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皐八詠[동고팔영] 8 篠叢 洪裕孫[소총 홍유손]
博山燒香[박산소향]
박산에 향을 태우다.
閉戶草詩晝如年[폐호초시주여년] : 문을 닫고 엉성하게 읊으려니 때는 한 낮 같은데
竹簾風定薄陰籠[죽렴풍정박을롱] : 바람 그친 대나무 주렴에 덮힌 그늘 야박하구나.
雕鐫金猊上小卓[조전금예상소탁] : 금 빛의 사자를 아로새긴 조그만 탁자 넉넉하여
一朶仙峯揷海中[일타선봉삽해중] : 잠시 흔들며 신선 봉우리를 바다 가운데 꽂았네.
兩條碧煙細屈曲[양조벽연세굴곡] : 두 가닥 푸른 연기가 이리 저리 가늘게 꺾이고
蛛絲閣風映日色[주사각풍영일색] : 바람을 버티던 거미 줄에 태양의 빛이 비추네.
暗聞頓覺鼻觀浮[암문둔각비관부] : 어둠 속에 코구멍 지나치는걸 문득 깨달으니
籟籟妙聲勝薝蔔[뇌뢰묘성승담복] : 퉁소 소리에 신묘하게 읊으니 치자꽃 뛰어나네.
東皐[동고] : 韓景琦[한경기,1472-1529]의 호, 다른 호는 香雪堂[향설당]
할아버지 韓明澮[한명회]의 행적을 수치스럽게 여겨
요직을 회피하고 한직에만 머묾.
南孝溫[남효온]·洪裕孫[홍유손] 등과 어울려 시를 읊었으며,
竹林七賢[죽림칠현]의 한 사람
아차산 아래 농막을 두고 호를 동고라 하였다.
博山[박산] : 바다 가운데 신선이 산다는 산.
博山爐[박산로] : 박산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동제 향로로,
축부가 있고 밑은 접시 모양이며 위는 산 모양
雕鐫[조전] : 彫刻[조각], 애써 수식하는 文辭[문사, 문장에 드러낸 말]의 비유.
金猊[금예] : 狻猊[산예], 용의 아홉번째 아들, 불과연기를 좋아해 향로에 새김.
頓覺[둔각] : 갑자기 깨달음.
薝蔔[담복] : 치자나무 꽃.
附[부] 부침
南秋江次題[남추강차제] 추강 남효온이 다음에 짓다.
長安市上鋪腥膻[장안시상포성전] : 장안 저자 위에는 비리고 누린내 퍼지며
穢我鼻孔二十年[예아비공이십년] : 나의 코 구멍을 더럽히니 이십 년이구나.
空齋此日養玄牝[공재차일양현빈] : 텅 빈 집에서 이 날 오묘한 암컷 기르면서
一炷最宜聞香煙[일지최의문향연] : 한 자루로 가장 마땅히 향 연기 깨우치네.
人間險心萬仞峙[인간험심만인치] : 사람 세상 험한 마음 만길 높이 우뚝 솟고
百年虛名顙有泚[백년허명상유체] : 백년의 헛된 명성에 이마에 땀 만 많구나.
西風酒醒博山瞑[서풍주성박산명] : 서쪽 바람에 술이 깨며 박산이 어둡지만
靈臺泂泂照秋水[영대형형조추수] : 맑고 깊은 신령한 대 가을 강물 비추네.
玄牝[현빈] : 道家[도가]에서, 思惟[사유]의 활동을 하는 腦髓[뇌수]를 이르는 말.
만물을 생장시키는 근원인 도, 노자가 " 골짜기의 신은 죽지 않으니 이것을
‘玄牝[현빈, 현묘한 암컷]'이라 한다. 현빈의 문을 천지의 근원이라 한다."
老子 6章[노자 6장]
篠䕺遺稿[소총유고]下[하] / 詩[시]
洪裕孫[홍유손, 1431-1529] : 자는 餘慶[여경], 호는 篠叢[소총], 狂眞子[광진자].
조선 전기의 시인. 세조가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자 세속적인 영화를 버리고
노자와 장자를 논하며 술과 시로 세월을 보내 청담파로 불렸다.
연산군 때(4년, 1498년 9월) 김종직의 제자였다는 이유로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제주도에 관노로 끌려 갔다가 중종 반정으로 풀려 남.
풀이가 원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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