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時習[김시습] 98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14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14   金時習[김시습]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我材似拆襪絲長[아재사탁말선장] : 나의 재능은 긴 버선 실이 터진 것 같아醉訴天公呈我狂[취소천공정아광] : 천공께 취해 호소하며 나의 광기 드리네. 樗散十年多濩落[저산십년다확락] : 쓸모 없었던 십년에 텅 빈 것만 늘어나고蝸廬一世正荒涼[와려일세정황량] : 한 평생 초라한 집 황량해도 순일하였네.眠依苦竹疏疏影[면의고죽소소영] : 기대어 쉬는 참 대나무 그림자 성글고吟對愁蛩喞喞腸[음대수공즉즉장] : 마주 읊는 귀뚜리 시름 마음 소리내네.莫謂此身空老大[막위차신공로대] : 이 몸 헛되이 늙어 권위있다 이르지 마오姓名應播考槃陽[성명응파고반양] : 성명은 응당 맑게 은거하는 집에 퍼트리네. 箕叟[기수] : 늙은이, 箕山叟[기산수], 기산의 ..

매월당 김시습 2024.08.27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13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13   金時習[김시습]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白髮緣愁只麽長[백발연수지마장] : 흰 머리털로 인한 근심은 다만 가늘고 긴데浮生冉冉似風狂[부생염염사풍광] : 느리게 가는 덧 없는 인생 미친 바람 같구나.莫思身外功名惱[막사신외공명뇌] : 몸 밖의 공명과 괴로움은 생각하지 말게나且博樽前笑語涼[차박준전소어량] : 또한 큰 술통 앞의 우수운 이야기 쓸쓸하네.苦節壁中多蠹簡[고절벽중다두간] : 굳은 절개는 벽 가운데 좀먹은 책들만 많고壯心床上有魚腸[장심상상유어장] : 평상 위 훌륭한 뜻 물고기 창자에 넉넉하네.年來百慮成灰冷[연래백려성회랭] : 여러 해 전부터 온갖 생각은 식은 재 이루니猶向茅簷背曝陽[유향모천배포양] : 오히려 띠집 처마에 나아가 등에 볕을 쪼이리. 箕叟[기수] : 늙은이,..

매월당 김시습 2024.08.22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12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12    金時習[김시습]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月白東林秋夜長[월백동림추야장] : 달빛이 깨끗한 동쪽 숲에 가을 밤은 길기만한데放吟孤嘯大疏狂[방음고소대소광] : 크게 읊다 홀로 읊조리며 사납고 거칠게 뽐내네.金風萬里蒹葭老[금풍만리겸하로] : 만 리의 가을 바람에 갈대와 물억새 쇠약해지고玉露一天星斗涼[옥로일천성두량] : 온 하늘의 깨끗한 이슬에 별들마저 서늘하구나.已許雲霞藏老拙[이허운하장로졸] : 이미 맡긴 구름과 노을에 늙고 옹졸함을 감추고更將泉石洗肝腸[경장천석세간장] : 문득 샘과 돌에 번갈아 간과 창자를 씻어내네.西軒徙倚多情況[서헌사의다정황] : 서쪽 난간에 옮겨 기대니 딱한 상황만 늘어나閑聽長空雁向陽[한청장공안향양] : 한가히 높은 하늘 향해 드러낸 기러기 소리 듣네. ..

매월당 김시습 2024.08.18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11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11    金時習[김시습]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占得靑山拙用長[점듣청산졸용장] : 푸른 산 차지해 얻었으나 항상 쓸모 없이 쓰고老來無復少年狂[노래무복소년광] : 늘그막엔 진취적인 소년으로 되돌릴 수 없구나. 遙天孤雁水雲遠[요천고안수운원] : 아득한 하늘에 외로운 기러기는 멀어져 떠돌고落日半山風露涼[낙일반산풍로량] : 산 가운데에 지는 해에 바람과 이슬 서늘하구나.妙札數行排我悶[묘찰수행배아민] : 오묘한 편지 두 서너 줄에 나의 번민 물리치고新詩一首滌人腸[신시일수척일장] : 새로지은 시 한 수로써 사람의 마음 씻어내네.似公才略淸班少[사공재략청반소] : 공과 같은 재략으로 젊어서 청반에 올랐으니更勖葵心向大陽[경욱규심향대양] : 해바라기 마음 더욱 힘써 큰 태양을 향하시길.  箕叟..

매월당 김시습 2024.08.15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10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10    金時習[김시습]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簪笏朝天玉漏長[잠홀조천옥루장] : 잠을 꼿고 홀 들고 입궐해 물시계로 나아가니蘇公納諫復生狂[소공납간부생광] : 충고 받아들인 소공께서 황급하게 부활했구나.醉眠瀛島春風暖[취면영도춘풍난] : 영도에 술이 취해 잠드니 봄 바람은 따뜻하고侍宴披香宮錦涼[시연파향궁금량] : 내실에 모시어 향기 헤치니 궁전 비단 서늘하네.闕下初宣堯雨露[궐하초선요우로] : 대궐 아래 처음 베푸는 요 임금의 비와 이슬馬前立吐錦心腸[마전입토금심장] : 말 앞에 서서 드러낸 비단같은 마음과 시문들.鵬程一擧扶搖遠[붕정일거부요정] : 붕새가 갈 길 한 번 거동해 멀리힘차게 일어나니利見龍飛九五陽[이견룡비구오양] : 이견대인에 용이 나르니 제왕의 태양이로구나. 箕叟[기수..

매월당 김시습 2024.08.11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9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9    金時習[김시습]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喜公文武兩優長[희공문무량우장] : 희공께서는 문인 무인 둘다 넉넉하고 우수했기에公退委蛇醉不狂[공퇴위사취불광] : 공이 물러나 구불구불하나 취하여 미치지 않았네.數點殘棋分楚漢[수점잔기분초한] : 몇 점 두다 남은 장기 초나라와 한나라를 나누니一聲長笛弄伊涼[일성장적롱이량] : 긴 피리 한 소리 이주와 양주의 악곡을 희롱하네.曾嘗御手調羹味[증상어수조갱미] : 손을 다스려 일찍 맛을 보니 국의 맛은 조화롭고不慣腐儒湯餠腸[불관부유탕병장] : 익숙치 못한 완고한 선비 마음으로 떡을 끓이네.看語明時交際幸[간어명세교제행] : 평화스런 세상에 교제함 다행이다 말하고 보니樹功須似郭汾陽 [수공수사곽분양] : 나무같은 공을 세움에 모름지기 곽분양 같구..

매월당 김시습 2024.08.07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8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8    金時習[김시습]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塵飛紫陌九街長[진비자맥구가장] : 티끌 날리는 도성 거리 큰 거리로 나아가니 遭遇淸時喜轉狂[조우청시희전광] : 태평한 시대 서로 만나니 즐겁게 미쳐 맴도네.暮退玉堂星錯落[모퇴옥당성조락] : 저물어 물러난 옥당에는 별이 떨어져 섞이고朝趨金殿日蒼涼[조추금전일창량] : 아침에 달려간 금빛 전당엔 햇살이 처량하네.臧宮壯氣伊吾志[장궁장기이오지] : 장궁의 장한 기운 이에 나의 뜻한 바가 돠고衛綰忠誠醇謹腸[위관충성순근양] : 위관의 충성심은 마음으로 도탑게 공경하였네.從此西樞宣聖化[종차서추선성화] : 이로부터 서추로서 성인의 덕화를 베풀었으니孔明終不臥南陽[공명종불와남양] : 제갈 공명은 마침내 남양에서 누워보지 못했네.  箕叟[기수] : 늙..

매월당 김시습 2024.08.03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7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7    金時習[김시습]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少年書劍引杯長[소년서검인배장] : 어린 나이엔 학문과 무예에 항상 술잔을땡기다大隱東峯老更狂[대은동봉로갱광] : 동쪽 봉우리에 깨달은 은자 더욱 미쳐 늙어가네.雲雨世情同蘧栩[운우세정동거허] : 구름과 비 세상 물정에 놀라 황홀하게 함께하며風波宦海幾炎涼[풍파환해기염량] : 험한 벼슬길 풍파에 세력의 성함과 쇠함 살피네.封侯李將非凡骨[봉후이장비범골] : 제후에 봉해진 이광 장수 평범한 사람 아니었고劇飮周生有別腸[극음주생유별장] : 지나치게 술을 마신 주생은 창자가 따로 있었네.遙想公如晉山簡[요상공여진산간] : 멀리 생각해보니 진 나라의 산간 공과 같은지라風流日日醉高陽[풍류일일취고양] : 멋스럽고 풍치있게 날마다 고양에서 취하였다네. 箕..

매월당 김시습 2024.07.30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6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6    金時習[김시습]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頗覺閑中歲月長[파각한중세월장] : 자못 한가한 중에 세월이 더함을 깨닫고鳳歌聊和接輿狂[봉가료화접여관] : 봉새 노래로 에오라지 미친 접여 화답했네.家僮謫我營生薄[가동적아영생박] : 집의 아이 나의 박한 삶을 영위함 꾸짖고過客嗔余談笑涼[과객진여담소량] : 지나는 손님 나의 담소 쓸쓸함에 책망하네.徑有松篁醒俗耳[경유송황성속이] : 솔과 대숲에 지름길 있어 속된 귀 깨우치고樽無醽醁惱愁腸[준무령록뇌수장] : 술통에 좋은 술 없어 마음 시름이 괴롭히네.邇來風味多寒苦[이래풍미다한고] : 요즈음 맛보는 바람은 춥고 괴로움만 많아疑是前身孟溧陽[의시전신맹률양] : 무릇 몸 앞에는 율얄현위 맹교를 의심하네. 箕叟[기수] : 늙은이, 箕山叟[기산수]..

매월당 김시습 2024.07.26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5

和箕叟韻[화기수운]  15수-5    金時習[김시습]기수의 운에 화답하다. 老去逢秋傷感長[노거봉추상감장] : 늙어 가니 가을 만나면 항상 생각 애태우고十年人事付詩狂[십년인사부시광] : 십 년의 사람들 일이 시에만 미쳐 의지하네.投閑却喜吟爲祟[투한각희음위수] : 한가히 보내면 도리어 기뻐 읊는 빌미 되고淸隱無心酒博涼[청은무심주박량] : 무심하게 한가히 숨으니 술 많아도 외롭구나.心字一條搖鵲尾[심자일조요작미] : 마음 心자 한 가지로 까치 꼬리 향로 흔들며月團千轄遶羊腸[월단천할요양장] : 둥근 달 밭두렁 다스려 꼬불꼬불한 길 두르네.平生只要詩名壯[평생지요시명장] : 평생에 오직 웅장한 시의 명예만 원했는데何必封侯得舞陽[하필봉후득무양] : 하필이면 꼭 제후에 봉해져 무양을 얻을까 箕叟[기수] : 늙은이, 箕山..

매월당 김시습 2024.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