沙平江上偶吟[사평강상우음] 李奎報[이규보]
사평강 위에서 우연히 읊다.
落帆江口久踟躕[낙범강구구지주] : 돛 내린 강 어귀에 오래도록 머뭇거리면서
俯鑑澄波黙數鬚[부감징파묵수수] : 맑은 물결 굽어보며 말없이 수염 헤아리네.
草合岸邊纔沒鸛[초합안변재몰관] : 잡초 모인 언덕 모퉁이엔 황새가 겨우 숨어
潮來汀際似迎鳧[조래정제사영부] : 밀물 드는 물가에 오리를 마중하는 것 같네.
篙工坐識水深淺[고공좌식수신천] : 뱃사공은 앉아서도 깊고 옅은 곳 알아내고
沙戶能占風有無[사호능점풍유무] : 어부는 용케도 바람 불고 안 불 줄을 점친다
急覓霜縑順畫去[급멱상겸순화거] : 급히 흰 명주 찾아서 바른 그림 그려 가려니
一雙閑鴨睡殘蘆[일쌍한압수잔로] :한 쌍 한가한 오리가 남은 갈대속에 잠드네.
踟躕[지주] : 일을 딱 잘라서 하지 못하고 머뭇거림 망설임. 머무적거림.
篙工[공고] : 뱃사공.
沙戶[사호] : 漁夫[어부], 어가.
東國李相國全集卷第十[동국이상국전집10권] 古律詩[고율시]
李奎報[이규보, 1168-1241] : 자는 春卿[춘경], 호는 白雲居士[백운거사]
권력에 아부한 지조 없는 문인이라는 비판이 있으나
우리 민족에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외적의 침입에 대해
단호한 항거정신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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