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恒福

題壁[제벽]

돌지둥[宋錫周] 2024. 5. 9. 21:31

題壁[제벽]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벽에 쓰다.

 

側逕徐行窘[측경서행군] : 좁은길 곁은 군색하여 천천히 가는데

危機妙手難[위기묘수난] : 위기는 오묘한 재능으로도 어렵구나.

荒凉暮景色[황량모경색] : 거칠고 쓸쓸한 경치는 저물어가는데

骯髒老容顔[항장로용안] : 지조 지키는 강직한 얼굴은 늙는구나.

晚計水雲外[만계수운외] : 만년의 계획은 물과 구름을 벗어나고

新功夷惠間[신공이혜간] : 새로운 공은 백이와 유하혜 사이라네.

閒看後棲鳥[한간후서조] : 뒤늦게 깃드는 새를 한가히 바라보니

猶得一枝安[유득일지안] : 오히려 편안한 가지 하나를 얻는구나.

 

骯髒[항장] : 伊優骯髒[이우항장], 이우는 말을 얼버무리며

   윗사람에게 영합하는 아첨꾼을 말하고,

   항장은 고결한 지조를 지키며 강직하게 맞서는 사람을 말한다.

   後漢[후한] 趙壹[조일]의 시

   ‘疾邪[질사]’에 “伊優北堂上[이우북당상]

   骯髒倚門邊[항장의문변] :이우는 북당 위에서 뻐기는데,

   항장은 문간에서 시름겨워 하누나.”라는 구절이 있다.

   後漢書[후한서] 卷80下 文苑列傳[문원열전] 趙壹[조일]

 

夷惠[이혜] : 伯夷[백이]와 柳下惠[유하혜], 孟子[맹자]가 이르기를,

   “백이는 淸[청]하기로 聖人[성인]이고,

   유하혜는 和[화]하기로 성인이었다." 하였다.

   孟子[맹자] 萬章下[만장하]

 

 

 

分過千灾集[분과천재집] : 분수가 넘치니 기필코 재앙이 이르고

聲高衆目憎[성고중목증] : 명예가 높으니 뭇 사람에게 미움받네.

楚筵忘設醴[초영망설례] : 초나라 연회에 단술 베푸는걸 잊었고

唐將乞爲僧[당장걸위승] : 당나라 장수는 중이 되기를 청하였네.

棲息依荒野[서식의황야] : 집에서 쉬면서 거친 들판에 의지하니

扶搖笑大鵬[부요소대붕] : 부여잡고 오르던 붕새가 비웃는구나.

南簷朝旭穩[남첨조욱온] : 남쪽 처마의 평온한 아침해 만나보며

炙背對寒蠅[자배대한승] : 등을 쪼이며 떨고있는 파리 마주하네.

 

衆目[중목] : 많은 사람의 눈.

設醴[설례] : 漢[한]나라 楚元王[초원왕]은 魯[노]의 穆生[목생],

   白生[백생], 申公[신공]을 후히 대우하여,

  그들을 위해 주연을 베풀 때마다,

  술을 즐기지 않는 목생을 위해서 항상 단술을 준비했는데,

  그 다음 임금이 즉위하여서도 항상 그렇게 하다가

  뒤에는 단술 놓는 것을 잊었으므로,

  목생이 마침내 임금의 정성이 해이해짐을 탄식하고

   떠나버렸던 데서 온 말이다.

  詩境[시경] 秦風[진풍] 權輿[권여] 2章 5句,

  漢書[한서] 楚元王傳[초원왕전].

乞爲僧[걸위승] : 唐德宗[당덕종] 때의 명장 李晟[이성]이 일찍이

  張延賞[장연상]과 사이가 좋지 않아 그로부터 훼방을 듣게 되자,

  중이 되어 해진 牛車[우차]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임금에게 청했다는 고사.  唐書[당서] 154권.

大鵬[대붕] : 날개의 길이가 삼천 리이며 하루에 9만 리를 날아간다는,

   매우 큰 상상의 새.

   扶搖笑大鵬[부여소대붕] : 莊子[장자] 逍遙遊[소요유]에

   "붕새가 남쪽 바다로 옮겨갈 때에는

   물결을 치는 것이 3천 리이고,

   회오리바람을 타고 9만 리나 올라가 6개월을 가서야 쉰다."

寒蠅[한승] : 겨울의 파리, 무력하고 아둔한 사람.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1629년 간행본 인용

한국고전번역원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1991

李恒福[이항복, 1556-1618] : 일명 鰲城大監[오성대감].

   자는 子常[자상], 호는 弼雲[필운]·白沙[백사]·東岡[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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