貧[빈] 權韠[권필]
가난.
人無置錐地[인무치추지] : 남들은 송곳을 세울 땅도 없다지만
而我本無錐[이아본무추] : 그러나 나는 본래 송곳도 없다네요.
物量有定分[물량유정분] : 물건의 양은 정하여진 몫이 있으니
盜誇非所期[도과비소기] : 도둑질 자랑은 바라는 바 아니라네.
蓬蒿原憲宅[봉호원헌택] : 쑥대가 우거진 곳은 원헌의 집이요
霖雨子桑詩[임우자상시] : 장맛비 내리니 자상의 시구로구나.
去者雖已遠[거자수이원] : 떠나간 사람 비록 이미 멀어졌지만
淸風猶可追[청풍유가추] : 맑은 바람은 오히려 가히 따르리라.
物量[물량] : 물건의 분량.
蓬蒿[봉호] : 쑥.
原憲[원헌] : 宋[송]나라 사람, 자는 子思[자사], 原思[원사], 공자의 제자.
그가 魯[노]나라에 살 때 매우 가난하여 오두막집 마당에는 띠풀만 무성하고
쑥대로 만든 방문은 온전치 못했으며 깨진 독으로 구멍을 내서
들창문으로 삼고서, 위로는 비가 새고 아래는 습기가 찬 방에서
바르게 앉아 琴瑟[금슬]을 연주했다고 한다. 莊子[장자] 讓王[양왕]
子桑[자상] : 子輿[자여]와 子桑[자상], 벗 사이였는데
장마가 열흘 동안 이어지자 자상이 굶주려 병이 들었을까 걱정하여
자여가 밥을 싸 가지고 찾아갔더니 자상이 노래하듯 곡하듯 琴[금]을 연주하며,
“아버지인가, 어머니인가, 하늘인가, 사람인가.” 하였다.
이에 자여가 방으로 들어가서 “그대의 노래가 무슨 까닭으로 이다지도 슬픈가?” 하니,
자상이 “나는 나를 이렇게 곤궁한 지경에 이르도록 만든 자를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다.
어버지 어머니가 어찌 내가 빈궁하기를 바랐겠는가.
하늘은 사사로이 덮음이 없고 땅은 사사로이 실음이 없으니,
하늘과 땅이 어찌 사사로이 나를 빈궁하게 했겠는가.
나를 이렇게 만든 자를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건만
그런데도 이러한 지경에 이른 것은 운명일 것이다.” 하였다.
莊子[장자] 大宗師[대종사].
去者[거자] : 떠나간 사람.
淸風[청풍] : 부드럽고 맑게 부는 바람.
石洲集卷之一[석주집1권] 五言古詩[오언고시]
權韠[권필 : 1569-1612], 자는 汝章[여장], 호는 石洲[석주].
鄭澈[정철]의 문인, 임진왜란 때에는 具容[구용]과 함께 강경한 주전론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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