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김삿갓]

蘭皐平生詩[懷鄕自歎]

돌지둥[宋錫周] 2014. 5. 8. 09:57

       蘭皐平生詩[난고평생시]    김삿갓[金炳淵]

원제가 懷鄕自歎[회향자탄]이라는 설도 있음(19세기 필사본)

(1939년 이응수선생의 김립 시집에 '난고평생시'로 실림)

 

鳥巢獸穴皆有居[조소수혈개유거] : 새는 둥지에 짐승은 굴속에 모두들 살곳이 있지만

顧我平生獨自傷[고아평생독자상] : 내 평생을 돌아보니 홀로 스스로 가엾구나.

 

芒鞋竹杖路千里[망혜죽장로천리] : 집신과 대나무 지팡이로 천리길을 다니고

水性雲心家四方[수성운심가사방] : 물처럼 구름처럼 사방이 집이었다네.

 

尤人不可怨天難[우인불가원천난] : 남을 탓할 수 없고 하늘도 원망하기 어려워

歲暮悲懷餘寸腸[세모비회여촌장] : 세밑엔 슬픈 회한이 마음 속에 헤아려 넘쳤다네.

 

初年自謂得樂地[초년자위득락지] : 초년엔 스스로 평 하길 즐거운 세상을 얻었고

漢北知吾生長鄕[한북지오생장향] : 한양이 내가 나고 자란 고향인 줄 알았다오.

 

簪纓先世富貴人[잠영선세부귀인] : 선조들은 고관을 지내시어 부귀함을 누렸고

花柳長安名勝庄[화류장안명승장] : 꽃과 버들이 있는 장안엔 별장이 있었다오.

 

隣人也賀弄璋慶[린인야하롱장경] : 이웃 사람들이 생남을 축하하고 경하하며

早晩前期冠蓋場[조만전기관개장] : 머지 않아 곧 시험장에서 관을 쓰기를 기대했다네.

 

髮毛稍長命漸奇[발모초장명점기] : 머리와 터럭이 점점 자라며 운명이 점점 기구해져

灰劫殘門飜海桑[회겁잔문번해상] : 가문은 헤쳐지고 빼앗겨 뽕밭은 뒤집혀 바다가 되었구나.

 

依無親戚世情薄[의무친척세정박] : 의지할 친척도 없이 세상의 물정은 야박해지고

哭盡爺孃家事荒[곡진야양가사황] : 부모의 상을 마치니 집안 사정은 황폐해졌네.

 

終南曉鐘一納履[종남효종일납리] : 남산 새벽종 그치니 한켤레 신을 신고 챙겨서

風土東邦心細量[풍토동방심세량] : 동방의 풍토를 마음으로 자세히 헤아렸다네.

 

心猶異域首丘狐[심유이역수구호] : 마음은 오직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는 여우 같으니

勢亦窮途觸藩羊[세영궁도촉번양] : 신세 또한 궁핍하여 울타리에 뿔이 박힌 양 같았다오.

 

南州從古過客多[남주종고과객다] : 남쪽 고을은 예로부터 지나는 나그네가 많았다지만

轉蓬浮萍經幾霜[전봉부평경기상] : 부평초 처럼 떠돌아 몇 년이나 지났는지.....

 

搖頭行勢豈本習[요두행세기본습] : 머리를 조아리며 다닌것이 어찌 본래 모습일런지

口圖生惟所長[설구도생유소장] : 입이 급하여 살아가길 꾀하는 생각만 늘었다오.

挈[끌 설, 이끌다, 급하다]

 

光陰漸向此中失[광음점향차중실] : 이런 가운데 시간은 점점 잃어 버리고

三角靑山何渺茫[삼각청산하묘망] : 푸른 삼각산은 어찌 저리 아득하고 아련한지.

 

江山乞號慣千門[강산걸호관천문] : 강산에 빌어 가며 부른 버릇이 일천 집이건만

風月行裝空一囊[풍월행장공일낭] : 아름다운 자연속 행장은 텅 빈 자루 하나 뿐일쎄.

 

千金之子萬石君[천금지자만석군] : 천금을 가진 자와 만석 지기 부자놈들의

厚薄家風均試嘗[후박가풍균시상] : 후덕하고 야박한 집안 풍속 골고루 맛보았다네.

 

身窮每遇俗眼白[신궁매우속안백] : 신세 궁핍하니 매번 속세의 흰 눈동자를 만나고

歲去偏傷髮蒼[세거편상빈발창] : 세월이 감에 귀밑 머리와 머리는 늙어 근심에 치우치고

 

歸兮亦難佇亦難[귀혜역난저역난] : 돌아가기도 또한 어렵지만 기다리는 일 더 어려우니

幾日彷徨中路傍[기일방황중로방] : 몇일 동안 길 가에서 이리 저리 헤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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