種竹[종죽] 九首[9수]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대나무를 심으며
其一
和泥種得碧琅玕[화니종득벽랑간] : 약하고 순한 푸른 대나무 묘목을 얻어
移培瓷盆靠假山[이배자분고가산] : 질 그릇에 북돋아 옮겨 석가산에 의지하네.
不是與君同節操[불시여군동절조] : 그대와 더불어 절조를 함께함이 옳지 않아
此君風味等閑看[차군풍미등한간] : 대나무의 풍미를 대수롭지 않게 바라보네.
其二
小春天氣稍寒溫[소춘천기초한온] : 시월의 천기는 따뜻하다 갑자기 추워지니
移竹南隣養小軒[이죽남린양소헌] : 옮긴 대나무 이웃한 남쪽 작은 집에서 기르네.
問爾俗人能愛爾[문이속인능애이] : 속인이 너를 찾아 능히 너를 사랑하여도
澹然相對已忘言[담연상대이망언] : 담담히 서로 대하니 이미 말을 잊는구나.
其三
瘦碧含風節更剛[수벽함풍절갱강] : 푸른빛에 가늘어도 바람 견디어 절개 더욱 강하나
可憐委棄壞垣傍[가련위기괴연방] : 무너진 담장 곁에 버려 돌보지 않으니 가련하구나.
森森一徑無人掃[삼삼일경무인소] : 빽빽한 숲에 길 하나 쓰는 이도 없어
黃葉堆根蔓草荒[황엽퇴근만초황] : 밑둥에 쌓인 누런 잎들 풀과 덩굴을 덮었네.
其四
碧根曲曲帶枯菱[벽근곡곡대고릉] : 푸른 뿌리 굽이 굽이 시들은 마름을 띠고
稚筍尖尖已孕胎[치순첨첨이잉태] : 어린 죽순 뾰족 뾰족 이미 새싹을 품었네.
穿我莓苔渾不厭[천아매태혼불염] : 무성한 풀이끼 뚫으니 함부로 막지 못하고
蒨蔥引得鳳凰來[천총인득봉황래] : 푸르게 우거지니 봉황을 인도해 오리라.
其五
辛苦移居只爲君[신고이거지위군] : 단지 그대 위해 괴롭게 거처를 옮기니
風霜月夜揖淸芬[풍상월야읍청분] : 달 밤의 서릿 바람에 맑은 향기 모이네.
飜思蔣子開三徑[번사장자개삼경] : 장자는 뜻을 바꾸어 세개의 길을 열고
輸了高標眼有筋[수료고표안유근] : 높은 뜻 똑똑히 알리는 눈엔 힘이 있구나.
其六
凜凜淸威老更臞[늠름청위노경구] : 늠름하고 맑은 위엄 오래되어 작게 바뀌니
翛然風露翠相扶[유연풍로취상부] : 자유로운 바람과 이슬에 푸른빛 서로 돕네.
杜陵饒舌君知不[두릉요설군지부] : 두보의 너그러운 말 그대는 알지 못하나
曾道環圍十萬夫[증도환위십만부] : 이미 길을 십만의 장부가 둘러 쌌다하네.
其七
桃李芳華能幾時[도이방화능기시] : 복숭아 오얏 화려한 꽃다움 얼마나 갈까 ?
無情風雨謝繁枝[무정풍우사번지] : 무정한 비바람에 번성한 가지 쇠퇴하네.
要看留得長春意[요간류득장춘의] : 봄날의 긴 정취 머물러 보기를 바라지만
須待氷霜凜冽時[수대빙상름열시] : 모름지기 된서리 더한 추울 때 늠름하구나.
其八
尖葉瘦枝最可憐[첨엽수지최가련] : 여윈 가지에 뾰족한 잎들 모두 가련하고
結根石上已多年[결근석상이다년] : 돌 위에 엉긴 뿌리 이미 여러해라네.
從今移向閑田地[종금이향한전지] : 이제부터 논과 밭 틈새로 옮겨 심으려 하는데
階下蒼苔任汝穿[계하창태임여천] : 섬돌 아래 푸른 이끼를 너는 능히 뚫었구나.
其九
不厭成林鳥雀喧[불염성림조작훤] : 숲을 이루니 참새들 떠들어도 싫지 않지만
只愁雪壓折新枝[지수설압설신지] : 다만 새 가지가 눈에 눌려 부러질까 근심하네.
殷勤扶援防搖褭[은근부원방요뇨] : 은근히 도와 구원하여 낭창거려 흔들림 막으니
榮瘁還應汝自知[영췌환응여자지] : 병들고 성함은 아마도 너 스스로 알리라.
梅月堂詩集卷之五[매월당집5권] 詩 竹[시 죽] 1583년 간행본 인용
'매월당 김시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供廚何所有[공주하소유] (0) | 2015.12.30 |
---|---|
佯酒歡甚[양주환심] (0) | 2015.12.27 |
看竹[간죽] 四首[4수] (0) | 2015.12.24 |
竹筍[죽순] (0) | 2015.12.24 |
山中竹[산중죽] (0) | 2015.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