溫上人所蓄獨畫鷺鷥圖[온상인소축독화로사도]
李奎報[이규보]
溫[온] 상인이 홀로 간직한 해오라기그림을 보고.
君不見[군불견] : 그대는 못 봤는가
翰林筆下曾解道心閑[한림필하증해도심한] : 한림의 붓 아래 이미 한가한 마음 깨달아 행하며
來去獨立沙洲傍[내거독립사주방] : 오고 가다가 홀로 모래톱 곁에 서있구나.
何人畫手得神授[하인화수득신수] : 어떤 사람의 그림 솜씨가 신이 주심을 얻으셨나
丹靑妙意髣髴謫仙腸[단청묘의방불적선장] : 붉고 푸른 묘한 뜻 시선의 마음 비슷하네.
我初末識畫工趣[아초말식화공취] : 나도 비로소 화공의 풍취를 마침내 알아서
支頤倚壁私商量[지이의벽사상량] : 턱을 괴고 벽에 기대 홀로 헤아려 생각했네.
旣寫江湖奇絶致[기사강호기절치] : 이미 강과 호수의 뛰어난 경치 새로 그리고
何不畫漁人舟子來往遊倘佯[하불화어신주자래왕유상양] : 어찌 어부와
뱃사공이 왕래하며 한가히 거닐며 노는 건 그리지 않았나.
旣寫鷺鶿得意態[기사로자득의태] : 이미 백로 가마우지 마음의 상태 분명히 그리고
何不畫游魚走蟹出沒行洋洋[하불화유어주해출몰행양양] : 어째서 노는 고기와
걷는 게가 가득하게 출몰하는 것은 그리지 않았나.
潛思默課始自知[잠사묵과시자지] : 깊히 생각하고 묵묵히 계산하여 비로소 절로 알아
意所末到於焉藏[의소말도어언장] : 뜻한 바대로 늘그막에 이르러 어찌 숨어 의지할까.
白鷺見人處[백로현인처] : 흰 백로의 처소에 사람이 나타나면
拂翼沙頭決爾一起驚飛翔[불익사두현이일기경비상] : 모래 톱에서 날개 떨쳐
빠르게 한번에 일어나 놀라 공중을 나네.
白鷺窺魚時[백로규어시] : 흰 백로 때마침 물고기를 엿보며
植足葦間聳然不動難低仰[식족위간용연부동난저아] : 갈대 사이에 발 세우고
움직이지 않은 채 우뚝 서서 머리를 숙이고 들기 어렵구나.
那敎雪客閑放態[나교설객한방태] : 어찌 백로의 한가하길 바라는 태도를 본받나 ?
遣作黃雀多驚忙[견작황작다경망] : 노란 참새 떨쳐 일어나니 빠르고 크게 놀라네.
此意識者小[차의식자소] : 이러한 뜻을 아는 사람이 적기에
吾作歌詩始翼揚[오작가시시익양] : 내 노래와 시를 지으니 비로소 날개를 날리네.
謫仙[적선] : 인간계로 쫒겨난 신선, 大詩人[대시인], 詩仙[시선], 李白[이백]을 이르는 말.
潛思[잠사] : 마음을 가라앉히고 깊은 생각에 잠김.
雪客[설객] : 白鷺[백로].
東國李相國全集卷第十[동국이상국전집10권] 古律詩[고율시]
李奎報[이규보, 1168-1241] : 자는 春卿[춘경], 호는 白雲居士[백운거사]
권력에 아부한 지조 없는 문인이라는 비판이 있으나
우리 민족에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외적의 침입에 대해
단호한 항거정신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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