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絶筆[절필]

돌지둥[宋錫周] 2024. 6. 12. 22:45

絶筆[절필]  趙榮順[조영순]

붓을 놓다.

 

十月十三日酉時[시월십삼일유시]

在公州客舘[재공주객관]臨終親書[임종친서]

10월 13일 유시(오후 6시)

공주 객관에 있으며 임종함에 친히 쓰다.

 

行年五十一秋春[행년오십일추춘] : 먹은 나이는 쉰 한번의 봄과 가을이 지나고

榮辱悲歡髮已銀[영욕비환발이은] : 영화와 욕됨 슬픔과 기쁨 머리털 이미 은빛이네.

好向太虛歸造化[호향태허귀조화] : 하늘로 아름답게 나아가 조물주에게 돌아가

昇平今世了吾身[승평금세료오신] : 나라가 태평한 지금 세상에 나의 몸을 마치려네

 

 

其二[기이]

十月十三日夜[10월 13일 밤]命從子宇喆書[명종자자철서]

10월 13일 밤 조카 자 철서에게 명하다

靈輀駕向故山前[영이가향고산전] : 혼령의 상여 타고 고향 산 앞으로 나아가니

丹旐悠揚赤壁船[단조유양적벽선] : 붉은 명정은 적벽의 배에 아득히 흩날리네. 

蘿薜靑山留吉地[나벽청산류길지] : 덩굴 치우친 푸른 산의 길한 땅에 머무르니

先人足下有餘阡[선인족하유여천] : 아버님 발 아래에 남은 밭두렁 넉넉하구나.

 

 

其三[기삼] 

十月十四日子時[시월십사일자시]

命貞喆書[명정철서] 10월 14일 12시 정철에게 명하여 쓰다.

劉伶隨鍤便埋之[유령수삽편매지] : 유령은 삽을 매고 띠르게 해 편안히 묻혔고

達士形骸尙爾爲[달사형해상이위] : 통달한 선비의 뼈와 형체 오히려 이리 되었네.

何必吾楹燈燭下[하필오영등촉하] : 하필이면 나의 기둥 등불과 촟불 아래에서

三呼臯復正如儀[삼호고복정여의] : 세번 초혼을 불러 올바른 의식을 따르거라.

一作三臯三復正如儀[일작삼고삼복정여의] : 한 작품에는

세 언덕에 세번 되풀이 하여 올바른 의식을 따르네.

 

劉伶[유령,221- 330] : 위나라 서진 시대 시인,

  자는 伯倫[백륜], 沛國[패국] 사람 竹林七賢[죽림칠현]중 한 사람

   世說新語[세설신어]에 신장이 약 140cm로 작았다.

   죽림칠현 중 가장 술을 즐기며 많은 일화를 남김.

達士[달사] : 사물의 이치에 깊고 넓게 통하여 얽매임이 없는 사람.

形骸[형해] : 사람의 몸과 뼈.

臯復[고복] : 사람이 죽은 뒤에 초혼을 하고 발상하는 의식.

  

退軒集卷之三[퇴헌집3권] 詩三[시3]

趙榮順[조영순,1725-1775] : 자는 孝承[효승], 호는 退軒[퇴헌]

  부제학, 대사성, 호조참판 등을 역임한 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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