奇大升[기대승] 51

南棲中望所遲客[남서중망소지객]

南棲中望所遲客[남서중망소지객] 奇大升[기대승] 남쪽 집 안에서 늦게 오는 손님을 바라보다. 用謝靈運韻[용사령운운] : 사령운의 운을 쓰다. 羣芳寂如掃[군방적여소] : 뭇 꽃들을 쓸어낸 듯이 적막하니 春去何促迫[춘거하촉박] :봄은 어찌 그리 몹씨 급하게 가는가. 幽懷不自寫[유회불자사] : 그윽한 회포를 스스로 쏟지 못하고 要此素心客[요차소심객] : 언약한 이 평소의 마음을 의탁하네. 遙遙望已久[요요망이구] : 멀고 아득히 기다린지 이미 오래라 徘徊愁日夕[배회수일석] : 목적 없이 거닐며 저물까 근심했네. 長湖蘸明月[장호잠명월] : 긴 호수에 밝은 달빛을 담구었으니 晤言誰與適[오언수여적] : 총명한 말씀 누구와 더불어 즐길까. 微風激樹枝[미풍격수지] : 살살부는 바람 나뭇 가지 움직이고 瀟瀟助余慼[소소서여척..

한시 봄 2023.05.28

寄遊湖諸子[기유호제자]

寄遊湖諸子[기유호제자] 奇大升[기대승] 호수에서 즐기는 제자에게 주다. 湖上淸陰護落花[호상청음호락화] : 호수 위의 맑은 그늘 떨어진 꽃을 지키고 出遊無伴坐吟哦[출유무반좌음아] : 나가 즐길 짝이 없어 시 읊으며 앉아있네. 諸生剩欲來挑興[제생잉욕래도흥] : 여러 유생 남아 흥을 돋아 부르려 하지만 倦客何堪共酌窪[권객하심공작와] : 쇠한 나그네 어찌 깊은 술잔 함께 견디나. 不□ 微煙橫素鏡[불□ 미연횡소경] : 옅은 안개 사라지지 않고 흰 못에 섞이고 且看完月闖靑螺[차간완월틈청라] : 또한 둥근 달을 보니 푸른 산에 쑥 내미네. 暮春光景今如許[모춘광경음여허] : 늦은 봄의 광경에 지금 나아가 따르려니 病與愁纏只自嗟[병여수전지자차] : 병과 시름이 얽히어 다만 절로 탄식하네. 諸子[제자] : 아들 또는 아들..

한시 봄 2023.05.25

芍藥[작약]

芍藥[작약] 奇大升[기대승] 작약(함박꽃) 七言絶句二首[7언절구 2수 春後紅英照眼明[춘후홍영조안명] : 봄 지나니 붉은 꽃망울이 눈을 밝게 비추는데 數叢階下帶風傾[수총계하대풍경] : 몇 떨기가 섬돌아래 이는 바람에 기울어지네. 人間絶艶誰知得[인간절염수지득] : 사람이 엿본들 뛰어난 요염함 뉘 알아 깨달을까 浮俗爭傳芍藥名[부욕쟁전작약명] : 세속에 앞서 작약의 명성을 다투어 전하는구려 濃含和雨葉間明[농암화우엽간명] : 온화한 비에 짙게 머금어 잎 사이에 깨끗하고 對此寧辭玉盞傾[대차령사옥잔경] : 지금 마주해 옥 술잔 기울이며 편안히 청하네. 新月照時香更遠[신월조시향개원] : 새로운 달 때맞춰 비추며 향기 더욱 멀리 가니 花中應得擅佳名[화중응득선가명] : 꽃 중에 마땅히 좋은 이름 차지해 선양하리라. 缺疑照..

한시 봄 2023.05.24

同朴大均和圓機韻[동박대균화원기운]

同朴大均和圓機韻[동박대균화원기운] 奇大升[기대승] 박대균과 함께 원기의 운에 화답하다. 淸湖百頃淡烟籠[청호백경담연롱] : 맑은 호수의 일백 이랑 자욱한 안개 어렴풋하고 岸夾黃蘆蓼吐紅[안협황로료토홍] : 언덕 가까이 노란 갈대에 여뀌는 붉게 드러나네. 小艇晩移寒月上[소정만이한월상] : 저물녁 옮겨가는 작은 배에 차가운 달이 오르니 滿衫風露夜深濃[만삼풍로야심농] : 적삼 가득한 이슬과 바람은 깊은 밤에 짙어지네. 窮海藏身計不非[궁해장신계불비] : 외진 바다에 몸을 감추는 계책은 그르지 않으니 白鷗相近肯相違[백구상근긍상위] : 흰 물새 서로 가까이하다 서로 어긋남을 즐기네. 漁歌遠出靑林外[어가원출청림외] : 어부는 노래하며 멀리 나가니 숲 밖은 고요한데 猶擁烟蓑戴月歸[유옹연사대월귀] : 오히려 안개 끼니 도롱..

한시 가을 2021.09.15

次李重之韻[차이중지운]

次李重之韻[차이중지운] 奇大升[기대승] 이중지의 운을 차하다. 池塘春草晩萋萋[지당춘초만처처] : 못과 연못의 봄날의 풀들이 늦게야 우거지니 隱几閑吟日向西[은궤한음일향서] : 안석에 기대 서쪽 향한 해를 한가로이 읊네. 風撼殘梅飄白雪[풍감잔매표백설] : 남은 매화 바람이 흔들어 흰 눈이 나부끼는데 雨霑幽逕淨芳泥[우점유경정반열] : 비에 젖은 그윽한 길 향기로 물들어 깨끗하네. 垂楊帶霧村村暗[수양대무촌촌암] : 늘어진 버들에 안개 띠어 마을과 마을 숨기고 好鳥迎時樹樹啼[호조영시수수제] : 아름다운 새들 때를 맞아 나무 마다 우는구나. 聞道新亭開勝槩[문도신정개승개] : 새 정자에 뛰어난 절개 깨우친다는 말을 듣고 擬携藜杖步苔磎[의휴려장보태계] : 견주어 명아주 지팡이 끌고 이끼낀 시내 걸으리라 重之[중지] :..

한시 봄 2021.09.13

大均到擇可書堂[대균도택가서당]

大均到擇可書堂[대균도택가서당]以詩見邀[이시견요]往奉和呈[왕봉화정] 奇大升[기대승] 대균이 택가의 서당에 이르러 시로써 보여 맞으니 가서 받들어 화답하여 드리다. 書堂對梅花[서당대매화] : 서당에서 매화나무 꽃을 마주하다가 日夕聞君至[일석문군지] : 해질 무렵에 그대 이르렀음 들었다오. 煩襟稍自怡[번금초자이] : 번잡한 가슴 절로 점점 즐거워지는데 更有新詩寄[갱유신시기] : 더욱 친하게 새로운 시를 부쳐 왔구나. 大均[대균] : 朴漑[박개 : 1511-1586]의 자, 호는 烟波處士[연파처사]. 명종 때 高山縣監[고산 현감] 등을 지냈으며 선조 때 암행어사, 金堤郡守[김제 군수]. 擇可[택가] : 李惟謹[이유근 : 1523~?]의 자. 본관은 咸平[함평]. 日夕[일석] : 저녁, 해가 질 무렵부터 밤이 되..

한시 봄 2021.09.13

波老赴約仍有作奉次[파로부약잉유작봉차]

波老赴約仍有作奉次[파로부약잉유작봉차] 奇大升[기대승] 연파 노인이 약속에 대어 와서 지었기로 받들어 차운하다. 偃蹇沙巖立[언건사임립] : 높은 모양으로 모랫돌이 서있고 微茫竹浦開[미망죽포개] : 어슴프레 대나무 물가 열려있네. 小堂淸得勝[소당청득승] : 작은 집은 맑은 승경을 얻었으니 夫子逈多才[부자형다재] : 어르신께선 뛰어난 재주 많구려. 露拂千頭橘[노불천두귤] : 이슬이 스쳐 지나가 천개의 귤에 霜添十月梅[상첨십월매] : 서리가 더하니 시 월의 매화로다. 故人聞已到[고인문이도] : 오래전 친구 이미 이르렀다 듣고 羸馬夜能來[이마야능래] : 파리한 말로 밤에도 능히 왔다오. 波老[파로] : 연파노인, 朴漑[박개 : 1511-1586], 자는 大均[대균], 호는 烟波處士[연파처사]. 명종 때 高山縣監[..

한시 가을 2021.09.13

訪朴大均[방박대균]

訪朴大均[방박대균] 奇大升[기대승] 박대균을 심방하고. 綠江一棹興悠然[녹강일도흔겨연] : 푸른 강에 배 하나 여유롭게 흥겨운데 來訪烟波老病仙[내방연파로병선] : 연파의 늙고 병든 신선께서 찾아오셨네. 人事可堪輸白眼[인사가감수백안] : 인간 일 가히 참으며 백안으로 보내리니 窮通更莫問蒼天[궁통갱막문창천] : 깊이 생각하여 다시 창공에 묻지 말게나. 秋林漠漠風吹急[추림막막풍취급] : 그윽히 쓸쓸한 가을 숲에 바람 급히 불고 寒雨蕭蕭葉殞筵[한우소소엽운연] : 쓸쓸한 찬 비내려 자리에 잎이 떨어지네. 相對一尊談笑地[상대일준담소지] : 서로 만나 술잔 하나로 이야기하는 자리 黃花何意管流年[황화하의관류년] : 황국은 무슨 뜻으로 붓대의 나이를 전할까. 大均[대균] : 朴漑[박개 : 1511-1586]의 자. 호는 ..

한시 가을 2021.09.07

次韻柳僉使江亭[차운유첨사강정]

次韻柳僉使江亭[차운유첨사강정] 奇大升[기대승] 유첨사의 강정 운을 차하여. 小堂淸絶鑿崖開[소당청절착애개] : 작은 집은 맑기가 뛰어나게 언덕을 깍아 펴고 橘樹蒼蒼映酒盃[귤수창창영주배] : 푸르고 푸르른 귤 나무가 술 잔에 희미하구나. 山吐烟霞千古色[산토연하천고색] : 산이 드러내는 노을과 안개는 천고의 빛이요 江搖風月一時來[강요풍월일시래] : 청풍 명월이 강을 움직이면서 일시에 돌아오네. 春牕孤嘯鳥相和[춘창고소조상화] : 봄 창에 외로이 읊조리니 새들 서로 화답하고 晩艇輕簑魚不猜[만정경사어불사] : 저무는 배에 가벼운 도롱이 물고기도 의심 않네. 自笑東隣踈懶客[자소동린소라객] : 스스로 비웃네 동쪽 이웃 거칠고 게으른 나그네 幅巾耽興幾徘徊[복건탐흥기배회] : 복건 쓰고 흥을 탐하려 몇 차례나 배회했던가 ..

한시 봄 2021.09.07

吟贈居士[음증거사]

吟贈居士[음증거사] 奇大升[기대승] 시를 읊어 거사님께 드리다. 高臺茂樹俯淸湄[고대무수부청미] : 높은 누대에 무성한 나무 맑은 물가에 숨어서 茅屋寒堂着老畸[모옥한당저로기] : 누추한 집의 찬 마루에 기이한 노인 나타나네 一念南無消永晝[일념남무소영주] : 나무아미 한결 같은 마음으로 긴 낮을 삭이니 百年奔走愧全癡[백년분주괴전치] : 백 년 동안 분주한 온전한 천치가 부끄럽구나. 奔走[분주] : 이리저리 바쁨. 又[우] 또 川吼飜寒雪[천우번한설] : 내는 울부짓고 차가운 눈이 나부끼니 林深擁翠屛[임심옹취병] : 무성한 숲은 푸른 병풍처럼 호위하네. 倒衣看急水[도의간급수] : 옷을 뒤집어 입고 빠른 강물 바라보며 高枕望回汀[고침망회정] : 베개 높여 돌이키는 맑은 물 바라보네. 丘壑琴三疊[구학금삼첩] : 언..

한시 겨울 2021.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