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

病餘[병여]

돌지둥[宋錫周] 2023. 12. 19. 06:41

病餘[병여]  李彦瑱[이언진]

병을 앓고 나 뒤.

 

髮細秋禽毳[발세추금취] : 머리털은 가을 새 솜털처럼 가늘고

面枯老樹皮[면고로수피] : 얼굴 야위어 나무 껍질처럼 늙었네.

小婦來相勸[소부래상권] : 젊은 아내 서로 힘써서 위로하면서

時時進肉糜[시시진육미] : 때때로 고기 죽을 쑤느라 힘을쓰네.

足垢洗令淨[족구세령정] : 발의 때는 깨끗히 하고자 씻어내고

背癢搔得快[배양소득쾌] : 가려운 등을 상쾌함 깨닫게 긁었지.

久病今能起[구병금능기] : 오래된 병에서 이제 능히 일어나니

堅持食色戒[견지식색계] : 굳게 지니어 먹는 욕심을 경계하네.

一領破衲衣[일령피납의] : 한 벌의 흩뜨러진 누더기 기운 옷

手裡再三綴[수리재삼철] : 손으로 다스려 두겹 세겹 꼬매네.

針孔與線縫[침공여선봉] : 바늘 구멍과 꿰맨 선이 함께하니

皆有一箇佛[개유일개불] : 모두 하나의 부처님으로 안다네.

 

松穆館燼餘稿[송목관신여고] 五言絶句[오언절구]

李彦瑱[이언진, 1740-1766] : 자는 虞裳[우상], 호는 松穆館[송목관]·滄起[창기].

    사역원주부를 역임한 역관. 시인. 

어려서부터 재주가 뛰어나 시문과 서예에 능하여

스승 이용휴에게 靈異的[영이적] 천재로 인정받았다.

그의 시는 자연·영물·회고·풍자·邊塞[변새]·宮怨[궁원] 등

다양한 내용을 소재로 다루고 있으며,

盛唐[성당]의 시풍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으며, 대개 수준높은 걸작들이다.

27세에 요절하였다. 죽기 전 모든 초고를 직접 불살라버려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으나, 초고를 불사를 때 그의 아내가 빼앗아 둔

일부의 유고가 松穆館燼餘稿[송목관신여고]라는 이름으로 편집되어 전한다.

그에 관한 한문단편소설로 연암 朴趾源[박지원]이 지은 「虞裳傳[우상전]」이 전한다.

'한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燈下[등하]用琉璃鏡看書[용유리경간서]  (0) 2024.01.24
大風歌[대풍가] 劉邦[유방]  (0) 2023.12.23
童蒙詩[동몽시]  (0) 2023.11.29
征南[정남]  (0) 2023.11.16
送僧[송승]  (0) 2023.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