霽月堂 宋奎濂

鶴湖作

돌지둥[宋錫周] 2019. 1. 2. 08:46

鶴湖作 幷序     霽月堂 宋奎濂[제월당 송규렴]

학호에서 짓다.    서문을 겸하다.

 

湖在大海西邊[호재대해서변] 隔一平原[격일평원]

호수는 큰 바다의 서쪽 가에 있는데 평평한 언덕 하나가 사이에 있다.

有小溪自南流入[유소계자남류입]

작은 시내가 있어 남쪽에서 스스로 흘러들어

匯畜成形[회축성형] 물이 돌아 모이는 형상을 이룬다.

東西可二三里[동서가이삼리]南北四五里[남북사오리]

동서로 가히 2-3리이고 남북으로 4-5리이며

自東北通于海水[자동북통우해수]

자연히 강물이 동쪽에서 북쪽을 지나 바다로 나아간다.

以鶴名者[이학명자]其來蓋久[기래합구]

 이로써 학이라 이름지으니 그 내력이 오래이다.

以其人煙夐絶[이기인연형절]

바야흐로 인가의 불때는 연기가 뛰어나게 아득하고

地勢明迥[지세명형] 지세는 아주 명료하게 드러나니 

宜於羽客之蹁躚也[의어우객지편편선야]

마땅히 날개있는 신선이 너울 너울 춤추며 애도는 모양같다.

平原或低或高[평원혹저혹고]高處爲岡[고처위강]

평평한 언덕은 혹은 높고 혹은 낮은데 높은 곳은 작은 산을 이루어

擺立湖之東畔[파립호지동반]形如列屛[형여열병]

호수의 동쪽 물가에 벌여 서서 모양이 병풍을 벌인것 같고

靑草被之[청초피지] 푸른 풀이 덮여있다.

舊無名[구무명] 예전에는 이름이 없었는데

余創命之曰翠屛岡者[여창명지왈취병강자]

내가 처음으로 취병강이라 명명하였으니  

卽其實形也[즉기실형야] 곧 그 실제의 모습이다.

湖之西偏[호지서편]白沙平鋪[백사평보]延袤十里[연무십리]

호수 서쪽 가에 흰 모래가 평평하게 펼쳐져 길이가 십리에 이른다. 

至湖畔窿起作峯[지호반륭기작봉]

호수 지경에 이르면 봉우리가 활 처럼 일어나 우뚝 솟고

直臨湖水盤陀[직림호수반타]

다만 호수를 내려다보는 쟁반같은 벼랑은

可坐百餘人[가좌백여인] 가히 백이 넘는 사람이 앉을 수 있다.

十里之間[십리지간]不生一草[불생일초]

십리 사이에 풀 한포기 자라지 않고

如雪色耀日[여설색요일]瑩奪人目[형탈인목]

빛깔은 눈과 같아 햇살에 빛나니 사람의 눈길을 의혹하듯 빼앗는다.

沙隨風流轉[사수풍류전] 모래는 떠도는 바람을 따라서 옮기고

故峯亦屢變其形[고봉역루변기형]

그러므로 봉우리 또한 그 형상이 자주 변한다.

舊名沙峯[구명사봉] 예전 이름은 사봉이니

余改之曰白雪峯者[여개지왈백설봉] 내가 고쳐 이르길 백설봉이라 하였다.

取其似也[취기사야] 그를 취하여 흉내를 내어본다.

峯之南十步許[봉지남십보허]有一孤阜[유일고부]

봉우리의 남쪽으로 열 걸음 나아가면 하나의 외로운 언덕이 있으니

高可數三丈[고가수삼장] 높이가 가히 두 서너장쯤 되고

土亦皆沙而瑤卉環生[토역개사이요훼환생]

토양 또한 다 모래이기에 옥돌이 많고 둥근 옥이 난다.

突兀端圓[돌올단원] 높이 소아 오똑하고 끝은 원만하니

形體甚奇[형체심기] 형체가 심히 기이하다.

尤近於湖[우근어호]唾可落水[타가락수]

더욱이 호수 가까이 가면 가히 물이 게우듯 떨어지는데

其上平衍[기상평연]可坐四五十人[가좌사오십인]

그 위는 평평하고 넓어 가히 4,5십인이 앉는다.

蒼松數十株蔥鬱垂陰[창송수십주총울수음]

푸른 소나무 수십 그루가 푸르고 울창하여 그늘을 드리우고

中有數楹故礎[중유수영고초]

가운데 있는 두 서너 개의 기둥과 오래된 주춧돌은

近世潛谷金相國爲府伯時構小亭而今毀[근세잠곧김상국위부백시구소정이금훼]

가까운 시기에 잠곡 김상국[김육]이 부사로 있을 때 지은 작은 정자로 지금은 무너졌다.

松卽相國所種[송즉상구소종] 소나무는 상국이 심은것이니

古有元帥登覽[고유원수등람] 예전에 어떤 원수가 올라 두루 보았으며.

故名元帥臺而姓名不傳[고명원수대이성명부전]

예전 훌륭한 원수의 대와 성명은 전하지 않는다.

余仍而不改者[여잉이불개자] 남은것을 따라 고치지 않는것은

重其人不欲沒也[중기인불욕몰야] 그 사람을 중히 여겨 잊히지 않게 하고자함이다.

湖心稍南有小島[호심초남유소도] 호수 남쪽 끝에는 작은 섬이 있어

其形端秀可愛[기형단수가애] 그 형상을 살피면 가히 뛰어나 사랑스럽고

視臺稍長[시대초장]高則如之[고즉여지] 보이는 대는 매우 길고 뛰어남이 이와 같으니

覆以碧松琪草[부이벽송기초] 푸른 소나무와 아름다운 옥 풀로써 덮여있고

翠色可掬[취색가국]望之如螺點水上[망지여라점수상]

푸른 색은 가히 두손으로 움켜쥘 수 있고 물 위를 바라보면 소라를 점 찍은것 같다.

松則疑是臺松一時所植[송즉의시대송일시소식]

소나무는 곧 이것이 돈대인가 의심되고 모든 소나무는 일정한곳에 때맞추어 심었다.

舊名鵲島[구명작도]蓋取其形也[개취기형야]

엣 이름은 작도라 하였고 그 형상은 일산을 취한것 같다.

余改之曰碧螺島者[여개지왈벽라도자] 나는 바꾸어 이르길 벽라도 하니

以其浮在水面也[이기부재수면야] 그것이 수면에 떠 있는것 같다.

此其湖之局內大略[차기호지국내대략]而局外四方則自北盡東[이국외사방즉자북진동]

아마도 이 호수의 마을 내의 대략이니 마을 밖의 사방은 곧 스스로 북에서 동으로 다하고

大海黏天[대해념천]而平岡近麓[이평강근록]

큰 바다는 하늘에 붙고 평평한 언덕은 산 기슭에 가깝다.

羅絡環抱[나락환포]遮護內局[차호내국]故自湖望海[고자호망해]

벌려 둘러싸 둘레를 안고 마을 안은 가려 보호하며 고로 스스로 호수는 바다를 바라본다.

不得見焉[부득견언]自南盡西[자남진서] 볼수 없어서 스스로 남에서 서쪽으로 다하니

黃龍一山聳拔雄峙[황룔일산용발웅치] 황룡같은 산이 빼어나게 솟아 고개는 웅장하고

不遠不近[불원불근]千峯萬岫競秀爭奇[천봉만수경수쟁기]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으니 일천 봉우리 일만 산봉우리 나란히 빼어나 기이함을 다툰다.

凡湖之粧中飾外[범호지장중식외] 무릇 호수의 단장은 속과 겉을 꾸미는지라

蘊籍明媚者[온자명미자] 너그럽고 온화하여 밝고 아름다운것 같다.

皆從此山而洩氣分精[개종차산이예분정] 함께 산에 다가서니 순수한 기운이 베풀어 퍼지고

特施奇巧者也[특시기교자야] 특별히 기이하고 공교한것을 베푸은것 같구나. 

余自少稔聞形勝[여자소염문형승] 나는 진실로 익은 곡식 많지 않지만 형상이 뛰어남을 들어

每欲一觀而無由矣[매욕일관이무유의] 늘 한번 보고자 하였으나 말미가 없었다.

今幸於簿領之暇[금행어부령지가] 이제 다행히 문서와 통솔에 한가로움이 있어서

得與六七冠童[득여륙칠관동]恣意窮探[자의궁탐]

육 칠명의 어른과 아이가 더불어 이르러 외진 곳의 정취를 찾았다.

又以輕帆短楫[우이경범단즙]乘夜泛月[승야범월]隨風去來[수풍거래]

또 작은 돛단배와 짧은 노를 저어 타고 밤에 뜬 달과 바람을 따라 갔다 오니

興闌而罷[흥란이피] 흥취가 다하여 고달플 뿐

雖謂之償盡宿債可也[수위지상진숙채가지]

아무리 오래 묵은 빚을 갚는다 할 지라도 어찌하리오

只恨詩思短澁[지한시사단삽] 다만 짧고 힘든 생각을 한하며 시를 지으려니

不能形容其萬一耳[불능형용기만일이] 그 만에 하나도 능히 형용하지 못했을 뿐이다.

 

 

 

晴湖碧萬頃[청호벽만경] : 맑은 호수는 일만 이랑이 푸르른데
近接滄海流[근접창해류] : 가까이 닿은 검푸른 바다로 흐르네.
明沙耀白雪[명사요백설] : 깨끗한 모래는 하얀 눈처럼 빛나고
錦浪飜綠油[금랑번록유] : 비단 물결 푸른 윤기로 넘쳐흐르네.
淸宵一樽酒[청소일준주] : 맑게 개인 밤 한 통의 술을 따르며
好泛沙棠舟[호범사당주] : 아름다운 사당나무 배를 띄우네.
輕飆任疾徐[경표임질서] : 가벼운 바람에 빠르고 느림 맡기고
短棹隨去留[단도수거류] : 짧은 노를 저어 더디게  따라 가네.
波心漾月輪[파심양월륜] : 물결 가운데에 둥근 달빛 출렁이고
鏡面飛玉鉤[경면비옥구] : 거울같은 수면에 초승달 뛰어 넘네.
天公也解事[천공야해사] : 하늘은 공평하여 사물을 밝히 알고
餉我光景優[향아광경우] : 나의 군량과 일의 형편은 넉넉하네.
平生芥滯胸[평생개체흉] : 평생을 마음은 티끌에 막혀버리고
快若乘桴浮[쾌야승부부] : 상쾌함 쫓아 떠있는 마룻대 오르네.
寧知簿領餘[영지부령여] : 편안한 친구와 남은 행렬 거느리고 
辦此三淸遊[판차삼청유] : 이에 힘써 한가하게 자주 유람하네.
元帥去已久[원수거이구] : 원수는 벌써 오래 머물다 가버리고
往跡雲悠悠[왕적운유유] : 지나간 자취 구름만 아득히 멀구나.
空餘相國松[공여상국송] : 쓸쓸하게 상국의 소나무만 남아서
鬱鬱粧瓊丘[울울장경구] : 울창하게 구슬 언덕을 단장하네.
俛仰今古事[면앙금고사] : 힘써 의지하는 옛과 지금의 일들
悄悄生遠愁[초초생원수] : 고요한 근심에 깊은 시름 생기네.
星河耿明滅[성하경명멸] : 별과 은하는 깜빡거리며 빛나고
灝氣襲兩眸[호기습량모] : 대자연의 기운 두 눈에 엄습하네.
飄飄欲羽化[표표욕우화] : 빠른 질풍에 하늘을 날고 싶지만
頓覺塵慮收[둔각진려수] : 둔함 깨닫고 티끌 생각을 거두네.
三更始解帆[삼경시해범] : 삼경에서야 비로소 돛을 풀으니
歸興盈滄洲[귀흥영창주] : 돌아갈 흥취 찬 물가에 가득하네.
依依不盡思[의의부진사] : 돕고 따르니 생각 없어지지 않고
步步空回頭[보보공회두] : 따라 걸으며 하늘로 머리 돌리네.
丁寧後期在[정녕후기재] : 틀림없이 훗날의 기약이 있을지니
桂月明中秋[계월명중추] : 음력 8월 보름 한가위로 맹세하네.
慇懃問白鷗[은근문백구] : 은밀한 정으로 갈매기에게 묻노니
此意知也不[차의지야불] : 이 정취를 아는가 모르는가
 
萬頃[만경] : 地面[지면]이나 水面[수면]이 아주 넓음을 의미함.
沙棠[사당] : 곤륜산에 있는 나무 이름인데 신선의 배를 만드는 재목이라 한다.
                  李白[이백]의 시에 “木蘭之沙棠舟[목란지사당주]”라는 구절이 있슴.
玉鉤[옥구] : 옥으로 만든 갈고리. 초승달 같이 생긴 모양을 비유하는 말.
光景[광경] : 벌어진 일의 형편이나 모양.

 

簿[부] : 장부, 문서, 鹵簿[노부 : 의장을 갖춘 거동의 행렬].
相國[상국] : 左議政[좌의정] 右議政[우의정] 領議政[영의정]. 
桂月[계월] : 달을 운치있게 일컫는 말, 陰曆[음력] 8월의 별칭.
慇懃[은근] : 태도가 겸손하고 정중함, 은밀하게 정이 깊음.
 

 

霽月堂先生集卷之二[제월당선생집2권] 詩[시] 1819 간행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4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奎3667 한국문집총간 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