征南[정남] 南怡[남이]
남방을 정벌하며
白頭山石磨刀盡[백두산석마도진] : 백두산의 돌은 칼을 갈아 없애고
豆滿江波飮馬無[두만강파음마무] : 두만강 물은 말을 먹여 없애리라.
男兒二十未平國[남아이십미평국] : 남아 스물에 나라 평정치 못하면
後世誰稱大丈夫[후세수칭대장부] :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부르리오.
남이는 宜山尉[의산위]
暉[휘]의 아들이고
태종의 외증손이다. 용맹이 특별히 뛰어나서 이시애(李施愛)와 건주위(建州衛)를 정벌할 때에 선두에서 힘껏 싸웠으므로 1등 공으로 책정되고, 세조가 벼슬 등급을 뛰어 병조 판서로 임명하였더니, 당시 세자이던 예종은 그를 몹시 꺼리었다. 이때에 와서 예종이 새로 왕위에 올랐는데, 때마침 하늘에 혜성이 나타났다.남이는 대궐 안에서 숙직하다가 다른 사람과 말하기를, “혜성은 곧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배치하는 형상이다.” 하였다. 유자광은 평소에 남이의 재능과 명성과 벼슬이 자기 위에 있는 것을 시기했는데, 이날 또한 대궐에 들어와 숙직하다가 벽을 사이에 둔 가까운 곳에서 그 말을 엿들었다. 곧 그 말에 거짓을 꾸며 보태어, 남이가 반역을 꾀한다고 은밀히 아뢰어 옥사가 일어나고 마침내 처형되었으니, 이때 남이의 나이는 28세였다. 《국조기사》 《동각잡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