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봄

新寧[신녕]

돌지둥[宋錫周] 2022. 7. 30. 14:25

新寧[신녕]     李敏求[이민구]

신녕(경북 영천의 옛 지명)

 

篁林貪地迮[황림탐지책] : 대나무 숲 수풀은 좁은 땅을 탐내고 
磵氣襲嵐虛[간기습람허] : 산골짝 기세에 약한 산바람 거듭하네. 
曉色經寒後[효색경한후] : 먼동이 트는 빛에 늦은 추위가 지나니 
春心入歲初[춘심입세초] : 봄의 정취는 새해 첫머리에 들어오네. 
輕雲生壁畫[경운생벽화] : 가벼운 구름은 벽 그림처럼 싱싱하고 
空水寫窓書[공수사창서] : 허공을 적시며 창문에 글씨를 써놓네 
誰識絃歌宰[수식현가재] : 누군가 훌륭한 지방관리임을 알리오 
沈冥類索居[침명류삭거] : 자취 감추고 홀로 기거하는 무리구나. 

 

絃歌[현가] : 거문고와 비파 등을 연주하며 詩歌[시가]를 읊는 것.

     공자의 제자 子游[자유]가 무성의 邑宰[읍재]가 되어 백성들에게 예악을 가르쳐서

     곳곳마다 현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論語[논어] 雍也[옹야]

     絃歌宰[현가재]는 훌륭한 정치를 펼치는 지방관을 말함.

沈冥[침명] : 沈冥圖[침명도], 자신의 자취가 세상에 드러나지 않고 묻혀지게 하려는 의도.

索居[삭거] : 離群索居[이군삭거], 무리와 떨어져 홀로 쓸쓸히 있음.

      벗들을 떠나 홀로 지낸다는 뜻.

     공자의 제자 子夏[자하]가 西河[서하]에 은둔해 있었는데,

     아들이 죽자 너무 슬퍼한 나머지 失明[실명]하였다.

     曾子[증자]가 문병을 오자, 자하는 죄도 없는 자신에게 불행이 찾아왔다고 한탄하였다.

     이에 증자가 자하의 죄를 낱낱이 따지자, 자하가 그 말에 수긍하면서

     "吾過矣[오과의], 吾過矣[오과의]. 吾離羣而索居[오리군이삭거], 亦已久矣[역이구의]

     "내가 지나쳤다, 내가 지나쳤다. 내가 벗들을 떠나 홀로 머물러 지낸 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禮記[예기] 檀弓上[단궁상]

 

東州先生前集卷之一 [동주선생문집1권]  宣慰錄[선위록]

李敏求[이민구] : 1589-1670] : 자는 子時[자시], 호는 東州[동주], 觀海[관해].

   부제학, 대사성, 도승지 등을 역임한 문신. 

宣慰錄[선위록] : 天啓[천계] 임술년(1622, 광해군14) 정월

    일본 사신 南堂[남당]과 승려 玄方[현방]이 우리나라에 왔다.

    내가 宣慰使[선위사]의 임무를 띠고 1621년 겨울에 먼저 부산으로 가서

    그들을 맞이해 노고를 위로하고, 9월에 비로소 돌아왔다.

    당시 지은 詩文[시문]이 300편인데, 이제 그중 일부를 아래에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