除夕有感[제석유감] 南貞一軒[남정일헌]
섣달 그믐 밤에 느끼는 바가 있어
忽忽怱怱漏箭催[홀홀총총루전최] : 문득 갑자기 바삐 서둘며 물시계 눈금 재촉하고
何爲能去不能回[하위능거불능회] : 어찌 다스려 능히 가고는 돌아올 수가 없는가.
安身經雪庭前竹[안신경설정전죽] : 편안한 줄기 뜰 앞 대나무에 눈발이 지나치니
有意迎春窓下梅[유의영춘창하매] : 창 아래 매화는 봄을 맞이할 뜻이 넉넉하구나.
陰沍已從今夜盡[음호이종금야진] : 그늘의 얼음 이제 조용히 오늘 밤에 다하리니
陽喧復逐新年來[양훤부축신년래] : 태양이 빛나며 다시 따라서 새 해가 돌아오네.
可憐守歲燈心苦[가련수세등심고] : 가엾구나 섣달 그믐 지키는 고달픈 등잔 심지
的的明心寸寸灰[적적명심촌촌회] : 명백하니 밝은 마음 마디마디 의기소침해지네.
南貞一軒[남정일헌, 1840-1922] : 조선의 마지막 여성 문인, 貞一軒詩集[정일헌시집]
16세에 성대호와 혼인하기 전까지 유교의 경전과 역사서를 두루 섭렵하였다.
정일헌은 혼인한 지 4년 만에 남편이 죽는 비운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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