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한시조

김삿갓 야담 1

돌지둥[宋錫周] 2013. 8. 15. 10:40

어릴적부터 어른들 입에 자주 회자되는 삿갓 시인 김병연 !

한자를 생략하여 쓰려니 밋밋 하온지라 양해바랍니다.

필요헌 곳에 선 써야 할팅께......

 

삿갓 어른이 어느 여인과 하루밤을 지내며 정을 통한 후

주특기인 장난기가 발동하여 한수 던지십니다.

 

모심내활 필과타인[毛深內闊 必過他人]

털이 깊고 속이 넓으니 필시 딴놈이 지나간 ?????

 

하룻 밤 운우의 정을 통한 여인이 듣고 황당하여 답글을 올립니다.

 

계변양류 불우장[溪邊楊柳 不雨長] 

후원황율 불봉탁[後園黃栗 不蜂坼]

개울가 버들은 비가오지 않아도 늘어지고

뒷마당 알밤은 벌이 쏘지 않아도 절로 벌어진다오.!!!!!!

 

삿갓어른의 조롱에 무안해 할 줄 알고 농을 던짐에

너무 재치있는 그녀의 화답 !

김삿갓은 유규무언이라오....

 

이러구 저러구 속리산 법주사에 하룻 밤 잠을 청하니

스님들 표정엔 근심이 서려 있는지라.....

궁금증이 동하여 물어본 즉

한지를 제조하여 절간 살림을 근근히 이어 가는데

보은골 사는 구씨 양반이 대동보[大同譜]를 만든다며 외상을 놓구선

아직도 갚을 생각을 아니하니 절 살림이 쪼들린다 하네요.....

해서 삿갓 어른이 글을 지어 주는데

 

법주사 승도 조지 위업             [法住寺僧徒造紙爲業]

기 조지 진입어 구씨 보지          [基造紙盡入於具氏譜紙]

소 보지 유가황차 대보지 호       [所譜紙有價況次大譜紙乎]

법주사 중무리는 종이 만드는 것이 생업인데

그리 만든 종이가 구씨 족보 용지로 다 들어 갔다니

작은 족보도 값이 있는데 하물며 대동보에 버금가겠는가 ?

 

이 글을 본 스님들이 펼쳐 보곤 욕지거리 같은지라 주저주저하며

걱정 하였지만 그 글이 구씨에게 전하여 지고 이를 본 구씨는

소문이 퍼져 창피 당하기 전에 종이 대금을 갚았 답니다.

 

김병연[金炳淵 :1807-63] 자는 성심[性深] 호를 난고[蘭皐]

조선시대의 유명한 방랑 시인............

다음편에 돌지둥과 함께 일을 저질르는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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