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次走筆書懷[차주필서회]

돌지둥[宋錫周] 2022. 5. 8. 21:11

次走筆書懷[차주필서회]

金集[김집]

붓을 날리듯 감회를 쓰다.

 

吾生宇宙間[오생우주간] : 나는 하늘과 땅 사이에 태어나서 
胡爲是棲棲[호위시서서] : 어찌하여 이리 불안정한 모습일까. 
家禍仍兵亂[가화잉병란] : 집안 재앙에 이어 전쟁과 난리에 
隻身携老妻[척신휴로처] : 홀 몸에다 늙은 아내와는 떨어졌네. 
飄零無處所[표령무처소] : 이리 저리 떠돌며 머물 곳도 없는데
飢寒瑣尾兮[기한쇄미혜] : 배고픔과 추위가 천하게 뒤 따르네.  
松楸霜露感[송추상로감] : 선영의 나무에 서리와 이슬 느끼니
骨肉死生啼[골육사생제] : 골육의 죽음과 삶에 소리내어 우네.  
幾年山與海[기년산여해] : 몇 해동안 산과 바다를 떠돌았던가 
萬里東復西[만리동부서] : 만 리의 동쪽과 서쪽을 거듭하였네. 
老稚日以換[노치일이환] : 늙은이와 어린아이 나날이 바뀌고
魂夢夜相迷[혼몽야상미] : 마음과 꿈은 밤마다 서로 헤매이네. 
殊方厭豺虎[수방염시호] : 지나는 곳마다 승냥이와 범이 싫고 
故國尙金鼙[고국상금고] : 고국에는 쇠 기병 북 소리만 높구나. 
天地胡寧忍[천지호령인] : 하늘과 땅이여 어찌 참아야 편할까 
田畝草徧萋[전무초편처] : 밭 이랑엔 잡초만 두루 무성하구나.  

 

走筆[주필] : 글이나 글씨를 흘려서 매우 빨리 씀.

棲棲[서서] : 거마를 검열하는 모양,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모양, 안달하는 모양.

家禍[가화] : 집 안에 일어난 재앙.

隻身[척신] : 홀 몸, 배우자나 형제가 없는 사람.

飄零[표령] : 나뭇잎 같은 것이 흩날려 떨어짐, 처지가 딱하게 이리 저리 떠돌아 다님.

松楸[송추] : 소나무와 가래나무로, 이를 墓域[묘역]에 많이 심는다 하여

   선대 무덤의 별칭으로 쓰인다. 先塋[선영]의 나무.

 

愼獨齋先生遺稿卷之二[신독재선생유고2권]

次龜峯詩[차귀봉시]  귀봉 宋翼弼[송익필,1534-1599]의 시를 차운한 시.

 金集[김집 : 1574-1656] : 자는 士剛[사강], 호는 愼獨齋[신독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