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維[장유] 24

四吾堂詩序[사오당시서]

四吾堂詩序[사오당시서] 張維[장유] 旣耕旣芸[기경기운] : 이미 밭 갈고 김매길 끝내어 旣實而獲[기실이확] : 이윽고 결실을 얻을 뿐이라네. 夫豈無餒[]부기무뇌] : 사내가 어찌 배고픔이 없을까 自致其力[자치기력] : 스스로 그 힘을 다해야하느니. 吾食吾田[오식오전] : 나의 밭을 갈아 내가 먹으니 而遠恥辱[이원치욕] : 그러니 치욕과는 멀어진다네. 淸淸泠泠[청청랭랭] : 맑고 깨끗하게 떨어지는 물을 挹彼注玆[읍피주자] : 저기에서 길어다 이쪽에 붓네. 之井之捽[지정지졸] : 우물 차지하려 맞서는 저 모습 氓也蚩蚩[맹야치치] : 얼마나 어리석은 인생들인가. 吾飮吾泉[오음오천] : 나의 우물에서 내가 마시나니 爭之者誰[쟁지자수] : 어느 누가 와서 다툴 것인가 能無已乎[능무이호] : 어찌하면 꾸준히 밀고 ..

淸風溪閣[청풍계각] 次外舅韻[차외구운]

淸風溪閣[청풍계각] 次外舅韻[차외구운] 張維[장유] 청풍계 누각에서 외구(장인)의 운을 차하다. 吾舅幽居地[오구유거지] : 나의 장인께서 그윽히 거주하는 곳에 淸溪瀉洞門[청계사동문] : 맑은 시냇물 골짜기 문으로 쏟아지네. 種松渾欲老[종송혼욕로] : 소나무 심어 온전하게 늙으려 하시고 栽竹已生孫[재죽이생손] : 대나무 심으시고 손자를 벌써 보셨네. 烏几香煙細[오궤향연세] : 검은 빛깔 궤에 향기로운 연기 가늘고 晴牕曉旭暄[청창효욱훤] : 맑은 창의 새벽에 돋은 해 따스하구나. 窮途聊自適[궁도료자적] : 곤궁한 처지 에오라지 스스로 즐기고 賦與荷乾坤[부여하건곤] : 온 세상을 짊어지도록 나누어 주셨네. 外舅[외구] : 장인. 계곡의 장인 金尙容[김상용]. 竹孫[죽손] : 대나무 뿌리에서 다시 옆으로 뻗어나..

한 시 2023.04.19

舟行[주행]

舟行[주행] 張維[장유] 배를타고 가며 一棹西江發[일도서강발] : 하나의 배로 서쪽 강을 떠나노니 滄波正杳然[창파정묘연] : 푸른 물결은 때마침 아득하구나. 雁聲秋色外[안성추색외] : 기러기 소리에 가을 빛을 잊고서 帆影夕陽邊[범영석양변] : 돛단배 그림자에 변방의 해가지네. 破浪心猶壯[파랑심유장] : 파도를 헤치는 마음 오히려 장한데 乘桴事可憐[승부사가련] : 뗏목을 타는 일이 가히 가련하구나. 漁翁身世穩[어옹신세온] : 고기잡는 늙은이 신세 편안한지라 蘆岸繫船眠[노안계선면] : 갈대 언덕에 배 매놓고 잠들었구나. 杳然[묘연] : 그윽하고 멀어서 눈에 아물아물함. 乘桴[승부] : 亂世[난세]에 뜻을 얻지 못함. 《論語[논어]》 公冶長[공야장]에 "도가 행해지지 않으니, 뗏목을 타고 바다로 나가 볼까 한..

한시 가을 2023.04.15

五月十七日熱甚[오월십칠일열심]

五月十七日熱甚[오월십칠일열심] 驟雨一陣[취우일진]頓覺涼爽[돈각량상] 張維[장유] 오월 열이렛날 극심한 더위에 소나기가 한바탕 쏟아지면서 갑자기 서늘한 느낌이 들다. 長風驅雨洗天衢[장풍구우세천구] : 강한 바람이 몰아온 비가 하늘 길 씻어 주니 五月炎蒸頓覺蘇[오월염증돈각소] : 오월의 찌는 더위에 갑자기 바르게 살아나네. 散髮北牕延爽氣[산발북창연상기] : 북창의 상쾌한 기운 높아져 머리털 흩어지니 此身何羨冷秋菰[차신하선랭추고] : 이 몸이 어찌 시원한 가을 고채를 부러워할까. 長風[장풍] : 멀리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 씩씩하고 기운찬 모양. 秋菰[추고] : 가을 菰菜[고채, 연한 줄기로 만든 나물] 杜甫[두보]의 시에 乞爲寒水玉[걸위한수옥] 願作冷秋菰[원작랭추고] 어찌하면 차가운 수정 지니고, 서늘한 가..

한시 여름 2023.02.24

螢火[형화]

螢火[형화] 張維[장유] 반딧불. 峽中五月見螢火[협중오월현형화] : 오월 달의 골짜기 속에 반딧불이 나타나니 忽驚秋意倍思歸[홀경추의배사귀] : 문득 가을 기분에 고향 갈 생각들어 놀라네. 疎簷曲檻時時度[소첨곡함시시도] : 성긴 처마 굽은 난간에 시시때때로 건너며 露樹煙林點點飛[노수연림점점비] : 젖은 나무 안개낀 숲에 점 찍은 듯 나는구나. 谿谷先生集卷之三十三 [계곡선생집33권] 七言絶句[7언절구]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2 張維[장유] : 1587-1638, 자는 持國[지국], 호는 谿谷[계곡]·默所[묵소] 검열, 대사간, 대사헌, 이조참판, 나주목사, 이조판서

한시 여름 2023.02.15

紙鳶[지연]

紙鳶[지연] 張維[장유] 종이 연. 輕絲薄紙颺微風[경사박지양미풍] : 가벼운 실 얇은 종이 살살 부는 바람에 날리며 來去都憑掌握中[내거도빙장악중] : 우아하게 오고 감을 손 안에 잡고서 의거하네. 却勝五溪煙瘴裡[각승오계연장리] : 도리어 오계의 축축한 땅의 독기를 지나치니 飛鳶跕跕墮層空[비연접접타층공] : 올라가던 연이 툭툭 하늘에서 떨어져 버리네. 五溪[오계] : 後漢[후한]의 馬援[마원]이 남방 蠻族[만족]을 정벌한 산 이름. 마원이 南蠻[남만]을 칠 때, 그 지역이 고온 다습하여 독기가 자욱하게 끼었기 때문에, 仰視飛鳶跕跕墮水中[앙시비연접접타수중] : 솔개가 날다가도 물속으로 툭툭 떨어지는 광경을 보았다는 고사가 전한다. 後漢書[후한서] 馬援傳[마원전]. 煙瘴[연장] : 축축하고 더운 땅에서 생기는..

한시 겨울 2023.02.13

咸平途中[함평도중]

咸平途中[함평도중] 張維[장유] 함평가는 도중에. 雙堠年多字半微[쌍후연다자반미] : 이정표도 나이가 많아 글자가 반쯤 어렴풋한데 黃茅岡外亂山圍[황모강외난산위] : 누런 띠풀 비탈길 밖에 어지러이 산이 에워쌌네. 一秋原隰成何事[일추원습성하사] : 한결같은 가을 언덕과 습지는 무슨 일 이루었나 贏得緇塵滿客衣[영득치진만객의 : 남은건 검은 티끌 나그네 옷에 가득함 분명하네. 雙堠[쌍후] : 雙隻堠[쌍척후], 堠[후]는 흙을 쌓아 돈대를 만들어서 里數[이수] 를 표기한 것인데, 5리마다 隻堠[척후]를 두고 10리마다 雙堠[쌍후]를 두었다. 原隰[원습] : 언덕과 습지라는 뜻, 왕명을 받든 사신의 행로를 가리키는 詩語[시어]. 사신을 전송하는 시인 《詩經[시경]》 小雅[소아] 황皇皇者華[황황자화]에 "皇皇者華[황..

한시 가을 2023.02.07

贈高善行[증고선행]

贈高善行[증고선행] 張維[장유] 고선행에게 드리다. 霜天來訪故人居[상천래방고인거] : 서리 오는 밤 하늘 친구의 거처를 내방하니 一室薰爐萬卷書[일실훈로만권서] : 방에는 향로 하나에 일만 권의 글이 있구나. 若問吾儕心裡事[약문오제심리사] : 만약 우리 무리 마음속의 일을 물어 본다면 霽峯松月本淸虛[제봉송월본청허] : 제봉의 소나무와 달처럼 본디 청허하리라. 善行[선행] : 高用厚[고용후, 1577-1648]의 자, 호는 晴沙[청사], 의병장 高敬命[고경명]의 여섯 째 아들. 霜天[상천] : 서리가 내리는 밤 하늘. 薰爐[훈로] : 香爐[향로]. 霽峯[제봉] : 高敬命[고경명, 1533-1592]의 호, 자는而順[이순]. 의병장 谿谷先生集卷之三十三 [계곡선생집33권] 七言絶句[7언절구] 한국고전번역원 | ..

한시 가을 2023.01.31

雨行口占[우행구점]

雨行口占[우행구점] 張維[장유] 빗 속을 가며 입으로 읊다. 短蓑羸馬去安之[단사리마거안지] : 짧은 도롱이 야윈 말은 이에 어디로 가는가 無限靑山雨脚垂[무한청산우각수] : 끝도 없는 푸른 산에 굵은 빗방울 쏟아지네. 何似灞橋驢背客[하사파교려배객] : 파교 다리의 당나귀 등에 탄 나그네 같으니 聳肩吟得雪中詩[용견음득설중시] : 들먹이는 어깨로 눈 속의 시를 읊어 얻었네. 雨脚[우각] : 줄이 진 것처럼 굵고 세차게 내리치는 빗방울. 灞橋[파교] : 漢[한]나라 때 長安[장안] 사람들이 손님을 송별하려 동쪽 ‘파수’강의 ‘灞橋[파교]’에 나가 버들가지를 꺾어 주어 작별했던 다리. 驢背客[여배객] : 당나귀 등에 올라탄 나그네. 唐[당] 나라 孟浩然[맹호연]이 京師[경사]에 가던 도중에 눈을 만나 지은 시. ..

한시 겨울 2023.01.25

三龜亭八詠[삼귀정팔영] 7

三龜亭八詠[삼귀정팔영] 7 張維[장유] 삼귀정의 여덟가지를 노래함. 三伏避暑[삼복피서] 삼복의 더위를 피하여. 密陰凉藾滿空虛[밀음량뢰만공허] : 깊숙한 그늘 서늘하게 덮어 빈 하늘 가득하고 千里冷風坐可呼[천리랭풍좌가호] : 천리의 싸늘한 바람에 가히 앉아서 내쉬어보네. 堪笑浣花消渴客[감소완화소갈객] : 비웃음 참내 완화 초당의 목이 마른 나그네여 一生唯羨冷秋菰[일생유선랭추고] : 일생토록 오직 서늘한 가을 고채만 부러워할까. 浣花[완화] : 浣花草堂[완화초당], 杜甫[두보]가 일찍이 成都[성도]의 浣花里완화리]에 지은 초당. 消渴客[소갈객] : 두보 자신이 소갈증에 걸린 것으로 시에서 표현. 참고로 그의 시에 "成都亂後氣蕭索[성도난후기소삭] 난리 겪은 성도 참담한 기상, 浣花草堂亦何有[완화초당역하유] :..

한시 여름 2023.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