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神僧藁俵(신승고표)

돌지둥[宋錫周] 2022. 9. 12. 08:10

神僧藁俵[신승고표] 

신령스런 스님의 가마니

 

村中一寡[촌중일과]

女食貧獨居[여식독거]

久守貞節故[구수정절고] 

名聞傳於遠近[명문전어원근].

 

시골 마을에 한 과부가

가난하게 홀로 살고 있었는데, 

그 여인은 오랫동안

정절을 지켰기 때문에, 

이름이 원근에 전하여졌었다.

 

 

 一日日已黃昏[일일일이황혼]

 一老僧[일로승] 

負鉢囊携錫杖[부발낭휴석장] 

來叩柴扉[래고시비]

請泊一夜[청박일야]

 

 하루는 날이 이미 저물었는데, 

한 노승이

바랑을 지고 지팡이를 들고

와서 싸릿문을 두드리며

하룻밤을 자고 가기를 청하니

 

 

寡女出而言曰[과녀출이언왈] 

"貧家無男子[빈가무남자] 

我獨居一間房矣[아독거일간방의] 

其勢難處[기세난처." 

曰[승왈]

"日已昏黑[일이혼흑]

外無人家[외무인가] 

以慈悲之心[이자비지심] 

以賜一泊[이사일박] 

則惠莫大焉[즉혜막대언]." 

不得已許之後[부득이허지후]

 

과부가 나가서 말하기를

"가난한 집에 남자는 없고 

저 홀로 방 한 칸에 살고 있어

형세 실로 난처합니다."하니, 

스님이 말하기를,

"날은 이미 저물어 어둡고

밖에 인가가 없으니, 

자비스런 마음으로 

하룻밤을 허락하신다면

그 은혜가 실로 크겠습니다."하여, 

부득이 허락한 후에,

 

 

以麥飯菜羹[이맥반채갱] 

精潔供進[정결공진] 

僧飢餘飽喫後[승기여포끽후] 

臥於暖堗之下[와어난돌지하] 

主女不解衣裳[주녀불해의상] 

臥於房上[이와어방상]. 

 

보리밥과 채소국을

깨끗이 하여 바치니

스님이 주린 끝에 배부르게 먹은 후

따뜻한 온돌 아랫목에 눕고

여자 주인은 의상을 벗지 않고, 

방 윗목에 누웠다. 

 

 

彼此難寢也[피차난침야] 

僧睡熟中[승수숙중] 

以脚伸掛於主女之脚上

[이각신괘어주녀지각상]

 

서로가 잠자리에 불편하여

잠들기 어려웠는데

스님이 깊이 잠이 들어

다리를 펴서 여주인의

다리 위에 올려놓으니

 

 

女以兩手[여이양수] 

恭謹下捨,[공근하사]

少焉又伸其手[소언우신기수] 

掛置於女主之胸上

[괘치어여주지흉상] 

則女又以兩手[즉녀우이량수]

恭謹下捨[공근하사].

以困睡中如是也[이곤수중여시야]

 

여자가 양손으로

공손히 내려놓았는데 

조금 있으니 또 손을 펴서

여주인의 가슴위에 올려놓으니 

여자가 또 양손으로

공손하게 내려놓았다. 

잠이 너무 곤하여

이러는 것이라 생각했다. 

 

 

抵曉早起炊飯[저효조기취반] 

淡泊進供[담박진공].

 

새벽이 되자

일찍 일어나 밥을 지어

담백한 아침을 드렸다.

 

僧食後[승식후] 

請藁草數束[청고초수속] 

而編一俵與之曰[이편일표여지왈]

 "多蒙厚待[다몽후대] 

玆以禮謝[자이례사]" 

拂袖而去[불수이거]

不知所向[부지소향]. 

 

스님은 밥을 먹은 후 

볏짚 몇 단을 달라고 하여, 

가마니를 짜서 주며 말하기를,

"후한 대접을 많이 받았으므로

이것으로 사례를 하는 것이요."하며, 

소매를 떨치고 가니

그 간 곳을 알지 못했다.

 

 

 

女見其俵內[여견기표내]

則異哉[즉이재] 

白米滿俵故[백미만표고]. 

移入櫃內後[이입궤내후] 

回看則又滿其俵[회간즉우만기표] 

無時不滿[무시불만].

 

여자가 그 가마니 속을 보니

이상하게도 

흰쌀이 가마니에 가득하였다. 

쌀을 상자 속에 옮겨 넣은 후

돌아와 다시 보니

또 그 가마니 속에 가득하여

언제나

가득 차 있지 않을 때가 없었다.

 

 

自此忽成巨富[자차홀성거부] 

隣村有多慾之寡婦一人

[인촌유다욕지과부일인]

聞此事[문차사]

自欲爲僧宿後[자욕위승숙후]

如此苦待僧來[야차의고대승래].

 

이로부터

갑자기 큰 부자가 되었는데

이웃 마을에 욕심이 많은

과부 한 사람이 

이 소문을 듣고는 스스로

스님이 자고 가게 한 후에 

이와 같이 되리라 생각하고는 

스님이 오기를 고대하였다. 

 

 

 一日夕陽[일일석양] 

老僧亦至請一泊[노승역지청일박] 

寡女聞而卽許[과녀문이즉허],

 

하루는 석양무렵에

노승이 와서

루밤 자기를 청하거늘

과부는 그 말을 듣고

즉시 허락하고는

 

 

進夕飯後[진석반후] 

共寢一房[공침일방] 

女假眠而先以自脚

[여가면이선이자각]

掛僧之腹上[괘승지복상] 

則僧以手靜而下捨.

[즉승이수정이하사]

女以手掛於僧之胸上

[여이수괘어승지흉상]

則僧亦如之[즉승역여지]

早朝女起炊供飯[조조여기취공반]

 

저녁밥을 대접한 후

함께 한 방에서 자는데

여인이 거짓으로 자는 체 하면서

먼저 자기 다리를 

스님의 배 위에 걸치니 

스님이 두 손으로

조용히 내려놓았다. 

여인이 손을

스님의 가슴 위에 올려놓으니

스님이 또 전과 같이 하였는데 

여인이 아침 일찍 일어나

밥을 지어 드리니

 

 

僧臨發果請藁[승임발과청고]

女大喜而持藁草來

[여대희지고초래] 

僧亦編一俵與之[승역편일표여지]

告別而去[고별이거]. 

女細見其俵則[여세견기표즉]

怪哉陽物滿俵[괴재양물만표] 

女不堪驚惧[여불감경구] 

以釜蓋掩之[이부개엄지] 

釜中亦滿故[부중역만고]

女氣如狂人[여기여광인].

 

스님이 출발에 임하여

과연 짚을 달라고 하자

여인이 크게 기뻐하며

볏짚을 가져오자

스님이 역시 가마니 하나를

엮어 주고는 떠나갔다. 

여인이 그 가마니를 자세히 보니

괴상하게도 남자의 양물이

가마니 가득 있는지라

여인이 놀랍고 두려워

견딜 수 없어 

솥뚜겅으로 덮으니

솥 가운데 가득하여

여인은 미칠 지경이 되었다.

 

 

抛棄井戶[포기정호] 

則陽物濕水膨井[즉양물습수팽정] 

而跳飛亂躍[이도비란약] 

編滿家中[편만가중]. 

女悔其過慾[여회기과욕] 

覺神僧之爲戒焉[각신승지위계언].

 

그래서 그것을

우물 속에 던져버렸는데 

양물이 물이 불어서

우물에 가득하더니 

양물이 어지러이 날뛰며

온 집안에 가득하였다. 

여인은 자신의

지나친 욕심을 후회하고 

신령스런 스님의

경계하심을 깨달았다.

'고금소총' 카테고리의 다른 글

撤訟落梯[철송낙제]  (1) 2022.09.29
鬼棒變怪[귀봉변괴]  (1) 2022.09.22
陽物有垢(양물유구)  (1) 2022.09.08
稱醫取膿[칭의취농]  (0) 2022.03.27
鼠入其穴[서입기혈]  (0) 2022.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