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시인

袍中詩[포중시]

돌지둥[宋錫周] 2022. 4. 11. 17:08

袍中詩[포중시]  唐代[당대] 궁녀 佩蘭[패란]

웃옷 속의 시.

 

沙場征戍客[사장정수객] : 모래 벌판으로 수자리 나간 사람

寒苦若爲眠[한고약위면] : 추위와 괴로움 이에 쉬게 되리라.

戰袍經手作[전포경수작] : 싸움터 웃옷 손으로 짜서 만드니

知落阿誰邊[지락아수변] : 변방 언덕 누군가 두를지 알리라.

蓄意多添線[축의다첨선] : 생각을 모아 실을 더하여 보태고

含情更著綿[함정갱저면] : 정성을 담아 솜을 더욱 보충하네.

今生已過也[금생이과야] : 이번 생애야 이미 지나가 버리니

重結後生緣[중결후생연] : 다음 생의 인연 소중하게 맺기를.

 

이 시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開元[개원]년간 唐 玄宗[당 현종]은 변방의 병사들을 독려하기 위해

궁녀들에게 대량의 防寒服[방한복]을 만들게 했습니다.

그들 중 佩蘭[패란]은 남방 출신의 문학적 재능이 뛰어난 궁녀였지요.

그녀는 궁궐 생활의 외로움을 매일 시를 쓰며 달랬습니다.

방한복을 만들던 어느 날 그녀는 즉흥적으로 시상이 떠올라 써 내려 가다

지나가던 太監[태감]과 마주치고 말았지요.

급한 마음에 그녀는 만들다 만 방한복 속에 시를 감추었습니다.

그 후 이 방한복은 예정대로 전방으로 보내지게 되었고,

시를 품은 방한복은 한 병사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시를 발견한 병사는 사령관에게 보고했고 사령관은 이를 다시

현종에게 上奏[상주]했지요.

현종은 궁녀들에게 명해 이 시를 돌려보게 했고,

이윽고 한 궁녀가 자신의 소행임을 시인했습니다.

그녀는 궁녀로서 애정시에 대한 죄값을 죽음으로 치르겠다고 청했는바,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현종은 자비를 베풀어 패란과 시를 발견한 병사와 婚事[혼사]를 주관해주고

현종은 “다음 생을 기다릴 필요가 있는가?

내 이번 생에서 그대들의 연을 맺어 주겠다” 고 말했다네요.

로맨스에서는 강했던 현종다운 일처리였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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