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題李凝幽居[제이응유거] 賈島[가도]

돌지둥[宋錫周] 2018. 1. 17. 19:16

 

      題李凝幽居[제이응유거]     賈島[가도]
        이응이 은거한 집에서 쓰다.

 

閑居少鄰竝[한거소린병] : 한가히 사노라니 함께할 이웃 드물고

草徑入荒園[처경입황원] : 풀숲 오솔 길은 황폐한 뜰에 통하네.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 새는 연못 가의 나무에 깃들고

僧敲月下門[승고월하문] : 스님은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리네.

過橋分野色[과교분야색] : 다리 건너니 들판의 색도 다르고

移石動雲根[이석동운근] : 돌을 옮기니 구름 마음 움직이네.

暫去還來此[잠거환래차] : 잠시 갔다가 이곳에 다시 돌아오니

幽期不負言[유기불부언] : 깊게 약속한 말을 어기지 말았으면

 

 

推鼓[퇴고]의 유래   湘素雜記[상소잡기]

 

島初赴擧京師[도초괘거경사]. : 賈島[가도]가 처음 과거를 보러 서울에 가던 길에

一日於驢上得句云[일일어려상득구운], : 하루는 나귀 위에서 운구를 얻었으니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 새는 연못가 나무에 깃들고 

僧敲月下門[승고월하문]. : 스님은 달 아래 문을 두드리네. 

始欲着推字[시욕착퇴자], 又欲作敲字[우욕작고자], 煉之未定,

처음에는 ‘推[퇴]’ 자를 쓸까 하다가 다시 ‘敲[고]’ 자를 쓸까 하며 결정을 못 하고

遂於驢上吟哦[수어여상음아], : 마침내 나귀위에서 읊어가며

時時引手作推敲之勢[시시인수작퇴고지세],

때때로 손짓으로 밀거나推[퇴] 두드리는敲[고] 동작을 하니,

觀者訝之[관자아지]. : 보는 사람마다 이상하게 생각했다.
時韓愈吏部權京兆[시한유이부권경조],

때마침 京兆尹[경조윤] 벼슬에 있던 韓愈[한유]의 행차를 만났는데,

島不覺衝至第三節[도불각충지제삼절].

가도는 그 행차 대열의 제3열 안에까지 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左右擁至尹前[좌우옹지윤전], 島具對所得詩句云云[도구대소득시구운운].

좌우의 사람들이 가도를 붙들고 한유의 앞에 끌고 갔다. 가도는 시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韓立馬良久[한입마량구], 謂島曰[위도왈], 作敲字佳矣[작고자가의].

한유는 말을 세워놓고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가도에게 ‘敲[고]’ 자가 좋겠다고 말해 주었다.

遂與幷轡而歸[수여병비이귀], 共論詩[공론시].

두 사람은 고삐를 나란히 하고 돌아가 함께 시를 논하며

道留連累日[도류연루일], 與爲布衣之交[여의포의지교].

여러 날을 함께 머무르며 친구가 되었다.

 


賈島[가도 : 779∼843]는 자는 浪仙[낭선]으로 河北省[하북성], 范陽[범양] 사람.

여러 차례 과거에 응시하였으나 실패하고 중이 되었다가,

811년 洛陽[낙양]에서 韓愈[한유]와 교유하면서 환속하였다.

다시 벼슬길에 오르기를 희망하여 진사 시험에 응시하였으나 급제하지 못하고,

837년에 四川[사천] 長江縣[장강현]主簿[주부]가 되었으며,

이어 사천 安岳縣[안악현] 普州[보주]司倉參軍[사창참군]으로 전직되었다가 병으로 죽음.

작품으로는 시집 賈浪仙長江集[가낭선장강집]10권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