偶作[우작] 金正喜[김정희]
우연히 짓다.
不算甛中與苦邊[불산첨중여고변] : 속은 달고 더불어 가에가 씀을 셈하지 않고
天風一笠亦隨緣[천풍일립역수연] : 삿갓 하나에 하늘 바람 또한 인연을 따르네.
飄零白髮三千丈[표령백발삼천장] : 흩날려 떨러지는 흰 머리털 삼 천의 길이니
折磨紅塵六十年[절마홍진육십년] : 속된 세상에 꺾인 고생이 육 십 년이로구나.
我愛沈冥頻中聖[아애침명빈중성] : 나는 어둠에 묻힘 좋아해 맑은 술 자주하고
人憐遠謫漫稱仙[인련원적만칭선] : 멀리 귀양감 불쌍해 함부로 신선이라 칭하네.
蹣跚簷底時行藥[반산첨저시행약] : 처마 밑에 비틀 비틀 때로 약 내리게 걸으며
消受茶罏伴篆煙[소수차로반전연] : 삭이어 받은 차 항아리의 향로 연기를 짝하네.
天風[천풍] : 하늘 높이 부는 바람.
飄零[표령] : 나뭇잎 같은 것이 흩날려 떨어짐,
처지가 처량하여 안착하지 못하고 떠돌아 다님.
紅塵[홍진] : 바람이 불어 햇빛에 벌겋게 일어나는 티끌,
속세의 티끌, 번거롭고 속된 세상.
沈冥[침명] : 沈冥圖[침명도], 자신의 자취가 세상에 드러나지 않고 묻히게 하려는 의도.
中聖[중성] : 中酒[중주], 술의 淸[청]은 聖[성]이고 濁[탁]은 賢[현].
두보의 飮中八僊歌[음중팔선가]에 “含杯樂聖稱避賢[함배락성칭피현]”를 인용.
蹣跚[반산] : 비틀거리며 갇는 모양.
行藥[행약] : 약을 마신 뒤에 약이 내려가라고 거니는 것.
두보의 시 “行藥病涔涔[행약병잠잠]”을 인용.
消受[소수] : 누리어 가짐.
篆煙[전연] : 篆[전]자 모양으로 꼬불꼬불 올라가는 향로의 연기.
阮堂先生全集卷九[완당선생전집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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