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시인

金浩然齋[김호연재]

돌지둥[宋錫周] 2020. 8. 23. 15:43

對月思家[대월사가]   金浩然齋[김호연재]

달을 마주해 집을 생각하며

 

草堂漏聲殘[초당루성잔] : 초당에 낙숫물 소리 잦아드니

簾外月輪高[염외월륜고] : 주렴 밖의 둥근 달 높기만 하네.

愁人自不寢[수인자불침] : 수심에 겨워 홀로 잠 못 들고서

寥寥坐淸宵[요료좌청소] : 쓸쓸하니 맑은 밤에 앉았있네.

凄凄葉露色[처처엽로색] : 이슬 맺힌 나뭇잎에 슬퍼지노니

咽咽泉水聲[열열천수성] : 새암 물 소리더 흐느껴 우는구나.

凉風逼我衣[양풍핍아의] : 싸늘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고

河漢已西傾[하한이서경] : 은하는 벌써 서편으로 기울네.

離情不可禁[이정불가금] : 이별의 정조차 막을 수 없나니

對此空傷神[대차공상신] : 허공을 바라보며 아픈 마음 달래네.

南北憶弟兄[남북억제형] : 남쪽 북쪽 흩어진 형제 그리워라

天涯作孤身[천애작고신] : 하늘 가에 외로운 신세가 되었네.

春雁已歸盡[춘안이귀진] : 봄되니 기러기 이미 다 돌아가고

素書無處托[소서무처탁] : 편지 한 장 부탁할 곳도 없구나.

一吟復一歎[일음부일탄] : 한 번뇌까리고 다시 또 탄식하니

潸然淚自落[산연루자락] : 산연히 눈물만 절로 흐르는구나.

 

 

 

夢歸行[몽귀행]   金浩然齋[김호연재]

꿈에 돌아가다.

 

夢裏魂歸歸故鄕[몽리혼귀귀고향] : 꿈 속에 마음을 맡기고 고향으로 돌아가니

烟霞滿江水空波[연하만강수공파] : 강에 자욱한 노을 안개 쓸쓸한 파도가 이네.

漁村寥落春色暮[어촌료락춘색모] : 쓸슬히 지는 어부 마을에 봄 빛도 저무는데

縹緲高閣是吾家[표묘고각시오가] : 끝없이 멀리 높은 누각이 나의 집이로구나.

芳草池塘生碧花[방초지당생벽화] : 연못 둑엔 꽃다운 풀과 푸른 초목 싱싱하고

落花紛紛滿地紅[낙화분분만지홍] : 지는 꽃이 뒤섞이여 땅에는 붉은빛 가득하네.

珠簾半捲笑相迎[주렴반권소상영] : 주렴을 반쯤 걷고서 서로 웃음으로 맞이주니

弟兄宛然故堂中[제형완연고당중] : 아우와 형은 뚜렷하고 분명히 옛 집에 있구나.

慇懃問答以平昔[은근문답이편석] : 은근 친절하게 묻고 답하니 옛처럼 편안한데

言致相思淚自流[언치상사루자류] : 서로 그리웠단 말 다하니 절로 눈물이 흐흐네.

相思幾度暗斷腸[상사기도암단장] : 서로 생각하며 남몰래 창자 끊긴게 몇 번인가

弟顔已哀兄白頭[제안이쇠형백두] : 아우 얼굴은 이미 상하고 형님 머리 희어졌네.

忽聞湖上曉潮動[홀문호상효조동] : 홀연히 호수 위의 새벽 밀물 이는 소리 들리니

夢魂驚覺落帆聲[몽혼경교락범성] : 꿈 속 혼은 돛대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 깨었네.

歸來惆悵無尋處[귀래추창무심처] : 돌아오니 실심하고 한탄하며 찾을 곳 없나니

惟見西窓落月明[유견서창락월명] : 오직 보이는건 서쪽 창에 밝은 달만 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