임금이 다시 불러주기를 바라는 뜻에서
예물로 佩玉[패옥]을 물가에 풀어 놓았다는 데서 온 말.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1629년 간행본 인용
한국고전번역원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1991 이항복[1556-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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