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포도 한송이 드립니다.......
휴가랍시고 방구석에 쪼그려 앉아 뒹굴거리니
옆지기 눈초리가 뒤통수에 꽃혀서 좌불안석 이옵니다.
書房[서방]님 병들여 두고 쓸 것 업셔
鐘樓[종루] 져자 달래 파라 배 사고 감 사고 柚子[유자]사고 石榴[석류]삿다
아차 아차 이저고 五花糖[오화당]을 니저 발여고나
水朴[수박]에 술 꼬자 노코 한숨 계워 하노라.
서방님 병들어 두고 먹일 것이 없어서
종루 저자거리에 머리카락 팔아서 배 사고, 감 사고, 유자사고, 석류삿다.
아차차 잊었구나 오색사탕을 잊었구나.
수박에 숟가락 꽂고 한숨만 짓는고야.....
종루져자 : 종루가 있는 시장
달래 : 다리[月子] 부인네들이 머리에 얹는 가발머리
오화당 : 오색으로 물들인 둥글 납작한 사탕.
술 : 수저
평범한 주부의 신랑을 위한 극진한 사랑을 느낍니다.
머리카락을 팔아 낭군을 위해 봉양하는 모습이
해학적으로 처리하여 서민들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네요......
오늘 저녘에 술 안주 한번 달래 볼까나 .......
돌지둥아 지청구 듣지 말고 두부나 한모 사러 가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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