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여름

舟游西湖[주유서호]

돌지둥[宋錫周] 2024. 10. 3. 21:31

舟游西湖[주유서호]    金履坤[김이곤]

서호에 배를 띄우고

 

積雨初收巴陵郭[적우초수파릉곽] : 오랜 비 비로소 그쳐 성곽 언덕 기어오르니

江日澄鮮江水綠[강일징성강수록] : 강의 햇살은 맑고 고우며 강 물은 푸르구나. 

村南老叟來相待[촌남로수래상대] : 시골 남쪽 늙은 남자 대접하려 서로 부르고

官舫晩艤倉樓側[관방만의창루측] : 관아의 배는 저물어 선창 망루 곁에 대었네.

泛泛中流絲管發[범범중류사관발] : 중류에 멋대로 떠 거문고와 피리 소리내고

烟濤百里望何極[연도백리망하극] : 안개 물결 백 리에 잠시 북극성을 바라보네.

蒼槐陰深逋老邨[창괴음심보로촌] : 무성한 느티나무 그늘 짙어 시골 노인 잡고

半月墟傳古相宅[반월허전고상택] : 반달 퍼지는 언덕에 집터 본지 오래되었네.

長灘西下更渺然[장탄서하갱묘연] : 긴 여울 서쪽으로 내려가며 더욱 묘연하고

蚕頭倒影千丈碧[잠두도영천장벽] : 누에 머리 거꾸로 된 그림자 천 길로 푸르네.

狠石盤互魚龍窟[한석상호어룡굴] : 거센 돌 서로 섞이어 물고기와 용의 굴이고

樛枝隱約鵂鶹壁[휴지은약휴류벽] : 휘어진 가지는 멈춰 숨은 부엉이가 지키네.

山川幾閱華使游[산천기열화사유] : 자주 산천에 들어가 호화롭게 놀며 따르니

父老猶傳滿江曲[부로유전만강곡] : 어르신들 오히려 강 노래를 가득히 전하네.

翠軒三洲極汗漫[취헌삼주극한만] : 푸른 난간에 세 섬은 질펀하게 아득히 멀고

我亦扁舟溯遺跡[아역편주삭유적] : 나 또한 작은 배로 남은 자취 거슬러오르네.

文章一代仰高名[문장일대앙고명] : 문장은 한 세상에 높은 이름을 의지했지만

生百年如過客[인생백년여과객] : 인생 일백 년이 지나가는 나그네와 같구나.

雲空水逝寧須問[운공수서녕수문] : 하늘의 구름 달리는 강물 어찌 찾아 물을까

有酒盈樽且堪樂[유주영준차감락] : 넉넉한 술 술통 가득 또한 즐거움 참아내네.

沿洄上下不可窮[연회상하불가궁] : 물길을 따라 오르내리니 가히 궁하지 않고

鳴櫓長浦日已夕[명로장포일이석] : 노 소리내는 긴 물가에 해는 이미 저물었네.

驚禽磔磔雲沙濶[경금체체운묘활] : 놀란 새들 짹짹거리며 넓은 물가 멀어지고

遠烟澹澹洲渚白[연원담담주저백] : 먼 안개에 물결 넘실넘실 물가는 깨끗하네.

江光暝色紛蕩薄[강광명색분탕박] : 강의 색 어두워지니 엷은 빛 쓸어 섞이어

長歌短唱意自適[장가단창의자적] : 긴 노래 짧게 부르니 뜻은 절로 마땅하네. 

請君莫輕此日游[청군막경차일유] : 그대를 청한 오늘의 여행은 가볍지 않으니

歸到城南應相憶[귀도성남응상억] : 성남에 돌아가더라도 서로 응당 생각하게.

 

積雨[적우] : 오랫동아 오는 비, 쌓이고 쌓이 오랜 근심.

官舫[관방] : 관아의 선박.

絲管[세관] : 거문과와 피리.

渺然[묘연] : 아득히 멂, 멀리 넓고 아득함.

蚕頭[잠두] : 누에머리, 누에머리처럼 생긴 봉우리.

約[은약] : 분명하지 않다, 희미하다, 은은하다.

汗漫[한만] : 탐탁하지않고 등한히 함, 광대무변한 세계,

    물이 질펀하게 아득히 넓은 모양, 공하한 모양.

磔磔[책책] : 짹짹. 

暝色[명색] : 해질 무렵의 어둑한 빛, 그런 경치.

 

鳳麓集卷之一[봉록집1권]   詩[시]

金履坤[김이곤, 1712-1774] : 자는 厚哉[후재]호는 鳳麓[봉록]

   영조 때의 문신, 학자.  동궁시직, 신계현령 역임.

   1762년(영조 38) 사도세자가 화를 입자 궐내로 달려가 통곡한 죄로 파직되었다.

   시가 ·독서로 소일하다가, 1774년 신계현령이 제수되었다.

   시가에서 독특한 체를 이룩하였는데, 그것을 봉록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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