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次韻克己見贈三首1[차운극기견증삼수] 許琛[허침]

돌지둥[宋錫周] 2015. 2. 20. 09:16

 

    次韻克己見贈三首[차운극기견증3수]  許琛[허침]
      극기 시의 운을 빌려

 

   其 一
世常無策[섭세상무책] : 세상 살아가기에 항상 계책이 없어
塵機歲月深[진기세월심] : 먼지 앉은 베틀에 세월만 깊어가네.
家貧身易老[가빈신이로] : 집은 가난하고 몸은 쉬이 늙으니
愁重酒難禁[수중주난금] : 시름이 무거워 술 끊기 어렵구려.....

 

落寞憐吾道[낙막련오도] : 쓸쓸한 나의 인생길이 가련하여
依違惜壯心[의위석장심] : 우물쭈물하다가 장년의 마음만 가련하고.
唾壺頻醉擊[타호빈취격] : 빈번히 타구를 취해 두드리니
猿鳥駭狂吟[원조해광음] : 원숭이와 새들도 놀란듯 어리석음을 탄식하네.

 

許琛[허침 : 1444-1505년] 자는 獻之[헌지], 호는 頤軒[이헌]

 

  其 二

束閣知無用[속각지무용] : 관서에 매여 쓰일 곳이 없음을 알고
希賢歎不如[희현탄불여] : 어질기를 바라나 그리되지 못함을 한탄하네.
徒將三寸舌[도장삼촌설] : 오히려 홀로 세 치 되는 혀를 가지고
猶誦五車書[유송오거서] : 다만 다섯 수레의 책을 읽었다네.

 

身世龍種極[신세용종극] : 한평생을 몸소 왕족처럼 엄하게 다스리고
親朋記憶疎[친붕기억소] : 친한 벗들은 기억에서 조차 멀리하였네.
向來生事拙[향래생사졸] : 지금까지 살아온 일들이 옹졸하여
消瘦坐淸虛[소수좌청허] : 청허하게 물러나 오똑히 앉아 있네.

淸虛[청허] : 마음이 맑고 잡된 생각이 없어 깨끗함.

 

其 三

世事看來熟[세사간래숙] : 세상 일 곰곰히 살펴보며 돌아오니
碁翻局局新[기번국국신] : 바둑은  판판이 변하며 새롭구나.
休誇印如斗[휴과인여투] : 당연히 벼슬을 다툼에 자랑하지 말지니
自笑甑生塵[자소증생진] : 시루에서 먼지 남에 스스로 웃는다오.


几案留三友[궤안류삼우] : 책상과 안석엔 항상 세 친구가 머물고
林蔬當八珍[임소당팔진] : 수풀 속 나물은 팔진미보다 낫구나
好觀齊物論[호관제물론] : 즐겨 제물론을 읽어 보지만
誰識贋耶眞[수식안야진] : 가짜인지 진짜인지 그 누가 알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