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작소] 李奎報[이규보]
까치 집.
我本賦命奇[아본부명기] : 나는 본래 타고난 운명이 기이하여
名宦歎遲暮[명환타지모] : 중요한 벼슬에 늙어 늦음 한탄했네.
汝將報何喜[여장보하이] : 너는 장차 어떠한 즐거움을 알리려
棲樹正當午[서수정당오] : 정남쪽 나무에 갑자기 집을 짓느냐.
翩翩含枝來[편편함지래] : 오락가락 가지를 머금고 돌아오니
鴉毳挾鷺羽[아취협로우] : 까마귀 솜털에 백로 깃이 끼였구나.
吾聞君子人[오문군자인] : 나는 군자라 일컬을만 하다 듣지만
禍福任天賦[화복임천부] : 재앙과 행복 하늘이 주심에 맡겼네.
鸛集不足賀[관집부족하] : 황새가 모인다 하례하기 부족하고
鵩止不爲懼[복지불뤼구] : 부엉이 머문다고 겁내지 않는다네.
而我怒多惑[이아로다혹] : 그런데 나는 늙을수록 의혹이 많아
好怪類巫瞽[호괴류무고] : 괴이함 좋아하기 무당 판수 같구나.
况復懲久窮[황부징구궁] : 하물며 거듭 오래 궁벽함에 혼나서
占端儻有遇[점단당유우] : 좋고 나쁨 점쳐 보고 요행을 바라네.
見此靈鳥栖[견차령조서] : 이 상서로운 새가 깃드는 것을 보고
喜色見眉宇[희색현미우] : 즐거운 빛이 이마 눈썹에 드러나네.
汲汲望巢成[급급망소성] : 급급하게 새집 이루는 걸 바라보며
擡眼仰高樹[대안앙고수] : 눈을 들어 높은 나무를 우러러보네.
賦命[부명] : 타고난 운명.
名宦[명환] : 중요한 자리에 있는 벼슬.
翩翩[편편] : 가볍게 나부끼거나 훨훨 나는 모양,
풍채가 풍류스럽고 좋은 모양. 웅장하고 화려한 모양.
君子人[군자인] : 군자라고 일컬을만한 사람.
鸛集[관집] : 황새가 모여듬, 벼슬길에 오를 吉兆[길조].
後漢書[gngkstj] 楊震傳[양진전]에 "어느 날 양진의 講堂[강당] 앞에
황새가 鱣魚[잔어] 3마리를 물고 날아들었는데, 都講[도강]이 말하기를
‘전어는 卿大夫[경대부] 옷의 상징이요 셋은 三台[삼태]를 본받은 것이니,
선생님은 앞으로 높은 벼슬에 오를 것입니다.’ 했다"함.
鵩止[복지] : 수리부엉이가 머뭄. 壽命[수명]이 길지 못함을 알리는 凶兆[흉조].
文選[문선] 賈誼[가의] 鵬鳥賦序[붕조부서]에
"가의가 長沙王[장사왕]의 太傅[태부]로 있은 지 3년째 되던 해에
부엉이가 날아와 가의의 자리 옆에 앉자 자신의 수명이 길지 못할 것을 알고
비감에 젖어 붕조부를 지었다." 하였다.
巫瞽[무고] : 무당과 판수, 무당판수.
占端[점단] : 좋고 나쁨의 결과를 얻고자 하는 것.
東國李相國全集卷第十[동국이상국전집10권] 古律詩[고율시]
李奎報[이규보, 1168-1241] : 호는 白雲居士[백운거사]와 三酷好 先生[삼혹호 선생]
시인이자 철학자. 호탕하고 활달한 詩風[시풍]은 당대를 풍미하였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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