舟游西湖[주유서호] 金履坤[김이곤]
서호에 배를 띄우고
積雨初收巴陵郭[적우초수파릉곽] : 오랜 비 비로소 그쳐 성곽 언덕 기어오르니
江日澄鮮江水綠[강일징성강수록] : 강의 햇살은 맑고 고우며 강 물은 푸르구나.
村南老叟來相待[촌남로수래상대] : 시골 남쪽 늙은 남자 대접하려 서로 부르고
官舫晩艤倉樓側[관방만의창루측] : 관아의 배는 저물어 선창 망루 곁에 대었네.
泛泛中流絲管發[범범중류사관발] : 중류에 멋대로 떠 거문고와 피리 소리내고
烟濤百里望何極[연도백리망하극] : 안개 물결 백 리에 잠시 북극성을 바라보네.
蒼槐陰深逋老邨[창괴음심보로촌] : 무성한 느티나무 그늘 짙어 시골 노인 잡고
半月墟傳古相宅[반월허전고상택] : 반달 퍼지는 언덕에 집터 본지 오래되었네.
長灘西下更渺然[장탄서하갱묘연] : 긴 여울 서쪽으로 내려가며 더욱 묘연하고
蚕頭倒影千丈碧[잠두도영천장벽] : 누에 머리 거꾸로 된 그림자 천 길로 푸르네.
狠石盤互魚龍窟[한석상호어룡굴] : 거센 돌 서로 섞이어 물고기와 용의 굴이고
樛枝隱約鵂鶹壁[휴지은약휴류벽] : 휘어진 가지는 멈춰 숨은 부엉이가 지키네.
山川幾閱華使游[산천기열화사유] : 자주 산천에 들어가 호화롭게 놀며 따르니
父老猶傳滿江曲[부로유전만강곡] : 어르신들 오히려 강 노래를 가득히 전하네.
翠軒三洲極汗漫[취헌삼주극한만] : 푸른 난간에 세 섬은 질펀하게 아득히 멀고
我亦扁舟溯遺跡[아역편주삭유적] : 나 또한 작은 배로 남은 자취 거슬러오르네.
文章一代仰高名[문장일대앙고명] : 문장은 한 세상에 높은 이름을 의지했지만
人生百年如過客[인생백년여과객] : 인생 일백 년이 지나가는 나그네와 같구나.
雲空水逝寧須問[운공수서녕수문] : 하늘의 구름 달리는 강물 어찌 찾아 물을까
有酒盈樽且堪樂[유주영준차감락] : 넉넉한 술 술통 가득 또한 즐거움 참아내네.
沿洄上下不可窮[연회상하불가궁] : 물길을 따라 오르내리니 가히 궁하지 않고
鳴櫓長浦日已夕[명로장포일이석] : 노 소리내는 긴 물가에 해는 이미 저물었네.
驚禽磔磔雲沙濶[경금체체운묘활] : 놀란 새들 짹짹거리며 넓은 물가 멀어지고
遠烟澹澹洲渚白[연원담담주저백] : 먼 안개에 물결 넘실넘실 물가는 깨끗하네.
江光暝色紛蕩薄[강광명색분탕박] : 강의 색 어두워지니 엷은 빛 쓸어 섞이어
長歌短唱意自適[장가단창의자적] : 긴 노래 짧게 부르니 뜻은 절로 마땅하네.
請君莫輕此日游[청군막경차일유] : 그대를 청한 오늘의 여행은 가볍지 않으니
歸到城南應相憶[귀도성남응상억] : 성남에 돌아가더라도 서로 응당 생각하게.
積雨[적우] : 오랫동아 오는 비, 쌓이고 쌓이 오랜 근심.
官舫[관방] : 관아의 선박.
絲管[세관] : 거문과와 피리.
渺然[묘연] : 아득히 멂, 멀리 넓고 아득함.
蚕頭[잠두] : 누에머리, 누에머리처럼 생긴 봉우리.
隱約[은약] : 분명하지 않다, 희미하다, 은은하다.
汗漫[한만] : 탐탁하지않고 등한히 함, 광대무변한 세계,
물이 질펀하게 아득히 넓은 모양, 공하한 모양.
磔磔[책책] : 짹짹.
暝色[명색] : 해질 무렵의 어둑한 빛, 그런 경치.
鳳麓集卷之一[봉록집1권] 詩[시]
金履坤[김이곤, 1712-1774] : 자는 厚哉[후재], 호는 鳳麓[봉록]
영조 때의 문신, 학자. 동궁시직, 신계현령 역임.
1762년(영조 38) 사도세자가 화를 입자 궐내로 달려가 통곡한 죄로 파직되었다.
시가 ·독서로 소일하다가, 1774년 신계현령이 제수되었다.
시가에서 독특한 체를 이룩하였는데, 그것을 봉록체라고 한다.
'한시 여름' 카테고리의 다른 글
兩樂堂八景[양요당팔경]-4 (6) | 2024.10.20 |
---|---|
兩樂堂八景[양요당팔경]-3 (4) | 2024.10.06 |
兩樂堂八景[양요당팔경]-2 (6) | 2024.09.30 |
夜望[야망] (5) | 2024.09.25 |
夏日南亭懷辛大[하일남정회신대] (4) | 2024.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