始有三水之命[시유삼수지명]命改北靑[명개북청]
路踰鐵嶺[노유철령]喜而有作[희이이작]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처음에 삼수로 유배시키려는 명이 있었으나 북청으로 바꾸라는 명으로
철령 길을 넘으면서 기쁘게 되어 짓다.
孤臣不度濟人關[고신부도제인관] : 외로운 신하 사람 다스리는 관문 건너지 못했는데
日月昭昭宇宙寬[일뤙소소우주관] : 해와 달은 밝게 빛나고 우주는 관대하게 용서하네.
靑海怒聲風氣勢[청해노성풍기세] : 푸른 바다의 성난 소리는 바람의 기운과 형세이고
白山孤影雪孱顔[백산고영설잔안] : 백산의 외로운 그림자는 드러난 눈속에 신음하네.
恩加沙塞氷先泮[은가사막빙선빈] : 은혜 더해진 사막의 요새는 물가 먼저 얼어붙어도
心健關河路不難[심건관하로불란] : 마음이 굳세니 관산과 하천의 길도 어렵지 않구나.
唯有憶君千里夢[유유억궂천리몽] : 오직 천리 밖에서 임금 사모하는 꿈만 넉넉한지라
曉隨殘月趁朝班[효수잔월진조반] : 새벽에 희미하게 지는 달빛을 따라 조반을 따르네.
三水[삼수] : 함경도에 있는 지세가 험한 유배지, 삼수갑산.
北靑[북청] : 함경남도 북청군.
鐵嶺[철령] : 강원도 회양군(淮陽郡[회양군]과
함경남도 高山郡[고산군]의 경계에 있는 큰 재.
朝班[조반] : 조정에서 벼슬아치들이 조회 때에 벌여 서던 차례.
白沙先生集卷之一[백사선생집1권] 詩[시] 1629년 간행본 인용
이항복[1556-1618] : 자는 子常[자상], 호는 白沙[백사], 弼雲[필운],
靑華眞人[청화진인], 東岡[동강], 素雲[소운]
임진왜란 때 병조판서를 지내면서 많은 공적을 세운 조선의 문신.
1617년 인목대비 폐모론에 반대하다가 1618년 관직이 삭탈되고
함경도 북청에 유배되어 그곳에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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