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봄

食山蔬[식산소]

돌지둥[宋錫周] 2024. 4. 22. 05:17

食山蔬[식산소]    金鎭圭[김진규]

산 나물을 먹으며.

 

自來山中寺[자래산중사] : 스스로 돌아온 산 가운데 절에서

日伴山僧食[일반산승식] : 나날이 산의 스님과 짝하여 먹네.

盤中何所有[반중하소유] : 쟁반 가운데는 어떤 것이 있는가

非魚亦非肉[비어역비육] : 물고기 아니오 고기 또한 아니네.

春山土脉融[춘산토맥융] : 봄 산속엔 땅의 혈맥이 융합하여

雜菜滿深谷[잡채만심곡] : 뒤섞인 나물이 깊은 골 가득하네.

薇蕨芽漸肥[미궐아점비] : 고비와 고사리 싹은 점점 살찌고

木頭苞未拆[목두포미탁] : 나무 위엔 꽃망울 터지지 않았네.

山童携筐出[산동휴광출] : 산의 아이는 광주리 들고 나아가

采采動盈掬[채채동영국] : 많이 캐려 가득 움켜쥐고 옮기네.

洗以淸泉水[세이청천수] : 깨끗한 샘에서 나는 물에 씻고서

爨以老檜木[찬이로회목] : 늙은 노송나무 가지고 불을 때네.

雖無大烹味[수무대숙미] : 비록 진수성찬의 맛은 없어도

香嫩亦不惡[향눈역불악] : 연약한 향기 또한 나쁘지 않네.

賴此加匙筯[뇌차가시저] : 이에 힘입어 수저 젓가락 더하고

足以飽朝夕[족이포조석] : 아침 저녁에 배부르게 채운다네.

堪嗟食萬錢[감차식만전] : 만 전의 식사를 참고 한탄하며

唯事悅口腹[유사열구복] : 오직 배와 입이 기쁘길 일삼네.

可笑彈長鋏[가소탄장협] : 긴 칼을 두드리는 일 가소롭고

自媒爲上客[자매위상객] : 스스로 짝 구해 상객이 되었네.

嗜慾紛相纏[기욕분상전] : 즐길 욕심 서로 얽혀 어지러워

眞味那能識[진미나능식] : 참된 맛을 어찌 능히 알까 ?

而余藜莧膓[이여려현장] : 나의 창자 명아주와 비름으로

對此頗相適[대적파상적] : 이를 마주하니 자못 서로 알맞네.

飽飯捫腹行[포반문복행] : 배불리 먹고 장차 배를 문지르며

逍遙步溪曲[소요보계곡] : 굽은 시내 걸어 슬슬 돌아 다니네.

歸來卧禪房[귀래와선방] : 돌아와서 참선하는 방에 누워서

一枕眠朝旭[일침면조욱] : 한 베개에 아침해 만나고 잠드네.

彼哉肉食者[피재육식자] : 저 육식을 하는 자들은

諒應無此樂[양응무차락] : 살피니 응당 이 즐거움도 없겠네.

 

大烹[대숙] : 진수성찬, 성대한 연회석.

食萬錢[식만전] : 一食萬錢[일식만전], 지나치게 사치스럽게 낭비함.

彈長鋏[탄장협] : 齊[제]나라 孟嘗君[맹상군]의 식객으로 있던 馮諼[풍훤]이

   보다 낳은 대우를 요구하며 긴 칼을 두드렸던 고사.

 

竹泉集卷之三[죽천집3권] 詩[시] 1773간행본 인용.

金鎭圭[김진규,1658-1716] : 자는 達甫[달보], 호는 竹泉[죽천]

  대사성, 예조판서, 좌참찬 등을 역임한 문신.

 

 

'한시 봄' 카테고리의 다른 글

鑑湖春汎[감호춘범]  (0) 2024.04.27
梅花[매화]  (2) 2024.04.25
病中漫吟[병중우음]  (0) 2024.04.22
山桃[산도]  (0) 2024.04.19
三月三日[삼월삼일]寄權仲範[기권중범] 2  (0) 2024.04.14