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春詩會作[개춘시회작] 김삿갓[金炳淵]
봄을 시작하여 시를 짓는 모임
데각데각登高山[데각데각등고산] : 데각데각 높은산에 오르니
시근뻘뜩息氣散[시근뻘뜩식기산] : 씨근벌떡 숨결이 흩어지네
醉眼朦朧굶어觀[취안몽롱굶어관] : 굶어서 정신이 흐리멍텅한 모야으로 보나니
욹읏붉읏花爛漫[울긋불긋화란만] : 울긋불긋 꽃이 만발했구나.
봄을 맞아 산에서 시를 짓는 모임이 열린것을보고 올라가니
시를 지어야 술을 준다고 하자 이 시를 지었으니......
참석한 한량들이 언문풍월도 시냐고 따지자
諺文眞書석거作[언문진서석거작] : 언문과 진서를 섞어서 지었는데
是耶非耶皆吾子[시야비야개오자] : 옳다 그르다 하는 놈은 모두 내 자식이다.
이 시를 듣고 모두들 주둥이 다물고 있었을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