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艶調[염조] 李鈺[이옥]

돌지둥[宋錫周] 2018. 1. 18. 22:44

 

      俚諺引[이언인] 延安 李鈺著[연안 이옥저]

 

         艶調[염조]          李鈺[이옥]

        

艶者 美也[염자 미야] : 염은 아름다움이니

此篇所言多驕奢浮薄夸飾之事[차편소언다교만부박과식지사]

이 편에서 말하고자 함은 교만 사치 부박 과식의 일이라  

而上雖不及於雅 下亦不至於宕[이상수불급어아 불역부지어탕] 

위로는 비록 雅[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아래로 또한 宕[탕]에 미치지 못한다.

故名之以艶 凡十八篇[고명지이염 범십팔편]

그리하여 이름을 艶[염]이라 하니 모두 18편이다.

 

莫種鬱陵桃[막종울릉도] : 울릉도 복숭아는 심지 마세요

不及儂新粧[불급농신장] : 내가 새로 화장함에 미치지 못하니.

莫折渭城柳[막절위성류] : 위성의 버드나무 꺽지 마세요

不及儂眉長[불급농미장] : 나의 긴 눈썹에 미치지 못하니.

鬱陵桃[울릉도] : 鬱陵島[울릉도]에서 나는 복숭아.

          (당시엔 울릉도산 복숭아가 최 상품 이었을 듯)

 

 

歡言自酒家[환언자주가] : 기쁜 말로 잔치 집 이라지만

儂言自娼家[농언자창가] : 제 견해는 기생집 이군요.

如何汗衫上[여하한삼상] : 어찌하여 속 적삼위에

臙脂染作花[연지염작화] : 연지 꽃이 물들여져 있나요. 

 

 

白襪瓜子樣[백말고자양] : 하이얀 외 씨 모양 버선으로

休踏碧粧洞[휴답벽장동] : 벽장동을 편안히 밟고 갔지요.

時軆針線婢[시체침선비] : 때맞춰 바느질하는 종과 행하니

能不見嘲弄[능불견조롱] : 능히 조롱당하지 않았답니다.

碧粧洞[벽장동] : 한양에서 술집과 기생집이 집중해서 모여 있던 동네

 

 

頭上何所有[두상하소유] : 머리 위에는 무엇이 있는가

蝶飛雙節釵[접비쌍절채] : 나비 한쌍 나는 비녀가 우뚝

足下何所有[족하하소유] : 발 아래에는 무엇이 있을까

花開金草鞋[화개금초혜] : 꽃이 핀 금 빛 짚신이라네.

 

 

下裙紅杭羅[하군홍항라] : 속치마는 붉은 항라요

上裙藍方紗[상군남방사] : 겉 치마는 남방사 비단

琮琤行有聲[종쟁행유성] : 다닐때마다 옥소리 있어

銀桃鬪香茄[은도투향가] : 은도와 향가가 경쟁하네.

銀桃[은도] : 복숭아 모양의 노리개.

香茄[향가] : 향료 주머니.

 

 

常日夭桃髻[상일요도계] : 어린 날엔 복숭아처럼 쪽지고

粧成腕爲酥[장성완위소] : 화장은 솜씨있게 매끄럽게했지.

今戴簇頭里[금대족두리] : 지금은 족두리를 머리에 이고

脂粉却早塗[지분각조도] : 연지분을 다시 서둘러 바르네.

 

 

且約東隣嫗[차약동린구] : 우선 동쪽 이웃 할미와 약속하길

明朝涉鷺梁[명조섭노량] : 내일 아침에 노량진을 건너자네.

今年生子未[금년생자미] : 올해는 장차 아들을 낳을것인지

親問帝釋傍[친문제석방] : 친히 제석신 가까이 물어보리라.

鷺梁[노량] : 용산의 鷺梁津[노량진], 무당들이 많이 살았다 함.

 

 

未耐鳳仙花[미내봉선화] : 봉선화 필때까지 참지 못하고

先試鳳仙葉[선시봉선엽] : 봉선화 잎으로 먼저 시험하네.

每恐爪甲靑[매봉조갑청] : 늘 손톱이 푸를까 염려했는데 

猶作紅爪甲[유작홍조갑] : 오히려 손톱끝이 붉어졌네요.

 

 

纖纖白苧布[섬섬백저포] : 가늘고 고운 하이얀 모시 베

定是鎭安品[정시진안품] : 이는 바로 진안 물품이지요.

裁成角岐衫[재성각기삼] : 마름질하여 깨끼적삼 만드니

光彩似綾錦[광채사능금] : 광채가 능라 비단 같습니다.

角岐衫[각기삼] : 깨끼적삼의 한역, 시접 없이 가는 솔기의 선만 나타나도록 만든 적삼.

 

 

 

莫觸頂門簇[막촉정문족] : 정수리 족두리 닿지 마세요

轉墜簇頭理[전추족두리] : 족두리가 굴러 떨어집니다.

恐有人來看[공유인래간] : 두려운건 사람들 와서 보고

呼儂老處子[호농노처자] : 나를 늙은 처자라 부를까봐.

 

 

十一

儂有盈箱衣[농유영상의] : 내게 있는 상자에 옷이 가득한데

個個紫繢粧[개개자궤장] : 하나 하나 자줏빛 수를 놓아 꾸몄네.

最愛兒時着[최수아시착] : 가장 소중한것은 어릴적에 입었던

蓮峰粉紅裳[연봉분홍상] : 연꽃 봉우리 분홍빛 치마랍니다.

 

 

十二

三月松錦緞[삼얼송금단] : 삼월엔 소나무 문양의 비단이오

五月廣月紗[오월광월사] : 오월에는 폭이 넓은 비단이라.

湖南賣梳女[호남매소녀] : 호남의 얼레빗을 파는 여인이

錯疑宰相家[착의재상가] : 재상 집인가 잘못 의심하네.

松錦緞[송금단], 廣月紗[광월사] : 비단의 한 종류.

 

 

十三

細吮紅口兒[세전홍구아] : 붉은 꽈리를 잘게 빨아대니

杻來但空皮[뉴래단공피] : 이후엔 다만 빈 껍질 뿐이네.

返吹春風入[반취춘풍입] : 돌이켜 불어 봄 바람 들이니

圓似在傍時[원사재방시] : 겨우 때맞춰 온전한것 같구나.

 

 

十四

甛嫌中白桂[첨혐중백계] : 즐겁기로는 중배끼를 닮고

烈怕梨薑膏[열파이강고] : 맵기로는 아마 이강주라네.

在腥惟花鰒[재성유화복] : 비린것은 오직 꽃 전복이오

於果六月桃[어과륙월도] : 과일은 유월의 복숭아라네.

中白桂[중백계] : 中朴桂[중박계], 중배끼 유밀과의 하나.

             밀가루를 꿀과 기름으로 반죽하여 네모지게 잘라 기름에 지져 만든다.

梨薑膏[이강고] : 배와 생강을 주원료로 하여 소주에 우려내어 만든 술.

花鰒[화복] : 꽃 모양으로 저며 놓은 전복.

 

 

十五

細梳銀魚鬂[세소은어빈] : 자세히 빗는 은어같은 귀밑 털

千回石鏡裏[천회석경리] : 천 번이나 유리 거울 보는구나.

還嫌齒太白[환혐치태백] : 너무 하얀 이가 도리어 싫어서

忙嗽淡墨水[망수담묵수] : 맑은 먹 물로 급히 양치를하네.

石鏡[석경] : 유리 거울.

 

 

十六

蹔被阿娘罵[잠피아낭매] : 졸지에 집 아가씨 꾸지람 듣고

三日不肯飱[삼일불긍손] : 삼 일을 즐겨 먹지를 못했네요.

儂佩靑玒刀[농패청강도] : 나는 푸른 은장도 차고 있으니

誰復愼儂言[수부신농언] : 누군들 다시 내게 말하길 삼가겠지.

玒刀[청도] : 은장도(규장각본에는 ‘粧刀[장도]’)로 되어 있음.

 

 

十七

桃花猶是賤[도화유시천] : 복숭아 꽃은 오히려 천하고

梨花太如霜[이화태여상] : 배 꽃은 심한 서리 같네요.

停勻脂與粉[정균지여분] : 쉬며 고르게 연지와 분으로

儂作杏花粧[농작행화장] : 나는 살구 꽃 화장을 하지요.

 

 

十八

郞愛雙燕美[낭애쌍연미] : 낭군은 쌍진 제비 사랑하지만

儂愛燕兒多[농애연아다] : 나는 제비 새끼 많음을 사랑하네.

一齊生得妙[일제생득묘] : 모두 가지런히 예쁘게 생겼으니

那個是哥哥[나개시가가] : 어찌 낱낱히 므릇 형 이라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