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山 丁若鏞

久雨傷稼[구우상가] 2

돌지둥[宋錫周] 2023. 1. 13. 11:27

久雨傷稼[구우상가] 2

次韻東坡久旱甚雨之作三首[차운동파구한심우지작삼쉬 奉示淞翁[봉시송옹]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오랜 비에 심어논 곡식이 상하므로,

동파의 구한심우의 시 삼 수를 차운하여

송옹에게 받들어 보이다.

 

去歲西山拾瓦礫[거세서산습와력] : 지난해에 서산에서 깨진 기와를 주워다가 
砌作蔘園高九尺[체작삼원고구척] : 인삼 밭에 아홉자 높이로 겹쳐 쌓아 놓았네. 
挖取山骨如去乙[알취산골여거을] : 산의 의기 긁어 취하여 범의 뼈 같이 거두어  
剪裁稜角皆循墨[전재릉각개순묵] : 모서리를 마름질하여 말 없이 함께 돌렸지. 
作事平生惡鹵莽[작사평생오노망] : 일을 꾸밈에 평소 거칠고 무딘걸  싫어하고 
褊性由來好端直[편성유래호단직] : 좁은 성품이지만 단정하고 정직함 좋아하네. 
探究銳鈍句股弦[탐구예둔고두현] : 예리함과 둔함 구고현 파고들어 연구하여 
地平水平因可測[지평수평인가측] : 지평과 수평을 가히 의지하여 헤아린다네. 
防齮須將匾石圍[방기수장편석위] : 물어 뜯음 막으려 마침 납작돌로 에워싸고 
滲濕別用麤砂隔[습삼별용추사격] : 스며 젖음 막으려 거친 모래를 나누어 썼네. 
隔水看工倍勞疲[격수간공배로피] : 강물 건너 장인을 보니 곱으로 피곤하겠고
小舠往來如梭織[소도왕래여사직] : 왕래하는 작은 거룻배 베 짜는 북과 같구나. 
暑天淫淫苦多雨[서천음음고다우] : 무더운 하늘 비는 끝 없이 내려 괴로운지라 
身著蓑衣脚乘屐[신착사의각승극] : 도롱이 옷 걸치고 다리에 나막신을 신었네. 
要亦消閑餘光[요역소한송여광] : 요컨대 또한 심심풀이로 남은 빛을 보내며 
未必貪得心俱溺[미필탐득심구닉] : 탐욕을 얻고자 마음까지 그르친 건 아니네. 
冬暄春寒値今年[동훤춘한치금년] : 금년 겨울은 따뜻하다 차가운 봄을 만나니 
早芽凍死嗟可憐[조아동사차가련] : 서두른 싹 얼어 죽어서 가련하여 탄식하네. 
三椏五葉誰復見[삼아오엽수부견] : 세 갈래 갈라진 다섯 잎새 누가 다시 볼까 
根培子種都無全[근배자종도무전] : 불린 뿌리도 씨종자도 모두 온전한게 없네. 
福分涼薄愧隣里[복분량박괴린리] : 복을 나눔 변변치 못해 이웃에 부끄러우나 
利窟打破餘林泉[이굴타파여림천] : 이익 기회 타파하니 숲과 샘물만 남는구나
以時空亭來酌酒[이시공정래작주] : 빈 정자에 때 맞추어 돌아와 술을 따르고 
已誤華燈聽算錢[이오화등청산전] : 이미 화려한 등에 돈을 셈해 살피긴 글렀네.
勑種桃花三百樹[내종도화삼백수] : 복숭아 꽃나무 삼백 그루를 심어 위로하며 
與作仇池洞天[여작구지일동천] : 더불어 구지의 한 경치 좋은 곳을 만들리라. 
日高酣眠呼不起[일고감면호불기] : 해 높도록 달게 자며 불러도 일어나지 않으니 
猶勝曳履趨花甎[유승예리추화전] : 가히 꽃 벽돌 달리며 신발 끄는 것보다 나으리. 

 

瓦礫[와력] : 깨진 기와 조각, 기와와 자갈. 하찮은 것의 비유.

鹵莽[노망] : 魯莽[노망], 성질이나 재질이 무디고 거침, 행동이 단순하고 무딤.

銳鈍[예둔] : 날카로움과 둔함,  민첩함과 둔팍함..

句股弦[구고현] : 直角[직각] 삼각형의 세 邊[변].

淫淫[음음] : 눈물이 한없이 흘러내리는 모양. 비가 오랫 동안 많이 내리는 모양.

消閑[소한] : 한가함을 메꿈, 심심풀이 함.

餘光[여광] : 해나 달이 진 뒤의 남은 빛, 남겨 놓은 은덕.

三椏[삼아] : 三椏五葉[삼아오엽], 人蔘[인삼].

福分[복분] : 복을 누리는 분수.

涼薄[양박] : 변변하지 못함, 마음이 후덕스럽지 못하고 엷음, 푼더분하지 않고 팔초함.

利窟[이굴] : 잇구멍, 이끗(이익이 생길만한 기회나 실마리).

打破[타파] : 定[규정]이나 관습을 깨뜨려 버림. 礙[장애]가 되던 것을 제거함.

仇池[구지] : 甘肅省[감숙성]에 있는 산 이름,

      산 위에 百頃[백경]쯤 되는 못이 있고 사면이 높은 절벽을 이루어 빼어난 경치로 유명.

      산속에 99천泉[천]이 있는 등 桃源境[도원경]과 같다는 이야기가 소동파의

      ‘和桃花源[화도화원]’이라는 시의 서문에 인용되어 나옴.

洞天[동천] : 하늘에 잇닿음, 신선이 사는 곳, 산과 내로 둘러쌓인 경치 좋은 곳.

花甎[화전] : 꽃 무늬를 박아 만든 벽돌, 翰林院[한림원]에 화전을 깔았으므로 한림원을 말함.

      唐[당] 나라 한림원이 있는 북청 앞의 섬돌을 꽃벽돌로 장식하였는데,

     겨울에는 해 그림자가 꽃벽돌의 다섯 번째 계단에 이르렀을 때 입직하였다 함.

 

與猶堂全書[여유당전서]

第一集詩文集第六卷[제1집시문집제6권] 松坡酬酢[송파수작]

詩集[시집] 丁若鏞[정약용 : 1762-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