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餘[병여]吟成四絶[음성사절]呈崔勢遠[정최세원] 姜希孟[강희맹]
병을 앓고 난 뒤 4절을 이루어 최세원에게 드리다.
楊柳凝煙翠幕低[양류응연취막저] : 버드나무에 모여든 안개는 푸른 장막처럼 머물고
新荷出水葉初齊[신하출수엽초제] : 새로운 연꽃 물에 나오니 비로소 잎이 가지런하네.
滿庭綠樹重陰合[만정록수중음합] : 뜰에 가득한 푸른 나무들은 짙은 그림자를 모으고
忽有黃鸝來上啼[홀유황리래상제] : 갑자기 또 꾀꼬리가 돌아와 앞에서 소리내며 우네.
盡日閑眠獨掩扉[진일한면독엄비] : 해가 다하도록 한가히 쉬면서 홀로 사립문을 닫으니
楊花攪亂逐人飛[양화교란축인비] : 버드나무 꽃 어지러히 퍼지며 사람을 뒤쫓아 오르네.
肯將多病干時用[긍장다병간시용] : 감히 병이 많아도 때 맞추어 방패로 쓰이길 바라며
留取殘生付釣磯[유취잔생부조기] : 남은 생을 오래 다스리며 물가에 의지해 낚시하리라.
身閒不作皺眉事[신한부작추미사] : 한가한 몸이라 눈썹을 찡그리는 일도 만들지 않고
性懦從敎唾面羞[성나종교타면수] : 유연한 성품 조용히 본 받아 부끄러운 모습을 읊네.
萬事一心無喜慍[만사일심무희온] : 온갖 일에 한결 같은 마음에 즐기거나 성냄도 없고
不妨隨意傍林丘[불방수의방림구] : 거리낌 없이 언덕의 숲 곁에서 마음대로 따르리라.
南窓終日坐忘機[남창종일좌망기] : 남쪽 창에 해가 다하도록 속세의 일 잊고 앉으니
庭院無人鳥學飛[정원무인조학비] : 사람도 없는 뜰의 정원에는 새가 나는 것 배우네.
細草暗香難覓處[세포암향난멱처] : 가는 풀 은은한 향기 머무는 곳을 찾기 어려운데
淡煙殘照雨霏霏[담연잔조우비비] : 저녁 노을 엷은 안개 속에 부슬 부슬 비가 내리네.
私淑齋集卷之一[사숙재집1권] 七言絶句[7언절구]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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