甜菜[첨채]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달콤한 나물[사탕무]
甜菜滿沮洳[첨채만저여] : 사탕무우 물에 젖게 가득 담그니
綠莖大如股[녹경대여고] : 푸른 줄기가 정강이 처럼 크구나.
春風雨露均[춘풍우로균] : 봄 바람에 비와 이슬도 고르고
百草含滋煦[백초함자후] : 온갖 초목 꽃피워 자라게 은혜를 베푸네.
奈何山中人[내하산중인] : 어찌하다가 산 속의 사람이
逢春年又老[봉춘년우노] : 봄을 맞으니 나이는 또 늙는구나.
老大不足道[노대부족도] : 심하게 늙으니 깨달음 만족하지 못하고
恨不收功早[한불수공조] : 뉘우치지 않고 서둘러 공을 거두려하네.
朝負巖上薪[조부암상신] : 아침나절엔 언덕 위에 섶을 지고
暮鋤庭前草[모서정전초] : 저녁나절엔 뜰 앞의 잡초를 매네.
短歌臥蓬廬[단가와봉려] : 봉래산 오두막에 누워 짧은 노래 지으니
我生何潦倒[아생하료도] : 나의 삶이 어찌 초라하다 하리오.
山僮報我起[산동보아기] : 절의 아이 나에게 일어나길 알리니
美茹已爛熟[미여이란숙] : 이미 문드러지게 익어 연하고 맛이 좋구나.
淡味愈勵操[담미유려조] : 담담한 맛이 뛰어나 잡고 권하니
一飽萬事足[일포만사족] : 하나로도 배불러 만사에 만족하네.
梅月堂詩集卷之六[매월당시집6권] 詩○菜[시 채] 1583년 간행본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