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雪[대설] 杜甫[두보]
눈을 마주하여
戰哭多新鬼[전곡다신귀] : 전쟁의 곡소리에 새로운 귀신 많아지고
愁吟獨老翁[수음독로옹] : 시름겹게 읊노니 늙은 노인만 외롭구나.
亂雲低薄暮[난운저박모] : 어지러운 구름 어두워지며 낮아지더니
急雪舞回風[급설무회풍] : 갑자기 눈내리며 회오리 바람에 춤추네
瓢棄尊無綠[표기준무록] : 표주박 버림은 술통에 푸른빛 없음이오
爐存火似紅[노존화사홍] : 화로를 보존함은 붉은 불이 보여서라네.
數州消息斷[수주소식단] : 여러 고을과는 안부 기별도 끊어지리니
愁坐正書空[수좌정서공] : 시름겹게 앉아서 허공에 바르게 써보네.
薄暮[박모] : 황혼, 해질녁, 땅거미가 질 무렵,
해가 진 뒤로 껌껌해지기 전까지의 어둑어둑하여지는 어둠.
回風[회풍] : 회오리 바람.
書空[서공] : 咄咄書空[돌돌서공], 咄咄怪事[돌돌괴사 : 괴이쩍은 일],
뜻밖의 일에 놀라고 괴이하게 여기는 데에 비유한 말.
東晉[동진]의 은호는 穆帝[목제] 영화 2년(346) 벼슬에 나가
建武將軍[건무장군]과 揚州刺史[양주자사]가 되면서 사마욱의 심복이 되어
조정의 일에 참여해 환온의 세력에 저항하며 北伐[북벌]에 나섰지만
연전연패하여 강등되어 庶人[서인]이 되었다.
廢黜[폐출]되었으면서도 입으로 원망하는 말을 하지 않고
종일 허공에 돌돌괴사라는 네 글자만 쓰며 앉아 있었다.
晉書[진서] 殷浩傳[은호전].
원문출처 全唐詩[전당시] 224-59
이 시는 唐 肅宗[당 숙종]
至德 元载[지덕 원재 : 756년],
46세에 장안에 있을 때 지은 시입니다.
杜甫[두보]는 756년 여름,
숙종이 靈武[영무]에서
즉위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아내와 어린 자식들을 부주에 남겨두고
그곳으로 향하던 길에
安祿山[안록산]의 군대에게 포로가 되어
장안으로 압송되었는데,
다행히 그의 관직이 낮다는 이유로
구금되는 것은 면할 수 있었다.
안록산의 난으로 장안성은 황폐해 졌으며
가족과 헤어져 소식도 모른 채
술도 떨어지고 화롯불도 꺼져가는
궁핍한 생활을 하면서
가족과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허공에 전쟁에서 계속 지고 있는 것이
‘咄咄怪事[돌돌괴사]’이라고 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읊은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