芭蕉[파초] 金時習[김시습]
파초
東君翦刻▣胚渾[동군전각▣배혼] : 봄의 신께서 자르고 새기어 싹이 트니
硏朱點白嬌滿園[연주점백교만원] : 줄기 문지르니 밝은 물방울 뜰에 가득 뽐내네.
萬般妖艶盡嬋娟[만반요염진선연] : 만반에 아리따우며 다만 곱고 아름다울 뿐
爭姸竟妬偏承恩[쟁연경투편승은] : 우아함 다투다 마침내 샘내니 승은이 기우네.
脈脈無言抱怨深[맥맥무언포원심] : 한 마디의 말도 없으니 원망만 깊이 품고서
故遣芭蕉訴帝閽[고견파초소제혼] : 일부러 파초는 궁성의 문에 하소연 보내네.
一封奏章題綠羅[일봉주장제록라] : 잠시 아뢰는 글을 푸른 비단에 써서 봉하니
寫盡千古長銜冤[사진천고장함원] : 썩 오랜 세월 항상 억울한 죄입음 다 그렸네.
半夜展開風雨戰[반야전개풍우전] : 한 밤중 열어 펼치니 바람과 비에 흔들리고
繁敲亂打芳心顫[번고난타방심전] : 잦게 후려쳐 난타하니 꽃다운 마음 놀라네.
東風畢竟無情思[동풍필경무정사] : 봄 바람이 결국에는 감정과 생각도 없으니
一朝拆盡分明爾[일조탁진분면이] : 하루 아침 다 터지니 너를 확실하게 나누네.
胚渾[배혼] : 싹이 틈.
萬般[만반] : 갖출 수 있는 모든 상화.
脈脈[맥맥] : 끊이지 않은 모양.
帝閽[제혼] : 제왕이 있는 궁성의 문, 천제의 궁문, 궁문의 문지기.
奏章[주장] : 천자에게 아뢰어 올리는 문서.
銜冤[함원] : 원죄를 입다, 억울한 죄를 짓다.
梅月堂詩集卷之五[매월당시집5권] 詩[시] 花草[화초]
金時習[김시습,1435-1493] : 자는 悦卿[열경].
호는 梅月堂[매월당], 東峰[동봉], 碧山淸隠[벽산청은], 贅世翁[췌세옹]
단종이 세조에게 양위할 때 크게 충격을 받아 실의하여
머리를 삭발하고 중이 되어 山水間에 방랑하며 절의를 지킴.
生六臣의 한 사람. 조선초기의 문인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