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황

遊山書事

돌지둥[宋錫周] 2016. 1. 14. 13:23

 

     遊山書事[유산서사]  十二首[12수] 用雲谷雜詠韻[용운곡잡영운] 李滉[이황] 

      산을 유람한 일을 쓰다  운곡의 잡영의 운을 이용하다.

 

登山
尋幽越濬壑[심유월준학] : 그윽한곳을 찾아서 깊은 골짜기 지나고 

歷險穿重嶺[력험천중령] : 험한곳을 지나 첩첩한 고개를 뚫었네.

無論足力煩[무론족력번] : 다리 힘이 번잡함을 말하지 못해도

且喜心期永[차희심기영] : 바라는 뜻이 영원하니 또한 즐겁네.

此山如高人[차산여고인] : 이 산은 고상한 사람과 같으니

獨立懷介耿[독립회개경] : 홀로 서서 맑고 강직함을 따르네.



値風[치풍] : 바람을 만나
今日大塊噫[금일대괴희] : 오늘은 큰 땅덩이가 탄식을하며

簸撼百圍木[파감백위목] : 모든 나무를 에워싸고 흔들며 까부르네.

聲雄萬馬驅[성웅만마구] : 소리는 웅장하여 만마가 달리는듯 

勢劇九溟覆[세극구명복] : 기세 대단하여 남쪽 바다를 엎어놓네.

笑我爲病軀[소아위병구] : 우습구나 나는 병든 몸을 위하여

牢關自縮恧[뇌관자축뉵] : 우리를 닫고 스스로 물러나니 부끄럽구나.



翫月[완월] : 달을 감상하다

千巖雪嵯峨[천암설차아] : 많은 바위에 눈이내려 우뚝솟은 산에

月出愈淸肅[월출유정숙] : 달이 솟아 점점 맑고 엄숙하구나.

幽人坐不寐[유인좌불매] : 그윽한 이 잠들지 못하고 앉았으니

寒鏡低梵屋[한경저범옥] : 차디찬 명월이 깨끗한 집에 머무는구나.

夜久香寂寂[야구향적적] : 밤이 오래되니 향기마저 사라져 쓸쓸하고

眞成媚幽獨[진성미유독] : 다만 그윽하고 아름다운 본성을 이루네.



謝客[사객] 適有此事[적유차사] 손님을 사절하다. 마침 이런 일이 있었다.

山人亦款人[산유역관인] : 산 사람도 역시 사람을 좋아하니

酒食要餉夕[주식요향석] : 술과 음식을 모아 저녁에 보내왔네.

我云子休矣[아운자휴의] : 내가 이르길 당신은 그만 두어라

後者情難極[후자정난극] : 뒷 사람 사정이 극진하기 어렵네.

山人笑而去[산인소이거] : 산 사람은 웃으며 가버리니

日墮遠山黑[일타원산흑] : 해는 지고 먼 산이 어두워지네.

 

 

勞農 [노농] : 애쓴 농민

山農住山城[산농주산성] : 산중의 놈민들 산성에 거주하며

沃土耕非緩[옥토경비완] : 기름진 땅 밭가는걸 늦추지 않았네.

如何捨此去[여하사차거] : 어찌 이같이 돌보지 않고 버려두어

町疃荊棘滿[정탄형극만] : 남새 밭에도 가시 나무만 가득하네.

欲反畏里胥[욕반외리서] : 돌아가고자 하나 마을 아전이 두려워

非關生理短[비관생리단] : 짧게 다스려 사는것 관계하지 않는구나.

 


講道[강도] : 이치를 강론하다
聖賢有緖言[성현유서언] : 성현의 말씀 차례가 있으니

微妙非玄冥[미묘비현명] : 섬세하고 오묘하여 검거나 어리석지 않구나.

源流有所自[원류유소자] : 근원의 흐름이 차례로 있었으니

毫末有所爭[호말유소쟁] : 털 끝만한 곳의 차이도 알수있네.

講之欲何爲[강지욕하위] : 강론함은 장차 무엇을 하기 위함인가 ?

志道求其寧[지도구기녕] : 도리의 뜻을 구하여 이에 편안하리라.



懷人[회인] : 마음에 있는 사람을 그리며
孤蹤在世間[고종재세간] : 외로운 발자취 세상 사이에 있으니

常恨少朋遊[상한소붕유] : 늘 한함은 사귀는 친구가 적음이라.

有如鶴鳴陰[유여학명음] : 마땅히 학이 몰래 우는것 알기에

和者何悠悠[화자하유유] : 화답할 사람 얼마나 멀리서 그리워 할까

空山歲暮時[공산세모시] : 빈 산에 한 해 저무는 때에

獨詠無相猶[독영무상유] : 홀 로 노래하니 마땅히 따름이 없구려.


 

倦遊 松岡欲擬我按江原。令遊金剛山。余辭之。
권유  송강욕의아안강원     령유금상산   여사지

벼슬살이에 지침. 송강 조사수가 나를 강원도 관찰사로

금간산에서 놀게 하고자 하였으나 내가 이를 사절하다.

 

故人欲薦我[고인욕청아] : 옛 친구가 나를 추천하여

勸我遊丹丘[권아유단구] : 내게 권하길 단구에서 즐기라네.

此意固已厚[차의고이후] : 이 뜻이 대단히 두텁고 완고하니

此事寧非愁[차사녕비수] : 이 일이 어찌 근심스럽지 않으리오 ?

焉有受方面[언유수방면] : 어찌 한 지방을 맡아 다스리면서

爲謀方外遊[위모방외유] : 지방 밖에 노니는걸 꾀할수 있나 ?

松岡[송강] : 淸白吏[청백리]  趙士秀[조사수]

卷遊[권유] : 倦游[권유]라고도 하며 벼슬 살이, 또는 유람생활에 지친 것을 말함.

                  司馬相如列傳記[사마상여열전기]

丹丘[단구] : 신선이 사는 곳.



修書[수서] : 글을 정리하며

我讀啓蒙書[아독계몽서] : 나는 계몽서를 이해하고

一管窺玄關[일관규현관] : 대롱 구멍 하나로 심오한 관계를 살펴보았네.

傳疑自備忘[전의자비망] : 전의[傳疑]로 몸소 소홀히 함을 예방하고

不托麻衣姦[불탁마의간] : 마의[麻衣]의 간사함에 의지하지 않으리라.

靜中聊一修[정중료일수] : 깨끗한 마음으로 에오라지 한결같이 익히니

得處非世間[득처비세간] : 깨달아 은거하니 세간의 틈새가 아니로다.

管窺[관규] :  管闚[관규]라고도 하며, 管中窺豹)[관중규포], 管窺蠡測[관규라측]과 같은 뜻임.

   대롱으로 하늘을 보듯이 소견이 좁음을 말하며, 사물의 일부분밖에 보지 못함을 비유함.

是直用管闚天, 用錐指地也 : 이것이 바로 대롱으로 하늘을보고 송곳으로 땅의 깊이를 잰다[장자 秋水]

傳疑[전의] : 조선 宗[명종] 때 이황學[역학]蒙[계몽]을 위해 설명釋[주석]을 붙인 책

                 丁巳年[정사년] 칠월에 완성하심.
麻衣[마의] : 마의의 易註[역주]는 戴師愈[대사유]의 僞作[위작]으로,

                 正易心法[정역심법]이라 하였으나 주자에게 발각되었다.

 

 


宴坐[연좌] : 고요히 앉아서
朝市竟何裨[조시경하비] : 조정이나 저자가 도리어 무슨 도움이 될까 ?

山林久無厭[산림구무염] : 산 속 숲엔 오래 머물러도 물리지 않는구나.

身羸好燕養[신리호연양] : 몸은 고달퍼도 편안히 가르치니 좋고

質愚須學砭[질유수학폄] : 어리석은 품성 반드시 경계하며 배우네.

禪窓白日靜[선창백일정] : 좌선하는 창은 밝은 낮에도 조용하니

不用珠數念[불용주수념] : 구슬을 써서 세는것 생각치 않으리라. 

 



下山[하산] : 산을 내려가며
移棲萬仞崖[이서만인애] : 매우 높은 경계에 거처를 옮기니

其下臨無底[기하림무저] : 그 아래 내려다보니 바닥이 없구나.

抱病畏處險[포병외처험] : 병을 안고있으니 험한 곳이 두렵고

頗妨寄衰齒[파방기쇠치] : 쇠한 연령에 의지하니 자못 거리끼네.

翛然下山去[유연하산거] : 빠른 듯이 산 아래로 내려가니

雲林杳幾里[운림묘기리] : 구름 숲이 몇리나 아득한지.....



還家[환가] : 집으로 돌아오다.
遊山何所得[유산하소득] : 산에서 즐기며 얻은 것이 무엇인가

如農自有秋[여농자유추] : 농부와 같이 진실로 넉넉한 가을이라.

歸來舊書室[귀래구서실] : 예전의 서실로 돌아 오길 마치고

靜對香烟浮[정대향연부] : 향불 연기 떠도는 고요함 마주하네.

猶堪作山人[유감작산인] : 오히려 산 사람이 된듯 즐기니

幸無塵世憂[행무진세우] : 다행히 속세의 근심이 없구나. 

 

退溪先生文集卷之二[퇴계선생문집2권] 詩 1843년 간행본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