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月二日[시월이일]自江南入洛有作[자강남입로락유작]示諸友生[시제유생]
李奎報[이규보]
10월 2일에 몸소 강남에서 서울로 들며 지은 것이 있어 여러 벗에게 보이다. 1
家在鳳城南北傍[가재봉성남북방] : 집이 있는 궁궐은 남북쪽으로 가까운데 2
身遊蠻嶺三千里[신유만령삼천리] : 내가 유람하던 거칠은 고개는 삼천리라네.
半年嵐瘴換顔華[반년람장환안화] : 나쁜 기운 반년에 이마의 머리 세어 바뀌고 3
面黑鬂黃如蜑子[면흑빈황여단자] : 검은 얼굴 누런 설쩍이 오랑캐 자식 같구나.
何況殘躯是病餘[하황잔구시병여] : 더군다나 모자란 몸이 무릇 병이든 나머지
蒼皮皴皺尤可耻[창피준추우가치] : 늙은 피부 주름져 터지니 가히 더욱 부끄럽네.
唯存瘦骨高於山[유존수골고어신] : 다만 메마른 뼈만 있으니 높은 산과 같은데
十月單衫纔掩髀[시월단삼재언비] : 시 월의 홑 적삼은 장딴지만 겨우 가리는구나.
親舊相逢定未知[친구상봉정미지] : 친구들과 서로 만나도 알지 못하여 바로잡고
妻兒一見初相避[초아일현초상피] : 처와 아이 잠시 만나니 처음엔 서로 회피하네.
猒看村邑煙火微[연간촌읍연화미] : 보기 싫은 시골 마을 불때는 연기 어렴풋하고
數屋蕭條龜殼毁[수옥소조균각훼] : 분위기 쓸쓸한 몇 집은 허물처럼 헐어 터졌네. 4
喜見京都風日佳[희견경도풍일가] : 즐기며 보는 서울은 바람과 햇살도 아름답고
萬家邐迤魚鱗比[만가리타어린비] : 일만 집이 잇닿아 이어져 물고기 비늘 같구나.
李邕入洛故依然[이옹입락고의연] : 이옹이 낙양에 들어오니 참으로 전과 다름 없고 5, 6
馬卿遊邛還夢耳[마경유공환몽이] : 마경은 임공에서 즐기다 꿈에 돌아왔다 들었네. 7
此行可笑不可誇[차행가소불가과] : 이 고행이 가소롭지만 가히 자랑할 것도 아니오
寄語交遊勿嘲戱[기어교유물조희] : 친구에게 기별하노니 비웃고 조롱하지 말게나. 8, 9
我家新釀方壓槽[아가신양방압조] : 내 집에 새 술 빚어 술통을 모두 진압하였으니
聊復招邀客一醉[요부초요객일취] : 에오라지 다시 맞이해 손님으로 한 번 취해보세. 10
1.友生[우생] : 벗, 친하게 지내는 사람을 이르는 말.
2.鳳城[봉성] : 宮闕[궁궐].
3.嵐瘴[남장] : 열병의 원인이 된다고 하는 산천에서 생기는 나쁜 기운.
山嵐瘴氣[산람장기] : 고온다습한 지방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나쁜 기운.
瘧疾[학질],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오한, 발열이 엇바뀌면서
주기적으로 발작하는 특징적인 전염병.
4.蕭條[소조] : 분위기가 쓸쓸함, 고요하고 조용함.
5.李邕[이옹] : 唐[당] 나라 이옹은 文名[문명]이 천하에 드높았고 성품이 아주 강직하였는데,
일찍이 諫官[간관]으로 있으면서 너무 과격한 말로 왕에게 간한 것이 화근이 되어
좌천되어 여러 지방관으로 돌아다니다가 뒤에 다시 서울에 돌아와 현달하게 되었다.
舊唐書 卷190[구당서 190권] 李邕傳[이옹전].
李奎報[이규보]가 좌천하여 지방에 떠돌아다니다가 다시 서울에 돌아오게 된 것을 비유.
6.依然[의연] : 전과 다름 없음.
7.馬卿[마경] : 漢[한]의 司馬長卿[사마장경] 司馬相如[사마상여], 즉 사마장경이 臨邛縣[임공현]에서
미인 卓文君[탁문군]과 서로 연애했던 고사. 史記 卷117[사기117권] 司馬相如傳[사마상여전].
이규보가 지방에 돌아다니면서 아름다운 妓女[기녀]들과 놀던 것도 이젠 지난 일이라는 뜻.
8.寄語[기어] : 말을 기별하여 보냄.
9.[교유] : 서로 사귀어 왕래함.
10.招邀[초요] : 불러 맞아드림.
東國李相國全集卷第六[동국이상국전집권제6] 古律詩[고율시] 92수중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0
'李奎報' 카테고리의 다른 글
十月十九日[10월 19일]有所訪[유소방]以雨未果[이우미과]偶成[우성] (0) | 2020.08.17 |
---|---|
答諸公嘲[답제공조] (0) | 2020.08.14 |
二十 九日 發黃驪 鄕黨諸公出餞於南亭 李秀才贈以詩 卽次韻答之 (0) | 2017.07.12 |
將發黃驪有作[장발횡려유작] 李奎報[이규보] (0) | 2017.07.11 |
宿瀕江村舍[숙빈강촌사] (0) | 2016.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