庭草[정초] 金時習[김시습]
뜰의 풀.
庭草毿毿夏日長[정초삼삼하일장] : 뜰의 잡초들 긴 여름 날에 길고 길게 자라고
高低簷影過東墻[고저첨영과동장] : 높고 낮은 처마의 그림자 동쪽 담장을 지나네.
酒因多病經旬止[주인병다경순지] : 술로 인한 병이 늘어나 열흘을 금하고 지내다
書値窮愁累帙藏[서치궁수루질장] : 궁핍한 시름의 편지를 만나 불경 책을 묶었네.
蘇晉逃禪齋綉佛[소진도선제수불] : 소진은 좌선을 피해 수놓은 부처께 재계하고
管寧浮海坐藜床[관영부해좌여상] : 관영은 명아주 평상에 앉았서 바다에 떠있네.
放曠謹敕俱埋沒[방광근칙구매몰] : 거리낌 없는 언행 경계하며 모두 땅에다 묻고
鬼錄空留紙半張[귀록공류지반장] : 헛되이 머무는 귀신 명부를 종이 반에 베푸네.
毿毿[삼삼] : 털이 긴 모양, 버들가지 같은 것이 가늘고 길게 늘어진 모양.
窮愁[궁수] : 궁핍을 겪는 근심.
蘇晉[소진] : 수놓은 불상앞에서 오랫동안 정진하다가도 걸핏하면 술을 마시고 선을 멀리함.
벼슬은 戶部侍郞[호부시랑]. 문장가. 734년 사망. 수놓은 불상을 모셔 놓고
"이 부처는 곡차를 좋아하니 내 마음에 든다"고 농을 했다고 함.
管寧[관영] : 중국 삼국 때의 高士[고사]. 魏[위] 나라 사람으로 黃巾賊[황건적]의 난리를 만나
요동으로 피난하여 항상 검은 모자에 굵은 베옷을 입고 隱居[은거].
55년 간 나무로 만든 榻牀[탑상]에 앉아서, 단정한 자세를 잃은 적이 없어,
榻上當膝皆穿[탑상당슬개천] : 무릎 닿는 곳에 모두 구멍이 뚫렸다고 한다.
高士傳[고사전]管寧 條[관영 조]
放曠[방광] : 言行에 거리낌이 없음.
謹敕[근칙] : 삼가하여 스스로 警戒[경계]함.
鬼錄[귀록] : 鬼神[귀신] 명부의 기록.
梅月堂詩集卷之五[매월당시집5권] 詩[시] 花草[화초]
1583년 간행본 한국고전번역원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1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