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김시습

山房卽事[산방즉사]

돌지둥[宋錫周] 2015. 9. 16. 15:56

          山房卽事[산방즉사]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산속 집 방에서 일어나는 일

 

蠮螉何事負螟蛉[열옹하사부명령] : 나나니 벌은 무슨 일로 배추벌레를 지고서

盡力提持苦上楹[진력제지고상영] : 힘을 다해 잡고 끌어 당겨 기둥 위에서 힘쓰네.

紅蓼深深飛蛺蝶[홍료심심비협접] : 여뀌는 붉어져 무성히 우거져 호랑나비 날고

靑蒲獵獵立蜻蜓[청포엽렵입청정] : 푸른 부들 가벼이 흔들리니 잠자리 머무는구나.

病餘自喜身初健[병여자희신초건] : 병을 앓은 뒤 몸이 전처럼 건강하니 절로 기쁜데

老去堪驚髮又星[노거감경발우성] : 늙어 가는 두려움 참지만 머리털은 또 희뜩해지네.

悶極不知書大字[민극부지서대자] : 번민이 심하여 책의 큰 글씨도 알지 못하고 

布衫飜倒揷花甁[포삼번도삽화병] : 병에 꽃을 꼽으려니  베적삼이 뒤집혀지네.

 

蠮螉[열옹] : 나나니벌, 구멍벌.

螟蛉[명령] : 빛깔이 푸른 나방과 나비의 어린벌레, 배추벌레.

          나나니가 蛉[명령]을 업어 기른다는 뜻으로, '양아들'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獵獵[엽렵] : 매우 슬기롭고 날렵함. 분별이 있고 의젓함.

          (잎사귀가 하늘거릴 정도로)부는 바람이 가볍고 부드러움.

蜻䗴[청정] : 잠자리.

 

梅月堂詩集卷之三[매월당시집3권] 詩○寺觀[시/사관] 1583년 간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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