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奎報[이규보] 61

王明妃[왕명비]

王明妃[왕명비] 李奎報[이규보] 왕명비 2수. 若將一女便和隣[약장일녀편화린] : 만약 한 여자로써 장차 이웃과 편히 화해한다면 何恨胡沙委玉人[하한호사위옥인] : 어찌 오랑캐 모래땅에 미인 내버린 것 한칸할까. 狼子貪琳終莫厭[낭자탐빈종막염] : 오랑캐들 옥을 탐냄을 마침내 막을 수가 없으니 可憐虛辱後宮嬪[가련허욕후궁빈] : 가련하게도 헛되이 후궁으로 시집가 욕보였구나. 王明妃[왕명비] : 漢 元帝[한 원제]의 궁녀로 이름은 嬙[장] 자는 小君[소군]. 절세의 미인이었는데 흉노와의 和親策[화친책]으로 呼韓耶 單于[호한야 선우]에게 출가하여 아들 넷을 낳고 자살하였다. 廟算難降獚悍倫[묘산난강황한륜] : 조정 계략은 큰 개의 사나운 무리 내쫒기 어려워 反將宗女結和親[반장종녀결화친] : 도리어 무릇 종실의 여인으..

李奎報 2023.09.20

燈夕入闕有感[등석입궐유감]

燈夕入闕有感[등석입궐유감] 二首 李奎報[이규보] 초파일 저녁에 대궐에 들며 감회가 있어. 兩部笙歌淸碎玉[양부생가청쇄옥] : 두 관청의 생황 노래 옥을 부수듯 맑은데 九門燈火爛分星[구문등화란분성] : 아홉 문의 등잔 불은 별을 나눈 듯 빛나네. 愚儒不及倡優輩[우유불급창우배] : 우직한 선비라 광대 무리에 미치지 못하니 猶着緋袍入帝庭[유착비포입제정] : 가히 붉은 도포 입고서 임금의 뜰에 드네. 燈夕[등석] : 觀燈節[관등절, 석가의 탄생일인 음력 4월 8일]날 저녁 玉殿今宵宴侍臣[옥전금소연시신] : 옥 궁궐에 오늘 밤 모시는 신하들 잔치하니 十分宣勸醉淋身[십분선권취립신] : 넉넉하게 베풀어 권하니 몸은 젖어 취하네. 蛾眉班上揷花客[아미반수삽화객] : 고운 눈썹의 꽃을 꼽은 손님 자리에 오르니 未必純爲過我人..

李奎報 2023.09.05

飮酒有作示坐客[음주유작시좌객]

飮酒有作示坐客[음주유작시좌객] 李奎報[이규보] 술을 마시며 지은 시를 자리의 손님에게 보이다. 平生我所悲[평생아소비] : 평생을 내가 마음 아파 한 것은 今日逝成昨[금일서성작] : 오늘이 가면 어제가 되는 것이네. 昨積便成昔[작적변성석] : 어제가 쌓이면 문득 옛날이 되어 應戀今日樂[응련금일락] : 응당 오늘의 즐거움 그리워하네. 欲爲後日忘[욕위후일망] : 앞으로 다가올 날 잊지 않으려면 今日極歡謔[금일극환학] : 오늘을 지극히 희롱하며 즐기리. 東國李相國全集卷第十[동국이상국전집10권] 古律詩[고율시] 李奎報[이규보, 1168-1241] : 자는 春卿[춘경], 호는 白雲居士[백운거사] 권력에 아부한 지조 없는 문인이라는 비판이 있으나 우리 민족에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외적의 침입에 대해 단호한 항거정신을..

李奎報 2023.09.01

鵲巢[작소]

鵲巢[작소] 李奎報[이규보] 까치 집. 我本賦命奇[아본부명기] : 나는 본래 타고난 운명이 기이하여 名宦歎遲暮[명환타지모] : 중요한 벼슬에 늙어 늦음 한탄했네. 汝將報何喜[여장보하이] : 너는 장차 어떠한 즐거움을 알리려 棲樹正當午[서수정당오] : 정남쪽 나무에 갑자기 집을 짓느냐. 翩翩含枝來[편편함지래] : 오락가락 가지를 머금고 돌아오니 鴉毳挾鷺羽[아취협로우] : 까마귀 솜털에 백로 깃이 끼였구나. 吾聞君子人[오문군자인] : 나는 군자라 일컬을만 하다 듣지만 禍福任天賦[화복임천부] : 재앙과 행복 하늘이 주심에 맡겼네. 鸛集不足賀[관집부족하] : 황새가 모인다 하례하기 부족하고 鵩止不爲懼[복지불뤼구] : 부엉이 머문다고 겁내지 않는다네. 而我怒多惑[이아로다혹] : 그런데 나는 늙을수록 의혹이 많아 ..

한시 겨울 2023.08.23

夜霽[야제]

夜霽[야제] 李奎報[이규보] 비가 그친 밤. 娟娟天上月[연연천상월] : 산뜻하게 고운 달이 하늘에 오르니 相見間何濶[상견간하활] : 서로 본 사이가 얼마나 멀었었던가. 好在佳人面[호재가인면] : 아름다운 사람 얼굴 사이좋게 살피니 令我心大豁[영아심대활] : 나로 하여금 마음이 크게 깨닫게하네. 娟娟[연연] : 빛이 산뜻하게 아름답고 고움, 아름답고 어여쁨 東國李相國全集卷第十[동국이상국전집10권] 古律詩[고율시]

카테고리 없음 2023.08.23

七月三日作[칠월삼일작]

七月三日作[칠월삼일작] 李奎報[이규보] 7월 3일에 짓다. 雨久却愁天腐爛[우구각수천부란] : 비가 오래니 도리어 하늘이 썩었나 근심하고 風狂猶恐嶽飛騰[풍광유공악비등] : 바람 세차니 오히려 산이 날아 오를까 두렵네. 深泥沒脛街成海[심니몰경가성해] : 정강이 빠진 깊은 진창 거리는 바다를 이루니 尙有敲門一箇僧[상유고문일개승] : 오히려 문을 두드리는 스님 한 분이 있구나. 腐爛[부란] : 썩어 문드러짐. 東國李相國全集卷第十[동국이상국전집10권] 古律詩[고율시]

李奎報 2023.08.05

鸚鵡[앵무]

鸚鵡[앵무] 李奎報[이규보] 앵무새. 衿披藍綠觜丹砂[금피람록취단사] : 옷깃을 헤치니 남록색이오 부리는 단사칠에 都爲能言見罻羅[도위능언견위라] : 대개 말함에 능하게 되니 그물에 걸림 당했네. 嬌姹小兒圓舌澁[교타소아원설삽] : 뽐내 자랑하는 아이마냥 온전한 말을 더듬고 玲瓏處女惠容多[영롱처녀혜용다] : 영롱한 처녀인 듯 사랑스런 용모 뛰어나구나. 慣聞人語傳聲巧[관문인어전성교] : 익히 들은 사람 말을 교묘한 소리로 옮기지만 新學宮詞道字訛[신학궁사도자와] :새로 배운 궁중 시는 글자를 그릇되게 말하네. 牢鎖玉籠無計出[뇌쇄옥롱무계출] : 단단히 잠긴 구슬 조롱을 벗어날 셈도 없으니 隴山歸夢漸蹉跎[농산귀몽점차타] : 농산으로 돌아갈 꿈만 점점 시기를 놓치네. 宮詞[궁사] : 궁중의 사물 풍경을 읊은 시. 蹉跎..

李奎報 2023.08.01

天壽寺鍾義師方丈夜宿[천수사종의사방장야숙]

天壽寺鍾義師方丈夜宿[천수사종의사방장야숙] 李奎報[이규보] 천수사의 종의선사의 방장에서 밤에 머물며. 二首 烟寺侵昏訪[연사침혼방] : 안개 엄습한 절을 해질녘 찾아가니 風箏徹夜聞[풍쟁철야문] : 바람이 풍경을 통하니 밤새 들리네. 水甁餘冷滴[수병여랭적] : 물 항아리에 찬 물방울 남아 있고 香篆有殘熏[향전유잔훈] : 향전에도 남은 연기가 넉넉하구나. 天壽寺[천수사] : 경기도 장단군 진서면에 있었던 고려전기 제15대 숙종 당시 창건한 사찰. 香篆[향전] : 篆文[전문] 모양으로 만든 향, 이를 태워 시각을 잰다. 《香譜[향보]》에 "향전을 만들 적에 그 길이를 12辰[신]에 기준하여 1백 刻[각]으로 분등하는데, 타는 시간은 24시간이다." 하였다. 月出高山逈[월출고산형] : 달이 나오니 먼데 산은 뛰어나..

한시 가을 2023.07.25

題浦口小村[제포구소촌]

題浦口小村[제포구소촌] 李奎報[이규보] 포구의 작은 마을에 쓰다. 流水聲中暮復朝[유수성중모부조] : 흐르는 물 소리 속에 아침은 다시 저물고 海村籬落苦蕭條[해촌리락고소조] : 바닷가 마을 울타리는 쓸슬하니 괴롭구나. 湖淸巧印當心月[호청교인당심월] : 맑은 호수 예쁜 흔적 달 같은 마음 대하니 浦濶貪呑入口潮[포활탐탄입구조] : 넓은 물가 탐내 삼키려 밀물 어귀에 드네. 古石浪舂平作礪[고석량용평작려] : 오래된 돌 물결이 찧어 갈아 내 평평하고 壞船苔沒臥成橋[괴선태몰와성교] : 망가진 배 이끼가 숨겨 다리처럼 누웠구나. 江山萬景吟難狀[강산만경음난상] : 강산의 많은 경치와 형상을 읊기 어려우니 須倩丹靑畫筆描[수청단청화필묘] : 모름지기 단청 그림 붓으로 그리길 청하네. 心月[심월] : 달과 같이 밝은 마음...

한 시 2023.06.20

美人怨[미인원]

美人怨[미인원] 李奎報[이규보] 雙韻廻文[쌍운회문] : 쌍진 운으로 돌리는 글월 미인의 원망. 晴園春好花齊綻[청원춘호화제탄] : 아름다운 봄 개인 뜰에는 가지런하게 꽃들이 피고 輕吹飄空飛絮散[경취표공비서산] : 가벼운 바람 하늘에 나부껴 버들개지 흩어져 날리네. 明鏡臨慵微步緩[명경림용미보완] : 밝은 거울 대하기 게으르니 작은 걸음이 늦어지고 英華減損紅顔換[영화감손홍안환] : 아름다운 색채 덜어 줄어들며 붉은 얼굴 바뀌었네. 瓊佩整腰揎玉腕[경패정요선옥완] : 옥을 두른 정돈된 허리에 옥 같은 팔 걷어 올리고 盈盈尙注嬌波眼[영영상주교파안] : 찰랑찰랑 눈의 아리따운 눈빛 아직도 흐르는구나. 箏聲一弄哀曲慢[쟁성일롱애곡만] : 풍경 소리가 잠시 희롱하니 느슨한 곡조는 슬프고 赬頰雙流珠淚渙[정협쌍류주루환] : ..

한시 봄 2023.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