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湖作 幷序 霽月堂 宋奎濂[제월당 송규렴]
학호에서 짓다. 서문을 겸하다.
湖在大海西邊[호재대해서변] 隔一平原[격일평원]
호수는 큰 바다의 서쪽 가에 있는데 평평한 언덕 하나가 사이에 있다.
有小溪自南流入[유소계자남류입]
작은 시내가 있어 남쪽에서 스스로 흘러들어
匯畜成形[회축성형] 물이 돌아 모이는 형상을 이룬다.
東西可二三里[동서가이삼리]南北四五里[남북사오리]
동서로 가히 2-3리이고 남북으로 4-5리이며
自東北通于海水[자동북통우해수]
자연히 강물이 동쪽에서 북쪽을 지나 바다로 나아간다.
以鶴名者[이학명자]其來蓋久[기래합구]
이로써 학이라 이름지으니 그 내력이 오래이다.
以其人煙夐絶[이기인연형절]
바야흐로 인가의 불때는 연기가 뛰어나게 아득하고
地勢明迥[지세명형] 지세는 아주 명료하게 드러나니
宜於羽客之蹁躚也[의어우객지편편선야]
마땅히 날개있는 신선이 너울 너울 춤추며 애도는 모양같다.
平原或低或高[평원혹저혹고]高處爲岡[고처위강]
평평한 언덕은 혹은 높고 혹은 낮은데 높은 곳은 작은 산을 이루어
擺立湖之東畔[파립호지동반]形如列屛[형여열병]
호수의 동쪽 물가에 벌여 서서 모양이 병풍을 벌인것 같고
靑草被之[청초피지] 푸른 풀이 덮여있다.
舊無名[구무명] 예전에는 이름이 없었는데
余創命之曰翠屛岡者[여창명지왈취병강자]
내가 처음으로 취병강이라 명명하였으니
卽其實形也[즉기실형야] 곧 그 실제의 모습이다.
湖之西偏[호지서편]白沙平鋪[백사평보]延袤十里[연무십리]
호수 서쪽 가에 흰 모래가 평평하게 펼쳐져 길이가 십리에 이른다.
至湖畔窿起作峯[지호반륭기작봉]
호수 지경에 이르면 봉우리가 활 처럼 일어나 우뚝 솟고
直臨湖水盤陀[직림호수반타]
다만 호수를 내려다보는 쟁반같은 벼랑은
可坐百餘人[가좌백여인] 가히 백이 넘는 사람이 앉을 수 있다.
十里之間[십리지간]不生一草[불생일초]
십리 사이에 풀 한포기 자라지 않고
如雪色耀日[여설색요일]瑩奪人目[형탈인목]
빛깔은 눈과 같아 햇살에 빛나니 사람의 눈길을 의혹하듯 빼앗는다.
沙隨風流轉[사수풍류전] 모래는 떠도는 바람을 따라서 옮기고
故峯亦屢變其形[고봉역루변기형]
그러므로 봉우리 또한 그 형상이 자주 변한다.
舊名沙峯[구명사봉] 예전 이름은 사봉이니
余改之曰白雪峯者[여개지왈백설봉] 내가 고쳐 이르길 백설봉이라 하였다.
取其似也[취기사야] 그를 취하여 흉내를 내어본다.
峯之南十步許[봉지남십보허]有一孤阜[유일고부]
봉우리의 남쪽으로 열 걸음 나아가면 하나의 외로운 언덕이 있으니
高可數三丈[고가수삼장] 높이가 가히 두 서너장쯤 되고
土亦皆沙而瑤卉環生[토역개사이요훼환생]
토양 또한 다 모래이기에 옥돌이 많고 둥근 옥이 난다.
突兀端圓[돌올단원] 높이 소아 오똑하고 끝은 원만하니
形體甚奇[형체심기] 형체가 심히 기이하다.
尤近於湖[우근어호]唾可落水[타가락수]
더욱이 호수 가까이 가면 가히 물이 게우듯 떨어지는데
其上平衍[기상평연]可坐四五十人[가좌사오십인]
그 위는 평평하고 넓어 가히 4,5십인이 앉는다.
蒼松數十株蔥鬱垂陰[창송수십주총울수음]
푸른 소나무 수십 그루가 푸르고 울창하여 그늘을 드리우고
中有數楹故礎[중유수영고초]
가운데 있는 두 서너 개의 기둥과 오래된 주춧돌은
近世潛谷金相國爲府伯時構小亭而今毀[근세잠곧김상국위부백시구소정이금훼]
가까운 시기에 잠곡 김상국[김육]이 부사로 있을 때 지은 작은 정자로 지금은 무너졌다.
松卽相國所種[송즉상구소종] 소나무는 상국이 심은것이니
古有元帥登覽[고유원수등람] 예전에 어떤 원수가 올라 두루 보았으며.
故名元帥臺而姓名不傳[고명원수대이성명부전]
예전 훌륭한 원수의 대와 성명은 전하지 않는다.
余仍而不改者[여잉이불개자] 남은것을 따라 고치지 않는것은
重其人不欲沒也[중기인불욕몰야] 그 사람을 중히 여겨 잊히지 않게 하고자함이다.
湖心稍南有小島[호심초남유소도] 호수 남쪽 끝에는 작은 섬이 있어
其形端秀可愛[기형단수가애] 그 형상을 살피면 가히 뛰어나 사랑스럽고
視臺稍長[시대초장]高則如之[고즉여지] 보이는 대는 매우 길고 뛰어남이 이와 같으니
覆以碧松琪草[부이벽송기초] 푸른 소나무와 아름다운 옥 풀로써 덮여있고
翠色可掬[취색가국]望之如螺點水上[망지여라점수상]
푸른 색은 가히 두손으로 움켜쥘 수 있고 물 위를 바라보면 소라를 점 찍은것 같다.
松則疑是臺松一時所植[송즉의시대송일시소식]
소나무는 곧 이것이 돈대인가 의심되고 모든 소나무는 일정한곳에 때맞추어 심었다.
舊名鵲島[구명작도]蓋取其形也[개취기형야]
엣 이름은 작도라 하였고 그 형상은 일산을 취한것 같다.
余改之曰碧螺島者[여개지왈벽라도자] 나는 바꾸어 이르길 벽라도 하니
以其浮在水面也[이기부재수면야] 그것이 수면에 떠 있는것 같다.
此其湖之局內大略[차기호지국내대략]而局外四方則自北盡東[이국외사방즉자북진동]
아마도 이 호수의 마을 내의 대략이니 마을 밖의 사방은 곧 스스로 북에서 동으로 다하고
大海黏天[대해념천]而平岡近麓[이평강근록]
큰 바다는 하늘에 붙고 평평한 언덕은 산 기슭에 가깝다.
羅絡環抱[나락환포]遮護內局[차호내국]故自湖望海[고자호망해]
벌려 둘러싸 둘레를 안고 마을 안은 가려 보호하며 고로 스스로 호수는 바다를 바라본다.
不得見焉[부득견언]自南盡西[자남진서] 볼수 없어서 스스로 남에서 서쪽으로 다하니
黃龍一山聳拔雄峙[황룔일산용발웅치] 황룡같은 산이 빼어나게 솟아 고개는 웅장하고
不遠不近[불원불근]千峯萬岫競秀爭奇[천봉만수경수쟁기]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으니 일천 봉우리 일만 산봉우리 나란히 빼어나 기이함을 다툰다.
凡湖之粧中飾外[범호지장중식외] 무릇 호수의 단장은 속과 겉을 꾸미는지라
蘊籍明媚者[온자명미자] 너그럽고 온화하여 밝고 아름다운것 같다.
皆從此山而洩氣分精[개종차산이예분정] 함께 산에 다가서니 순수한 기운이 베풀어 퍼지고
特施奇巧者也[특시기교자야] 특별히 기이하고 공교한것을 베푸은것 같구나.
余自少稔聞形勝[여자소염문형승] 나는 진실로 익은 곡식 많지 않지만 형상이 뛰어남을 들어
每欲一觀而無由矣[매욕일관이무유의] 늘 한번 보고자 하였으나 말미가 없었다.
今幸於簿領之暇[금행어부령지가] 이제 다행히 문서와 통솔에 한가로움이 있어서
得與六七冠童[득여륙칠관동]恣意窮探[자의궁탐]
육 칠명의 어른과 아이가 더불어 이르러 외진 곳의 정취를 찾았다.
又以輕帆短楫[우이경범단즙]乘夜泛月[승야범월]隨風去來[수풍거래]
또 작은 돛단배와 짧은 노를 저어 타고 밤에 뜬 달과 바람을 따라 갔다 오니
興闌而罷[흥란이피] 흥취가 다하여 고달플 뿐
雖謂之償盡宿債可也[수위지상진숙채가지]
아무리 오래 묵은 빚을 갚는다 할 지라도 어찌하리오
只恨詩思短澁[지한시사단삽] 다만 짧고 힘든 생각을 한하며 시를 지으려니
不能形容其萬一耳[불능형용기만일이] 그 만에 하나도 능히 형용하지 못했을 뿐이다.
霽月堂先生集卷之二[제월당선생집2권] 詩[시] 1819 간행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4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奎3667 한국문집총간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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