八月初十日[팔월초십일] 李穡[이색]
8월 10일
深秋雲自變[심추운자변] : 깊은 가을이라 구름은 절로 변하고
老境氣彌豪[노경기미호] : 늘그막이라도 기는 더욱 호탕해지네.
夜冷狸奴近[야랭리노근] : 밤이 썰렁하니 고양이는 가까워지고
天晴燕子高[천청연자고] : 하늘이 맑으니 제비는 높이 나는구나.
炎涼分有界[염량분유계] : 덥고 서늘함 경계가 분명히 있지만
法令細如毛[법령세여모] : 법령은 흡사 터럭처럼 까다롭구나.
祗恐堅氷至[지공견빙지] : 다만 굳은 얼음이 이를까 두려워
私心戒一毫[사심계일호] : 털끝만 한 사심도 경계할 뿐이라네.
法令[법령] : 형벌을 맡은 司法官[사법관]이 周代[주대] 六官[육관] 중의 秋官[추관]에 소속되었으므로,
전하여 더운 여름이 가고 쌀쌀한 가을철이 되었음을 의미.
氷至[빙지] : 周易[주역] 坤卦[곤괘] 初六[초육]에
"初六[초륙] 履霜堅氷至[이상견빙지] : 초육에 서리를 밟으면 굳은 얼음이 이르나니라."를 인용,
곧 서리가 오고 나면 곧 얼음이 얼게 되듯이, 小人[소인]이 처음에는 아무리 미약할지라도
점차 치성하는 데 이르게 되므로, 처음부터 그를 경계해야 한다는 뜻을 말한 것이다.
牧隱詩藁卷之十九[목은시고 제19권] 詩[시]
李穡[이색, 1328-1396] : 자는 穎叔[영숙], 호는 牧隱[목은].
고려후기 대사성, 정당문학, 판삼사사 등을 역임한 관리. 문신, 학자.
圃隱[포은] 鄭夢周[정몽주], 冶隱[야은] 吉再[길재], 陶隱[도은] 李崇仁[이숭인]이 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