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在東江[초재동강]靈山君有同老之約[영산군유동로지약]
及來蘆原[급래로원]李僉知[이첨지]兪監司相繼來訪[유감사상계래방]
俱有杖屨朝夕之言[구유장리조석지언]
不日[불일]靈山買宅入城[영산군매택입성]
僉知亦入城造家[첨지역입성조가]兪公亦出按海西[유공역출안해서]
余獨趑趄湘中[여독자저상중]戱成一絶[희성일절]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처음 東江[동강]에 있을 적에는 靈山君[영산군]이 동강에서
늘그막을 함께하자는 약속을 하였고,
蘆原[노원]으로 옴에 미쳐서는 李僉知[이첨지]와 兪監司[유감사]가
서로 이어 찾아와서 모두 조석으로 같이 지내자는 말이 있었다.
그런데 그 후 며칠도 안 되어서 영산군은 집을 사서 성 안으로 들어갔고,
첨지 또한 성 안에 들어가 집을 지었으며,
유공은 또한 해서 관찰사로 나가 버렸으므로,
나만 홀로 湘中[상중]에 머뭇거리면서 장난 삼아 한 절구를 이루다.
莫以蘭爲恃[막이란위시] : 난초를 생각하는대로 믿지 말게나
京塵喜染衣[경진희염의] : 서울 티끌이 옷에 물들기 좋아하네.
山雲亦何事[산운역하사] : 산의 구름은 또한 무엇을 일삼는지
出岫去無歸[산수거무귀] : 산굴을 나와도 돌아갈 곳이 없다네.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1629년 간행본 인용
한국고전번역원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1991
李恒福[이항복, 1556-1618] : 일명 鰲城大監[오성대감].
자는 子常[자상], 호는 弼雲[필운]·白沙[백사]·東岡[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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