聽天鷄[청천계]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하늘 닭 소리를 듣고.
東海何所有[동해하소유] : 동쪽 바다에는 무었이 있는가
蟠桃三千里[반도삼천리] : 반도 복숭아가 삼천리에 있다네.
枝葉相扶疏[지엽상부소] : 가지와 잎들은 서로 도와 성글고
邈與扶桑峙[막여부상치] : 부상나무 언덕에 멀리 함께하네.
天鷄栖其巓[천계서기전] : 하늘의 닭은 그 산마루에 깃들어
喔喔鳴杲日[악악명과일] : 해가 밝아져 오면 꼬끼오 운다네.
一唱衆鷄應[일창중계응] : 한 번 부르자 뭇 닭들이 응하고
六合皆昭晢[육합개조절] : 천지 사방에 모두 밝게 비추네.
孜孜善惡間[자자성악간] : 선과 악 사이에 부지런히 힘쓰며
人事紛如髮[인사분여발] : 사람 일이 머리털 같이 어지럽네.
我聽爾之聲[아청이지성] : 네가 소리치기에 나는 들으면서
起舞喜跳𧿳[기무희도불] : 일어나 춤추고 기뻐 띄며 달리네.
功名一醯雞[공명일혜계] : 공적과 명예 하나의 초파리 같고
萬物皆一指[만물개일지] : 세상 모든 것 모두 손가락 하나네.
聞汝且自省[문여차자성] : 네 소리 듣고 또한 스스로 깨달아
飭身修福履[신칙수복리] : 몸을 삼가하여 복록을 닦으리라.
天鷄[천계] : 천왕(옥황상제)가 있는 자미원에 있는 하늘 닭.
蟠桃[반도] : 삼천 년만에 한 번 열매가 열린다는 仙桃[선도],
東海[동해] 속에 度朔山[도삭산]이라는 산이 있는데
그 꼭대기에는 거대힌 복숭아 나무가 삼천리에 서려있다
[東海中有山焉, 名曰度索, 上有大桃樹, 屈蟠三千里] 山海經[산해경].
六合[육합] : 천지와 사방.
醯雞[혜계] : 식초 병이나 술 항아리에 생기는 초파리, 무지몽매한 인간.
福履[복리] : 福祿[복록], 행복, 번영.
梅梅月堂詩集卷之十[매월당시집권지십] 詩○遊關東錄[시 유관동록] 1583년
金時習[김시습 : 1435-14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