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여름

濯足[탁족]

돌지둥[宋錫周] 2022. 10. 27. 17:37

濯足[탁족]    金昌協[김창협]

발을 씻으며.

 

淸溪萬里流[철계만리류] : 맑은 시냇물이 만리를 흘러가는데 
白石中盤陀[백석중반타] : 하얀 돌들이 중간에 반듯하지않구나. 
於焉濯吾足[어언탇오족] : 어느새 앉아서 나의 발을 씻어내며 
隨意揚素波[수의양소파] : 내 마음대로 흰 물결 들날려버리네.  
冥會太沖詩[명회좌태충] : 좌태충이 읊은 시를 그윽히 깨달아
不信孺子歌[불신유자가] : 믿지 아니하네 유자의 창랑 노래를.  

 

盤陀[반타] : 바위가 반듯하지 않음. 돌이 울퉁불퉁한 모양.

太沖[태충] : 晉[진]나라 左思[좌사]의 자. 그의 〈詠史詩[영사시] 8수〉 가운데 제5수에

      被褐出閶闔[피갈출창합] : 베옷을 걸쳐 입고 도성 나와서,

      高步追許由[고보추허유] : 당당한 걸음으로 허유 뒤따르네.

      振衣千仞岡[진의천인강] : 천길 높은 산봉에 옷 먼지 털고,

      濯足萬里流[탁족만리류] : 만리 뻗은 강물에 발을 씻노라. 하였다. 《文選 卷21》

孺子歌[유자가] : 孺子[유자]는 아이라는 뜻, 춘추 시대에 어떤 아이가 지어 불렀다는 노래.

      滄浪[창랑] 노래는 창랑은 강물 이름으로 漢水[한수] 동쪽 부분을 가리킨다. 그 노래에

      滄浪之淸兮[창랑지청혜] : 창랑 물이 맑으면

      可以濯我纓[가이탁아영] : 내 갓끈을 씻을 만하고

      滄浪之濁兮[창랑지탁혜] : 창랑 물이 흐리면

      可以濯我足[가이탁아족] : 내 발을 씻을 만하네." 

      孟子[맹자] 離婁上[이루상].

      흔히 남이 업신여기고 해롭게 하는 것은

      그 원인이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뜻으로 인용된다. 

     

     작자는 지금 창랑 노래의 의미와는 반대로 맑은 냇물에 발을 씻고 있다는 것인데,

     선을 쌓은 가정에는 경사가 돌아온다는 보편적인 이치와는 달리

     아버지가 사약을 받고 죽어 가문의 화를 당했다는 뜻을 함축한 것으로도 보인다.

 

農巖集卷之三[농암집3권]詩[시]

金昌協[김창협, 1651-1708] : 자는 仲和[중화], 호는 農巖[농암]·三洲[삼주]

   기사환국으로 아버지가 진도에서 사사되자,

   사직하고 영평(永平: 지금의 경기도 포천시)에 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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